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구운몽 한문본 53

권지삼 - 9. 월왕이 풍류 대결을 청하자 소유와 부인들이 의논하다

9. 월왕이 풍류 대결을 청하자 소유와 부인들이 의논하다 一日兩公主與諸娘, 陪大夫人 而丞相持一封書, 自外軒而入授蘭陽公主曰 : “此卽越王之書也.” 公主展看其書曰 : “春日淸和丞相鈞軆蔓福? 頃者國家多事公私無暇, 樂遊原上不見駐馬之人, 昆明池頭無復泛舟之戱, 遂令歌舞之地便作蓬蒿之場. 일일량공주여제낭 배대부인 이승상지일봉서 자외헌이입수난양공주왈 차즉월왕지서야 공주전간기서왈 춘일청화승상균체만복 경자국가다사공사무가 낙유원상불견주마지인 곤명지두무부범주지희 수령가무지지변작봉호지장 하루는 두 공주가 모든 낭자와 더불어 대부인을 모시고 앉아 있는데, 승상이 한 통의 편지를 갖고 바깥 마루로부터 들어와 난양공주에게 내어주며 이르기를, “이는 곧 월왕(越王)의 글월이오.” 공주가 펴 보는데 그 글월에 적혀 있기를, “봄날이 아주..

권지삼 - 8. 소유가 노모와 부인들과 함께 즐기며 영화를 누리다

8. 소유가 노모와 부인들과 함께 즐기며 영화를 누리다 丞相與兩人經夜行到故鄕, 初十六歲書生離親遠遊, 及其來覲擁 大丞相之軒車, 嚲魏國公之印綬, 重之以駙馬之豪貴, 四年間所成就者何如耶? 入謁於母夫人, 柳氏執其手而拊其背曰 : “汝眞吾兒楊少游耶? 吾不能信也. 當昔誦六甲賦五言之時, 豈知有今日榮華也?” 승상여양인경야행도고향 초십육세서생리친원유 급기래근옹 대승상지헌거 타위국공지인수 중지이부마지호귀 사년간소성취자하여야 입알어모부인 유씨집기수이부기배왈 여진오아양소유야 오불능신야 당석송육갑부오언지시 기지유금일영화야 승상이 두 사람과 함께 밤을 지내고 떠나서 고향에 이르렀다. 처음 열여섯 살의 서생(書生)으로서 그 모친을 떠나 멀리 갔다가 이제야 돌아와서 뵈온즉, 대승상의 헌거(軒車)를 타고, 위국공의 인수를 늘어뜨리고, 부..

권시삼 - 7. 소유가 노모를 뵈러 가는 길에 적경홍과 계섬월을 만나다

7. 소유가 노모를 뵈러 가는 길에 적경홍과 계섬월을 만나다 是日上受羣臣朝賀於正殿, 羣臣奏曰 : “近者景星出甘露降, 黃河淸年穀登, 三鎭節度納地而朝, 吐蕃强胡革心而降, 此皆盛德所致也.” 上謙讓歸功於群臣, 羣臣又奏曰 : “丞相楊少游近作銅龍樓上嬌客, 吹玉簫而調鳳凰, 久不下於秦樓, 玉堂公務殆將闕矣.” 上大笑曰 : “太后娘娘連日引見, 此少游所以不敢出也, 朕近當面諭 使之就職矣.” 시일상수군신조하어정전 군신주왈 근자경성출감로강 황하청년곡등 삼진절도납지이조 토번강호혁심이강 차개성덕소치야 상겸양귀공어군신 군신우주왈 승상양소유근작동룡루상교객 취옥소이조봉황 구불하어진루 옥당공무태장궐의 상대소왈 태후낭낭연일인견 차소유소이불감출야 짐근당면유 사지취직의 이날 황상이 정전에서 모든 신하의 조회를 받는데, 여러 신하가 아뢰기를, “..

