19. 축제팀 천승남 지금쯤 신기정들은 지어지고 있을 것이다. 하나의 완결된 몸이 아니라 머리와 몸과 다리가 각각 나뉜 채로 남태전통건축에서 만들어지고 있을 것이다. 하나로 합체될 날을 기다리며 공장의 패널 벽을 자궁으로 삼아 세상에 던져질 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누가 형이 될지 아우가 될지도 모르는 세쌍둥이들의 출산예정일은 이제 4주 남았다. 현경숙의 경쾌한 키보드 소리가 적막한 사무실에 울린다. 정자들은 현경숙의 막내보다 사흘 먼저 세상에 나오게 될 것이다. 추적추적 비가 오고 있다. 온종일 오다 말다를 계속할 거라고 했다. 축제 현장에 나갔던 팀원들이 모두 사무실로 철수해 있다. 다들 자기 책상 위에서 머리를 들지 않는다. 호박 축제는 호박벌에 있고, 신기정은 남태군에 있는데, 그것들의 존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