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작은달 정사 갑오 초하루 맑았다. 종들이 서로 품앗이를 가 피 가릴 사이가 없다. 4월 2일 맑았다. 요사이도 영감께서 나오신다는 기별을 듣지 못하니 답답하고 민망하다. 오후에 소나기가 오고 광풍과 천둥이 매우 심했다. 집 종 하나와 정수가 벗고개 논을 갈려고 도로 갔다. 어두워질 무렵에 남진사, 박진사, 두림이가 모두들 모이니 든든하고 마음 반가우나 심양 기별을 밤새 바라다가 선문 기별도 없어 두림이가 내려오게 되니 답답하고 민망하다. 남진사를 보니 여산에서 아침저녁으로 함께 있던 일을 다시 보는 듯하다. 4월 3일 간혹 맑았다가 흐렸다. 벗고개 논 열세 마지기를 삶았고, 집의 종 넷과 용수가 갔으나 못다 삶았다. 4월 4일 맑았다. 오늘 마저 둘이 가서 논을 삶고, 나머지 종들은 고기잡이를 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