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추씨 박몽구 오랜만에 육지에 나가면사람들은 억대 부자가 왔다고 놀려대고모주꾼 친구들은 밤새워 술값이나 씌우려고그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다허나 천상 농부인 그에게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랴사실 지금이라도 논밭 몇 평 팔면번쩍번쩍한 자가용도 사고 아파트도 산다지만더이상 제비꽃 구경할 수 없고육지 사람들의 오물만 버려져 악취만 풍기는개발이 도대체 누구 코에 걸리는 물건인지 몰라그는 안주도 없는 술을 바닥 보이도록 들이켰다푹푹 빠지는 개펄이 싫던 판에땅 팔고 집 팔아 육지로 간 벗들은벌써 있는 것 다 까먹고고향에 돌아오려 해도 오두막 한 칸 얻어 들기 어려운데새마을연수원이 들어선다며 대대로 모셔온 산소까지 파헤치더니바다가 죽은 자리에는 국제공항이 들어선다는 소문만사람들의 등을 떠밀어내고 있다.추씨는 부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