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왕조한양가 27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35.후기

35. 후기(後記) 이 가사를 누가 지었나 영남 선생 지은 거다, 시년이 팔십이라, 백수풍진 헛날이고 무슨 마음 그리 좋아 한양가를 지었는가. 세상 탄식하던 끝에 한양 사직 생각하다 비회를 금치 못해 이 가사를 지었나니 심신이 불평하여 그런 중에 생각하니 객지에서 과세하여 객회가 막심이라. 객회를 못 견디어서 이 가사를 지어내니 가사도 좋으니와 사직이 소연하고 저 임금은 선치하고 이 임금은 불치하고 저 임금은 선하시고 이 임금은 박하던 일 대쪽같이 바로 하니 춘추필법 이 아닌가. 아무라도 가사 보면 오백 년 한양 일을 어제 본 듯 오늘 본 듯 거울같이 밝았으니 보신 뒤에 웃지 말고 유심한 줄 그리 아오. 글 한다고 다할 손가, 사람마다 못하나니 그리만 아옵시오. 이팔청춘 소년들아, 부디부디 놀지 마라. ..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34.결사

34. 결사(結辭) 우리나라 임금님이 도합하면 삼십 대라. 옥새 놓고 등극한 이 스물여섯 임금이라. 추숭하신 그 임금은 누구누구 추숭인고. 덕종 원종 추숭이요, 진종 익종 추숭이라. 이십팔 왕 임금 중에 내친 임금 누구던가. 연산주와 광해주라. 임금은 그러하나 왕비도 합하니, 사십이 왕 왕비로다. 안변한씨 왕비 하나, 곡산강씨 왕비 하나, 경주김씨 왕비 둘과, 여주민씨 왕비 넷이, 청송심씨 왕비 셋이, 안동김씨 왕비 하나, 여산송씨 왕비 하나, 파평윤씨 왕비 넷이, 청주한씨 왕비 다섯, 거창신씨 왕비 하나, 나주박씨 왕비 둘, 여산김씨 왕비 하나, 능주구씨 왕비 하나 양주조씨 왕비 하나, 덕수장씨 왕비 하나, 청주김씨 왕비 둘과, 안동김씨 왕비 셋이, 남양홍씨 왕비 하나, 광산김씨 왕비 하나, 함종어씨 ..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33.경술국치

33. 경술국치(庚戌國恥) 슬프다, 우리 한양. 역력히 생각하니 오백 년이 한정이네. 태조 대왕 하신 자취 장원하고 무궁터니 경술년(1910) 칠 월달에 합방 문자 들어오니 누가 능히 막아내리. 오백 년 예의국이 속일본이 되었단 말인가. 장할씨고, 민영환, 합방 거동 아니보고 도장 찍던 그 때 죽어, 죽은 후에 충절 맺혀 대나무가 솟아나서, 마루를 뚫었으니 이 대나무 어데 났나, 민영환이 죽은 터라. 이 대나무 모양 보소. 이상하고 기이하다. 네 가지는 조금 작고 세 가지는 조금 굵어, 쪽빛같이 푸른 대가 충절같이 빛나도다! 당초에 개화함은 민영환이 부지중에 일본 출입 자주하여 개화는 시켰으나 충절이 아니시면 난데없는 대가 나리. 당초 일을 생각하면 충신 될 것 없지마는, 죽은 뒤의 뒤를 보니 아마도 무..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32.고종(3)

32. 고종(高宗) (3) 그 변고는 적었던가, 갑신년(1884) 사월 변은 갑오년(1894) 동학 나서 팔도가 진동하여, 처처에 접주 되고 곳곳이 입도하여, 천 명도 모여 앉고 이천 명도 모여 앉아, 시천주 조화경을 사람마다 공부하여, 밤낮으로 들썩거려 잠자기가 어렵구나. 큰 동네는 백 명이요, 작은 동네 십 명이라 동네 동네 둔취하여 하는 사업 무엇인가? 상놈이 접주 되면 사부 잡아 주리 틀고, 종놈이 접주 되면 상전 잡아 주리 틀고, 전일에 못판 묘를 잡아다가 묘 파 주기, 그 전에 못 받은 돈 잡아다가 받아주니, 그때를 두고 보면 동학 밖에 또 있는가. 반상이 분간 없고 노주간에 분별없어, 입도만 하고 보면 수령도 겁을 낸다. 안하에 무인이라. 그 중에 안 든 사람 동학 보고 겁내기를 범보다 두려..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32.고종(2)

32. 고종(高宗) (2) 이상하다 우리 상감 연기가 장성하니, 내전에만 침혹하니 불호공부 언제 하여, 아버님도 내 모르고 어머님도 내 모른다. 어진 왕비 민중전이 세도를 하고 싶어, 구부간에 불목하여 서로 마음 두는 것이 죽이기로 위주하니, 민중전의 거동 보소. 대원군을 몰아다가 천진으로 보낼 적에, 어윤중의 편지 끝에 대원군이 속아 가서, 천진에 들어갔다 임도로 잡혀가서 사 년을 신고하고 근근이 살아와서 임오군란 꾸며내어, 흥인군은 맞아죽고 민겸호는 칼에 죽고 민태호는 불에 타니 중전에게 벼슬한 이 몇몇이나 죽었던가. 상감님 거동 보소. 옳은 말로 상소하면 그 신하를 다 죽이니 누구누구 죽었던가. 유원식 허원식은 역률로 죽었으니, 송죽 같은 최익현이 죽기로 위주하고 이 고향으로 돌아와서 밭매기가 생애..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32.고종(1)

