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88년 이전

연안부두에서

New-Mountain(새뫼) 2022. 8. 3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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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부두에서 

 

멀리서 뱃고동소리는 울리고 있겠지만

물결 부딪는 소리만 요란한

이 순간은 애써

귀를 막아야 했다.

 

녹이 슨 철제난간에 비스듬히

온 마음을 의지하면

구름에 가려진 일몰이 안타깝다.

집요하게 옷섭을 파고들던 바닷바람도

지금은 가난한 창부처럼

조용히 잠이 들어

검은 물살 위에 하나 둘 잠긴

작은 섬그늘이 한 걸음 내달아오고

하나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험한 물건너 배를 타고 다가오는

사람들의 무리

그 속에서 우연히

어머니

 

오늘 물 건너 올 사람은 없다고 한다.

세상이 끝나는 곳으로

지리한 발돋움을 하고

모두들 일몰을 보려고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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