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병자일기 49

경진년(1640) - 8월

팔월 작은달 을유 경술 초하루 맑았다. 배오개의 삭제에 다녀오셨다. 8월 2일 맑았다. 새벽에 명패가 와서 빙청에 좌기하셨다. 삼개 논의 벼를 타작하여 아홉 섬 여섯 말을 거두었다. 8월 3일 맑았다. 주상의 명으로 종묘를 살펴보셨다. 8월 4,5,6,7,8일 요사이는 영감께서 편찮으셔서 집에 들어와 계시고, 계속하여 불편해하시니 민망하다. 8월 9일 맑고 바람이 불었다 …………………………………………………… (병자일기 끝)

경진년(1640) - 7월

칠월 큰달 갑신 경자 초하루 7월 2일 맑았다. 사평댁이 가시니 섭섭하다. 7월 3일 아침에 흐렸다. 추향대제를 지내시고, 종묘에서 제사를 지내신 후에 오셨다. 윤각 씨가 왔다. 배오개 영감의 병이 위중하시다고 남참의가 기별하시니, 영감께서는 즉시 가셨다가 저물게야 오셨다. 집안의 어르신네가 저러하시니 그지없이 놀랍다. 두림이가 개성부에 가서 한 편지를 보니 그 사이에도 반가움이 많다. 가는 길이 점점 아득하여지니 불쌍하다. 부모도 두고 어린 자식도 두고 어디라고 가는가? 이런 시절이 옛날에도 있었던가? 7월 4일 종일 흐렸다. 배오개에 가 다녀오셨다. 7월 5일 맑았다. 청파 영감께서 오시니 여러 해 만에 뵈오니 반갑다. 7월 6일 맑았다. 양조모 기제사 지냈다. 제사 지내신 후에 배오개에 다녀오셨다...

경진년(1640) - 5월

오월 큰달 임오 신사 초하루 맑았다. 사곡 상자가 왔다. 5월 2,3일 맑았다. 5월 4일 흐렸다. 계현이가 묫자리를 얻으려 후복이와 함께 갔다. 5월 5일 맑았다. 남용안과 사곡 참봉이 광주로부터 들어왔다. 5월 6일 맑았다. 비변사에 좌기하신 후 여기저기 다니시다가 남두첨 댁에 가셔서 취하여 들어오셨다. 남두륙도 들어왔다. 5월 7일 맑았다. 조정랑 댁에 가셔서 약주 잡숫고 들어오셨다. 중소가 수원에 갔다가 왔다. 문밖의 조카 형제들이 들어와 다녀갔다. 5월 8,9,10일 맑았다. 비변사에 좌기하셨다. 감찰이 와서 침을 두 순째 맞았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내 아프던 그대로다. 조감역이 어제 오늘 집에서 식사를 하였다. 남산에 송충이를 잡으러 와서 그렇다. 예조참의 오단이 어제 곽란을 일으켜 오늘 죽으..

경진년(1640) - 4월

사월 작은달 임자 초하루 축이와 애남이가 강릉으로 갔다. 영감께서 새벽에 대궐에 들어가 다녀오셨다. 4월 2일 맑았다. 동궁께서 다시 청나라로 들어가시니 우리 마음도 이러한데 주상의 마음이야 어떠하시랴. 어찌 시절이 변하여 이렇게 되었는가? 이렇게 애달고 서러운 일이 없다. 연양군 부인이 여산으로 가시니 가 보고 왔다. 어제 홍명일 댁에서 심양으로 사람이 간다고 와보고 가시니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마음이 그지없이 울적하였다. 어두워질 무렵에 죽산댁이 내려왔다가 닭이 네 홰를 울 때에 가시니 내 기운이 서러웠다. 4월 3일 저물도록 누워서 편치 않게 지냈다. 어제 어두울 때쯤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서 오늘 온종일 큰비가 왔다. 영감께서는 어제 나가셔서 벽제에 가 주무신다. 4월 4일 아침에 흐리다가 늦게 ..

