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운문)/채련곡 13

조선의 채련곡9 - 여규형(呂圭亨)

21. 여규형(呂圭亨, 1848~1921) 益州采蓮曲 익주채련곡 東家小女西家娘 동가소녀서가낭 동쪽 집의 어린 소녀, 서쪽 집의 어린 낭자 相約淸晨去采蓮 상약청신거채련 약속하여 동이 틀 때 연꽃을 캐러 가네. 春浦西南十里塘 춘포서남십리당 춘포* 서남쪽 십 리의 연못에는 蓮莖蕺蕺葉田田 연경즙즙엽전전 연 줄기가 쭉쭉 올라 연잎이 가득한데 短帬赤脚陷泥淖 단군적각함니뇨 몽당치마 맨발인데 진흙 속에 담가두고 長鑱木柄連根拔 장참목병련근발 긴 침으로 줄기 달린 뿌리를 뽑아내네. 行人笑問胡爲爾 행인소문호위이 지나던 이* 웃으면서 무얼 하냐 물었구나. 以此糊口資生活 이차호구자생활 답하기를, 이것으로 겨우 입에 풀칠하네요. 昨年大旱焦山澤 작년대한초산택 작년 큰 가뭄으로 산과 연못이 말라버려 禾黍苽菓無遺種 화서고과무유종 벼와..

조선의 채련곡8 - 이원휴(李元休), 채제공(蔡濟恭), 이덕무(李德懋)

18. 이원휴(李元休, 1696~1724) 採蓮曲 채련곡 淡葩頩頰兩瓓珊 담파병협양란산 담백한 꽃 붉은 뺨은 둘 다 모두 고운데 荷葉羅裙一色看 하엽라군일색간 연잎과 비단 치마 같은 색을 띠었도다. 爲接花容問歸路 위접화용문귀로 꽃다운 얼굴 보려 하고 돌아갈 길 물었더니 回頭欲語却羞難 회두욕어각수난 머리 돌려 말하려다 도리어 수줍어하네. -≪금화집(金華集)≫ 19. 채제공(蔡濟恭, 1720~1799) 采蓮曲 채련곡 笑把新粧照水中 소파신장조수중 웃음 띠고 단장한 얼굴 물 가운데 비춰 보며 蘭舟容裔任西東 난주용예임서동 난주가 이리저리 떠가도록 두었다네. 連絲共蔕渾閒事 연사공체혼한사 연실이니 공체*니 하는 것들 상관 않고 祇愛嬌花解守紅 기애교화해수홍 붉은빛을 지키면서 어여쁜 꽃 사랑한다네. -≪번암집(樊巖集)≫ *..

조선의 채련곡7 - 정두경(鄭斗卿), 신혼(申混), 홍만종(洪萬宗)

15. 정두경(鄭斗卿, 1597~1673) 采蓮曲 二首 채련곡 이수 花開鏡湖水 화개경호수 경호의 물가에는 연꽃이 피어 었고 月出苧羅山 월출저라산 저라산*의 산 위로는 달이 떠 오는구나. 采菱曲尙在 채릉곡상재 연밥 따며 부르던 노래 아직도 불리는데 浣紗人未還 완사인미환 깁을 빨던 그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어라. 越女立芳洲 월녀입방주 물가에서 월녀가 그저 서 있으니 盈盈如有求 영영여유구 찰랑이는 물 위에서 무엇을 구하려는가. 采蓮無所贈 채련무소증 연밥을 따려 해도 보낼 임이 없었으니 綠水使人愁 녹수사인수 푸른 물이 마음을 수심하게 하노매라. -≪동명집(東溟集)≫ * 저라산 : 월(越)나라의 구천(句踐)이 서시(西施)를 얻었다는 절강성(浙江省)에 있는 산. * 깁을 빨던 사람 : 서시(西施). 16. 신혼(申..

조선의 채련곡6 - 신흠(申欽) , 김세렴(金世濂)

13. 신흠(申欽, 1566~1628) 採蓮曲 채련곡 ​東隣女兒脚不襪 동린여아각불말 동쪽 마을 낭자는 버선도 신지 않고 兩足如霜踏溪渚 양족여상답계저 서리 같은 두 다리로 개울을 건넌다네. 溪頭盪槳誰家郞 계두탕장수가랑 개울 머리 노 젓던 이 어느 집 도령인가. 手折荷花笑相語 수절하화소상어 손에 가득 연꽃 꺾고 웃으면서 말 건네다 移舡同去不知處 이강동거부지처 배와 함께 떠나가니 가는 곳을 모르더라. 別浦驚起鴛鴦侶 별포경기원앙려 떠난 포구에 놀란 원앙 짝지어 날아갈 뿐. -≪상촌집(象村集)≫ 14. 김세렴(金世濂, 1593~1646) 採蓮曲 六首 채련곡 여섯 수 越溪美人桂爲楫 월계미인계위즙 월계* 사는 고운 여인 계수나무 노 저으며 秋日江南採蓮葉 추일강남채련엽 가을날에 강 남쪽서 연잎을 뜯는구나. 葉東葉西多戱..

조선의 채련곡5 - 이옥봉(李玉峰), 허난설헌(許蘭雪軒)

11. 이옥봉(李玉峰, ?~?) 採蓮曲 채련곡 南湖採蓮女 남호채련녀 남쪽의 호수에서 연밥 따는 저 낭자 日日南湖歸 일일남호귀 날마다 남쪽의 호수로 나아가누나. 淺渚蓮子滿 천저연자만 얕은 물가에는 연밥이 가득하나 深潭荷葉稀 심담하엽희 깊은 물 속에는 연잎이 드물다네. 盪槳嬌無力 탕장교무력 나긋나긋 젓는 노는 힘이 하나 없었으니 水濺越羅衣 수천월나의 물방울이 비단옷에 튀어 올라오네. 無心却回棹 무심각회도 무심히 노를 저어 돌아 오려다가 貪看鴛鴦飛 탐간원앙비 날아가는 원앙새를 넋 놓고 바라보누나. -≪해동역사(海東繹史)≫ * 이옥봉 : 생몰년 미상의 여인. 이봉(李逢, ?~?)의 서녀(庶女)이자, 조원(趙瑗, 1544~1595)의 소실로 알려짐. 12. 허난설헌(許蘭雪軒, 1563~1589) 采蓮曲 채련곡 秋..

조선의 채련곡4 - 임전(任錪), 조찬한(趙纘韓)

9. 임전(任錪, 1560~1611) 採蓮詞 채련사 君行紫塞外 군행자새외 자줏빛 안개 속에 변방으로 임 떠나시고 妾住橫塘隅 첩주횡당우 첩은 남아 횡당의 모퉁이서 기다립니다. 攀花無限淚 반화무한루 꽃무늬를 수놓는 데 눈물이 그치지 않아 滴葉盡成珠 적엽진성주 연잎 위의 물방울은 다하지 않았어요. 蓮葉裁成幄 연엽재성악 연잎을 마름질해 고운 휘장 만들었고 蓮絲織作裳 연사직작상 연실로 베를 짜서 임의 옷을 지었어요. 淸芬殊不歇 청분수불헐 맑은 지조 높은 절개 사라지지 않았으니 持此贈仙郞 지차증선랑 모두 다 가져다가 낭군께 드리렵니다. -≪명고집(鳴皐集)≫ 10. 조찬한(趙纘韓, 1572~1631) 采蓮詞 채련사 短短新荷初出水 단단신하초출수 작고 작은 연잎들이 처음 물 위로 나왔으니 田田紫葉如小錢 전전자엽여소전 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