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상서
전 상서 많이 적조했습니다. 뵙기 어려우니 몇 자 글월이 안부되기를 소망합니다. 그간 무탈하셨는 .... 무탈하지시 못했겠습니다. 저 역시 모든 감각기관을 닫아버리고 햇빛없이 물만 빨아들이는 연명으로 내 정체를 퇴화시키며 그저 지내고 있습니다. 간혹 들려오는 그대의 소식을 듣습니다. 비록 우리 둘이 먼 공간에서 존재하지만 그대가 나이고 내가 그대같은 삶을 살고 있다군요. 연리지인 양 같은 시간이 엮여 있지만, 하지만 그것은 동질을 느끼지 못하게 차별을 상실해 가는 것으로 나만큼이나 그대도 마모되어 간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그렇게 나는 내가 아니고, 그대는 그대가 아닌 것으로 우리는 얼마나 더 우리 세월을 견뎌야 할까요. 철저하게 강요받는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그대의 체온없이 내 몸을 덥히거나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