경진년(1640) - 3월

삼월 큰달 경진 임오 초하루 밤부터 큰비가 왔다. 3월 2일 흐리고 바람이 불었다. 3월 3일 맑고 바람이 불었다. 영감께서 형조에 좌기하신 후에 동문 밖에 가 다녀오셨다. 다례를 지냈다. 사곡 상자가 왔다. 3월 4일 맑았다. 삼개의 논을 갈았다. 3월 5일 맑았다. 벽제에 나가셨다. 금산 오라버님이 와서 다녀가셨다. 논에 씨 아홉 말을 삶으러 갔다. 3월 6일 종일 흐리더니 저녁때에 비가 뿌렸다. 3월 7일 바람이 불고 맑았다. 동궁 전하께서 사시에 들어오신다고 한다. 온 조정의 신하와 백성들이 다 즐거우니 아주 계셨으면 한다. 저녁때에 남참봉이 왔다. 3월 8일 맑았다. 대궐에 새벽 문안하셨다. 3월 9일 맑았다. 아침 드신 후에 청배에 가시더니 약주를 잡수시고 들어오셨다. 저녁때에 치자 바꾼 일들..

경진년(1640) - 2월

이월 큰달 기묘 임자 초하루 종일 바람과 눈이 어지럽다. 2월 2일 흐렸다. 배오개에 가셔서 취하여 오셨다. 2월 3일 맑았다. 유참의 댁의 성복제에 가셨다가 오시니, 한원부원군과 모든 어른 손님네들 네 분이 와 계셔서, 더러는 한 잔씩 더러는 두 잔씩 잡수셨다. 오후에 병조판서 댁에서 강화유수가 와 계신다고 하셔서, 거기 가셔서 약주 한 병 가져다 잡수셨다. 어두워질 무렵에 사곡 상자가 왔다. 어제 문밖의 조카들이 갔다. 2월 4일 맑았다. 뜸을 뜨셨다. 2월 5,6일 맑았다. 감찰이 들어왔다. 침을 맞으셨다. 2월 7일 종일 비가 왔다. 마전댁 딸이 보리를 갈았다. 오늘 정사에서 영감께서 창우의 감역에 임명되시니 만만 기뻐하다. 병판이 다녀가셨다. 술을 한 잔 잡수셨다. 사곡 상자가 갔다. 중소가 영..

경진년(1640) - 윤1월

윤정월 작은달 계미 초하루 맑았다. 사곡 참봉과 감찰 형제가 왔다. 요사이는 꿈자리가 번잡하다. 매양 매 맞고 죽으신 동생님네, 사촌님네 늘 모여 보이시니 반갑다. 윤1월 2일 흐렸다. 기운이 매양 고르지 않으니 민망하다. 박황 참판과 다른 손님 세 분이 약주를 잡수셨다. 윤1월 3일 맑았다. 선산 영감이 다녀갔다. 늦게 바람이 불고 눈이 왔다. 사곡 상자가 새벽에 왔다. 꿈자리가 번잡하다. 큰 물가에 물빛이 푸른데 그 가에 가서 말을 먹이고 자는 것으로 보이니 모를 일이다. 윤1월 4,5일 맑았다. 둘째 아들을 얻으셨는데도 영감께서 가지 못하시니 민망하다. 채별좌와 허진사가 다들 집에서 식사하였다. 윤1월 5,6일 맑았다. 사곡 상자가 갔다. 윤1월 7일 맑았다. 나생원댁이 오시니 반갑기 그지없다. 경..

경진년(1640) - 1월

정월 큰달 무인 계축 초하루 흐렸다. 대궐에 새벽 문안하셨다. 1월 2,3,4일 맑았다. 어수선하여 기록하지 못한다. 감찰댁이 들어왔다. 이찰방이 오셨다. 영감께 형조판서가 내려졌다. 1월 5일 주상의 은혜에 감사하며 절을 올렸다. 감찰댁이 나가셨다. 모든 손님네들이 계속하여 오시니 다들 약주 잡숫고 취하셨다. 1월 6일 맑고 따뜻하였다. 1월 7일 흐렸다. 새벽에 목강릉의 대상이라 가 다녀오셨다. 내의원의 제조를 그만두게 하시고 형조판서를 시키시니, 주상의 뜻이 어떠하신지 생각하고 영감이 우셨다. 이찰방과 손님네들 또 약주 잡수셨다. 1월 8일 종일 바람이 불고 눈이 왔다. 신찰방, 이찰방이 다 집에서 식사하였다. 손님네들이 약주 잡수셨다. 1월 9일 맑았다. 형조에 좌기하셨다. 이찰방이 광주로 나가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