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부 1. 장이방댁 자제 덴동어미 듣다가서 썩 나서며 하는 말이 가지 마오 가지 마오, 제발 마음 좋게 먹고 가지 말게. 팔자 한탄 어이 없을까마는 간다는 말 웬 말이오. 잘 만나도 내 팔자요, 못 만나도 내 팔자지. 한평생 함께 산다 해도 내 팔자요, 십칠 세 청상 과부 된다 해도 내 팔자라. 팔자 좋을 양이라면 십칠 세에 과부될까. 팔자 피해 도망하지 못할지라, 이내 말을 들어보소. 나도 본디 순흥 읍내 임이방의 딸이러니, 우리 부모 사랑하사 어리장 고리장 키우다가 열여섯에 시집가니 예천 읍내 그 중 큰 집 여장 차려 들어가니 장이방의 집이러라. 서방님을 잠깐 보니 준수하고 비범하며 충채가 넉넉하고 시부모님 찾아뵈니 사랑이 거룩하네. 그 이듬해 처가 오니 때마침 단오여라. 삼백 길 높은 가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