권지삼 - 6. 소유는 앓는 척하여 영양공주가 정경패임을 밝혀내다

6. 소유는 앓는 척하여 영양공주가 정경패임을 밝혀내다 心甚煩惱手拓紗窓, 河影流天月色滿庭, 乃曳履而出巡簷散步, 遠望英陽公主寢房, 繡戶玲瓏銀缸熀明, 丞相暗語曰 : ‘夜已深矣, 宮人何至今不寐乎? 英陽怒我而入送我於此, 或者已歸於寢室乎?’ 恐出跫音擧趾輕步, 潛進窓外 則兩公主談笑之響, 博陸之聲出於外矣. 暗從櫳隙而窺之, 則秦淑人坐兩公主之前, 與一女子對博局, 祝紅呼白 其女子轉身挑燭, 正是賈春雲也. 심심번뇌수척사창 하영류천월색만정 내예이이출순첨산보 원망영양공주침방 수호령롱은항엽명 승상암어왈 야이심의 궁인하지금불매호 영양로아이입송아어차 혹자이귀어침실호 공출공음거지경보 잠진창외 즉양공주담소지향 박륙지성출어외의 암종롱극이규지 즉진숙인좌양공주지전 여일녀자대박국 축홍호백 기녀자전신도촉 정시가춘운야 소유가 마음이 매우 번뇌하여 ..

권지삼 - 5. 두 공주와 진채봉이 옛일을 핑계로 소유와의 동침을 거부하다

5. 두 공주와 진채봉이 옛일을 핑계로 소유와의 동침을 거부하다 明日丞相與蘭陽公主, 會英陽公主房中閑坐傳盃, 英陽低聲招侍女請秦氏, 丞相聞其聲音, 中心自動 悽黯之色 忽上於面. 盖曾入鄭府對小姐彈琴, 聞其評曲之聲音, 此容貌尤慣矣, 此日聞英陽之聲, 如自鄭小姐口中出也. 旣聞其聲, 又見其面則聲亦鄭小姐也, 貌亦鄭小姐也. 명일승상여난양공주 회영양공주방중한좌전배 영양저성초시녀청진씨 승상문기성음 중심자동 처암지색 홀상어면 개증입정부대소저탄금 문기평곡지성음 차용모우관의 차일문영양지성 여자정소저구중출야 기문기성 우견기면즉성역정소저야 모역정소저야 이튿날에는 승상이 난양공주와 더불어, 영양공주 방 안에 모여 한가로이 앉아서 잔을 돌리고 있었는데, 영양공주가 소리를 낮추어 시녀를 불러서 진씨를 청하였다. 승상은 그 목소리를 듣더니,..

권지삼 - 4. 소유는 두 공주와 혼례를 올리고 진채봉과 회포를 나누다

4. 소유는 두 공주와 혼례를 올리고 진채봉과 회포를 나누다 明日天子召見楊丞相 下敎曰 : “頃者爲御妹婚事, 太后特下嚴旨, 朕心亦不平矣, 今聞鄭女已死 而御妹婚事, 待卿還朝盖久矣, 卿雖思念鄭女 死者已矣, 卿方少年 堂上有大夫人, 則甘毳之供 不可自當, 况且大丞相官府女君, 不可無矣, 魏國公家廟亞獻, 亦不可闕矣. 朕已作丞相府及公主宮, 以待成禮之日, 御妹之婚 今亦不可許乎?” 명일천자소견양승상 하교왈 경자위어매혼사 태후특하엄지 짐심역불평의 금문정녀이사 이어매혼사 대경환조개구의 경수사념정녀 사자이의 경방소년 당상유대부인즉감취지공 불가자당 황차대승상관부녀군 불가무의 위국공가묘아헌 역불가궐의 짐이작승상부급공주궁 이대성례지일 어매지혼 금역불가허호 이튿날 천자가 양승상을 불러 보시고 이르기를, “지난번에 누이의 혼사로 인하여 ..

권지삼 - 3. 승전을 하고 돌아온 소유는 정경패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3. 승전을 하고 돌아온 소유는 정경패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此時楊尙書以白龍潭水 飮將士, 士氣無前 皆願一戰, 尙書指授方略一鼓直進, 贊普才受裊烟所送之珠, 知唐兵已過盤蛇谷, 大惧方議詣壘而降, 吐蕃諸將生縛贊普, 至唐營而降. 차시양상서이백룡담수 음장사 사기무전 개원일전 상서지수방략일고직진 찬보재수요연소송지주 지당병이과반사곡 대구방의예루이항 토번제장생박찬보 지당영이항 이 무렵, 양상서가 백룡담의 물로 장수와 사졸들에게 먹이니, 사기가 전에 없이 드높아져서 모두들 한번 싸우기를 원하였다. 상서가 모든 장수를 불러 방법과 계략을 가르쳐 주고, 북소리를 울리며 진군하였다. 찬보(贊普)가 가까스로 요연(裊烟)이 보낸 구슬을 받았으므로, 당병(唐兵)이 이미 반사곡(盤蛇谷)을 지난 줄로 알고, 크게 겁을 내어 바야흐로 ..