32. 고종(高宗) (1) 흥덕궁의 우리 상감 갑자년(1864)에 등극하니 어리고도 장할씨고. 열두 살에 나신 임금 지각도 놀라우시고 외양도 넉넉하네. 대신의 정사 말을 임의로 못한다오. 그 왕비는 뉘시더냐, 여주민씨 부인이오. 부원군은 누구더냐 여주 사람 치록이라. 상감 부친 대원군이 대원군 안 될 적에 궁곤함도 궁곤하고, 대원군 백씨장도 흥인군 안 될 적에 가난하기 유명터니, 상감님 등극 후에 대원군 봉하시고 흥인군 되신 후에 부귀영화 극진하다. 을축년(1865)을 지내고서 뜻밖에 난리나니, 병인년(1866) 추구월에 양난이 대단하다. 화륜선 수십 척이 인천 제일 항구에서 대완구 놓는 소리, 천지가 진동하고 하해가 뒤눕는 듯. 장안이 경동하여 피란 가는 사람들과 재상가 부인들이 가마 타고 달아날 제 ..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29.익조, 30.헌종, 31.철종

29. 익종(翼宗) 익종을 추숭하니 익종대왕 분명하다. 경인년(1830) 오월 달에 익종 대왕 승하하니 춘추가 이십이라. 그 왕비는 뉘시던가, 풍양조씨 부인이요. 부원군은 누구던가, 풍양 사람 만영이라. 익종 능은 어디던가. 양주 땅 삼십 리의 수릉이 그 능이오. 왕비 능은 어디던고, 수릉과 한 능이라. 30. 헌종(憲宗) 헌종대왕 등극하니 그 왕비는 뉘시던가, 안동김씨 부인이요. 부원군은 누구던가, 안동 사람 조근이라. 둘째 왕비는 뉘시던고, 남양홍씨 부인이요. 부원군은 누구던가, 남양 사람 재룡이라. 헌종대왕 거동 보소. 팔 세에 등극하사 십오 년 치국하니 부원군의 세도로다. 국운이 점쇠하여 기유년(1849) 유월 달에 헌종대왕 승하하니, 춘추가 얼마던가. 이십 삼이 가엾도다. 헌종 능은 어디던고. ..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28.순조

28. 순조(純祖) 순종대왕 등극하니 그 왕비는 뉘시던가 안동김씨 부인이요, 부원군은 누구던가, 안동 사람 조순이라. 순종대왕 등극 후로 임신년(1812) 서적 만나, 국가가 불안하니 자중지란뿐이로다. 부원군 김조순이 부원군이 안 되어서 시골에 있을 때에 따님은 과년 차고 살림은 철빈이라. 그 종씨는 서울 있어 벼슬을 하건마는 그 종형을 두호할까, 과세할 길 전혀 없어 따님을 데리시고 서울로 이사 갈 제, 가마 타고 가자 하니 교군 삯을 어이 주랴. 교군에게 이른 말이, 교군 삯은 서울 가서 정한 대로 줄 것이니 어서 바삐 메고 가자. 교군 놈들 이 말 듣고 둘이 서로 마주 메고 대추원을 거의 오니, 눈도 오고 비도 와서 여러 날 유련하니, 저의 소견 생각하니 서울까지 가고 보면 객지에서 과세할세, 대추..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26.장조, 27.정조

26. 장조(莊祖) 사도세자 죽은 일은 이제야 생각하면 가엾고 한심하다. 영조대왕 모진 마음 사도세자 죽일 적에 뒤주 안에 가둬두고, 쇠말뚝을 내리치고 참혹하게 죽였도다. 부자간에 할 것인가. 이 일을 두고 보면 경종대왕 하룻밤에 급작스레 승하함이, 영종에게 의심 두면 조옥천이 자세 알지. 죽는 대도 상소하고 망하여도 상소하고 기어이 상소하니 옥천 말이 옳은가 봐. 부자간에 살육하니 그 형에게 못할쏜가. 사도세자 추숭하니 장조대왕 분명하다. 그 왕비는 뉘시던가, 풍산홍씨 부인이오. 부원군은 누구던가, 풍산 사람 봉한이라. 장조 능은 어디던고. 일백 리 수원 땅의 융릉이 그 능이라. 왕비 능도 한 능이라. 장조대왕 승하하니 춘추가 얼마던가. 이십팔 세 불쌍하다. 27. 정조(正祖) 정종대왕 등극하니 그 왕..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23.경종, 24.영조, 25.진종

23. 경종(景宗) 그 아들이 등극하니 이 임금이 경종이라. 그 왕비는 뉘시던가, 청송심씨 부인이오. 부원군은 누구던가, 청송 사람 심호이라 둘째 왕비 누구던가, 함흥어씨 부인이오. 부원군은 누구던가, 함흥 사람 유귀로다. 경종대왕 등극 후에 낫도 아니 하는 낭신 날마다 복약하사 정사하실 여가 없어, 등극하신 다섯 달을 신고만 하시다가, 갑진년(1724) 팔월달에 삼십칠로 승하하니, 이십 리 양주 땅의 의릉이 그 능이라. 삼십 리 양주 땅의 왕비 능은 혜릉이오. 둘째 왕비 어디던가, 의릉과 한 능이라. 24. 영조(英祖) 영종대왕 등극하니 그 왕비는 뉘시던가, 달성서씨 부인이오. 부원군은 누구던가, 달성 사람 종제로다. 둘째 왕비 누구던가, 경주김씨 부인이요, 부원군은 누구던가, 경주 사람 한구로다.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