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X. 남원 왈짜들 가. 춘향이가 맞았단다 우리네들 어서가자 벌떡벌떡 자빠지며 하늘하늘 뛰놀 적에, 이때 남원 사십팔 면 왈짜들이 춘향의 매 맞은 말 바람결에 얻어듣고, 구름같이 모일 적에 누구누구 모였던고. 한숙이, 태숙이, 무숙이, 태평이, 걸보, 떼중이, 도질이, 부딪치기, 군집이, 털풍헌, 준반이, 회근이 무리 등등이 그저 뭉게뭉게 모여들어, 겹겹이 둘러싸고 사면으로 저희 각각 인사하며 위로할 제, 그중 한 사람이 들여다가 보고 바삐 뛰어 활터로 단총 올라가서 여러 한량보고 숨을 아주 헐떡이며 흐느껴가며 목이 메어 하는 말이, “어따, 맞았거든.” 한량들이 하는 말이, “네가 뉘에게 맞았단 말이냐? 대단히나 맞지 않았느냐?” 대답하되, “내가 맞았으면 뉘 아들놈이 어렵게 여기어 꺼리랴? 어따, 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