권지삼 - 2. 가춘운과 진채봉이 만나고 태후는 소유를 속이려 하다

2. 가춘운과 진채봉이 만나고 태후는 소유를 속이려 하다 太后曰 : “聞夫人左右 有才女賈春雲, 可得見乎?” 夫人卽召春雲, 入朝於殿下 太后曰, 美人也 更進之前曰 : “聞蘭陽之言, 汝曾夢江淹之錦, 可能爲寡人賦乎?” 春雲奏曰 : “臣妾何敢唐突於天威之前乎? 然試欲聞題矣.” 부인즉소춘운 입조어전하문 태후왈 미인야 갱진지전왈 난양지언 여증몽강엄지금 가능위과인부호 춘운주왈 신첩하감당돌어천위지전호 연시욕문제의 태후왈 문부인좌우 유재녀가춘운 가득견호 태후가 말씀하시기를, “부인 곁에 재녀 가춘운이 있다고 들었는데, 볼 수 있겠소?” 부인이 곧 춘운을 불러서 전각 아래로 입조하게 하니, 태후가 미인이로다 하시고, 다시 앞으로 나오라고 하신 다음에 말씀하시기를, “난양의 말을 들으니, 네가 강엄(江淹)의 비단을 꿈꾸었다 하..

권지삼 - 1. 태후가 두 공주와 진채봉을 소유의 처와 첩으로 허락하다

권지삼 1. 태후가 두 공주와 진채봉을 소유의 처와 첩으로 허락하다 此時天子進候於太后, 太后使蘭陽與鄭氏, 避于挾室 迎帝謂曰 : “予爲蘭陽婚事 使收楊家之幣而, 終有傷於風化, 與鄭氏幷爲夫人, 則鄭家不敢當矣, 使鄭氏爲妾 則亦近於强賚矣, 今日予召見鄭女, 鄭女美且才 足與蘭陽爲兄弟也. 以此予旣以鄭女爲養女, 欲與同歸於楊家, 此事果如何也?” 차시천자진후어태후 태후사난양여정씨 피우협실 영제위왈 여위난양혼사 사수양가지폐이 종유상어풍화 여정씨병위부인즉정가불감당의 사정씨위첩 즉역근어강뢰의 금일여소견정녀 정녀미차재 족여난양위형제야 이차여기이정녀위양녀 욕여동귀어양가 차사과여하야 이때 천자가 태후께 나아가 문안을 드리시니, 태후가 난양과 정씨로 하여금 별실로 피하게 하고, 황상을 맞아 말씀하시기를, “내가 난양의 혼사를 위하여 양..

권지이 - 17. 태후가 정경패를 불러 양녀로 삼고 영양공주로 봉하다

17. 태후가 정경패를 불러 양녀로 삼고 영양공주로 봉하다 語畢車馬之聲 喧聒於門外, 旗幟之色 掩映於道上, 鄭家侍婢驚惶 入告曰 : “一陣軍馬急圍此家, 娘子娘子 何以爲之?” 鄭小姐旣已知機, 自若而坐. 李小姐曰 : “姐姐安心 小妹非別人也, 蘭陽公主簫和 卽小妹職號身名, 邀致姐姐 乃太后娘娘之命也.” 어필거마지성 훤괄어문외 기치지색 엄영어도상 정가시비경황 입고왈 일진군마급위차가 낭자낭자 하이위지 정소저기이지기 자약이좌 이소저왈 저저안심 소매비별인야 난양공주소화 즉소매직호신명 요치저저 내태후낭낭지명야 말을 마치자 수레와 말소리가 문밖에서 요란하며, 깃발의 빛이 길 위에 막아 가리고 있었다. 정씨 집안의 시비들이 놀라 당황하며 들어와 아뢰기를, “한 떼의 군마가 이 집을 에워싸니, 낭자여, 낭자여, 어찌하오리까?”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