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국문산문 8

나주 임씨의 '병인양난록(병인양난녹)' 전문 현대어풀이

‘병인년양난시 가사라’ - 병인양난녹(丙寅洋亂錄) 민치승(閔致升)의 부인 나주 임씨(羅州 林氏, 1818~1879) 이주홍 정리 신영산 옮김 1. 이주홍의 ‘뒷골목의 낙서’ 서문 나는 이 잡지에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고전 문헌 하나를 발표하려 한다. 국문학에 관심이 있는 일반연구자들이나 및 학생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는 일이려니와, 역사가들에게 있어서도 얼마만큼의 얻는 것은 있지 않을까 생각도 된다. 내가 이 문헌을 발견한 것은 1951년의 여름이었다. 여기 대해서는 이미 지난해 발표했던 수필인 중에서 말한 바가 있다. 세로로는 칠 촌 반 정도, 가로로는 육 촌 정도의 조선의 종이로 철을 하여 제본으로서, 모두 이십오 쪽이고, 매쪽마다 십일 행 내외로 궁체로 직접 손으로 썼다. 책 표지에는 이라 쓰고,..

요로원야화기(要路院夜話記) 전문 풀이

다시 쓴 요로원야화기(要路院夜話記) 박두세(朴斗世, 1650~1733) I. 어리숙한 척하기 1. 거만한 서울 객을 만나다 조선 숙종(肅宗) 무오년간(戊午年間), 나는 이름을 숨기고 한강을 건너서 충청도 고향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병든 말 한 필에다 짐도 싣고 사람까지 탄데다 말을 끄는 어린놈조차 누더기를 걸쳤기에, 여로에서 여관에 묵으려 할 때마다 업신여김을 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게 정오에 소사(素沙)를 출발하였고, 해 질 무렵 요로원(要路院)에 당도하였다. 여전히 말이 절룩거렸기에 가는 길은 지체되었기에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여관마다 이미 길손이 꽉 찼을 터라. 이처럼 초라한 행색으로는 주인을 불러 이미 든 길손을 내쫓게 할 수 없으리로다. 차라리 사대부들이 묵는 여관에 들어가면 머..

'의유당관북유람일기' 전문

의유당관북유람일기 (意幽堂關北遊覽日記) 1. 낙민루(樂民樓) 2. 북산루(北山樓) 3. 동명일기(東溟日記) 4. 춘일소홍(春日消興) 4.1. 김득신(金得臣) 4.2. 남호곡(南壺谷) 4.3. 정유악(鄭維岳) 4.4. 정탁(鄭琢) 4.5. 정인홍(鄭仁弘) 4.6. 김승평(金昇平) 4.7. 조안렴(趙按廉) 4.8. 유부인(柳夫人) 4.9. 이번(李蕃) 4.10. 이탁(李鐸) 1. 낙민루(樂民樓) 함흥 만세교(萬歲橋)와 낙민루(樂民樓)가 유명하다더니, 기축년(己丑年) 팔월 염사일(念四日) 낙(洛)을 떠나 구월 초이틀 함흥을 오니, 만세교는 장마에 무너지고 낙민루는 서편으로 성 밖인데, 누하문(樓下門) 전형(全形)은 서울 흥인(興仁) 모양을 의지하였으되, 둥글고 작아 겨우 독교(獨轎)가 간신히 들어가더라. 그 ..

'계축일기(서궁록)' 현대어풀이

서궁록 제 1 권 임인년(선조년)에 중전께서 잉태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가가 중전을 놀라게 함으로써 낙태하시게 할 양으로 대궐 안에 돌팔매질도 하고 궐내 사람들을 움직여 나인들의 변소에 구멍을 뚫고 나무로 쑤시며 강도가 들었다고 소문을 내니, 이때 궁중에서도 유가를 의심하는 바 없지 않았다. 계묘년에 중전께서 공주를 낳으셨다. 그런데 대군을 낳으셨다고 유가는 잘못 듣고 아무런 대답도 않고 있다가 공주를 낳으셨다는 것을 알게 된 뒤에야 무엇을 주더라니 이로 미루어 보아도 얼마나 중전을 미워했는지 알만하지 않은가. 그 후 병오년에 대군을 낳으셨다는 소식을 듣고 유자신은 집에서 음흉한 생각을 한 나머지 적자가 태어났으니 동궁의 자리가 위태롭다며 동궁을 모시고 있는 권세 있는 신하들과 정인홍에게 동궁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