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14년 이후

긴 장마

New-Mountain(새뫼) 2020. 7. 2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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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

 

유모차에 실린 첫 나들이

꼬맹이는

무표정하게 지나치는 눈빛만을

이 세상의 전부로 안다.

 

곁으로는 마스크로 얼굴만 막는 사람들

뜨거운 체온을 감추면서

희노애락애욕오를 애써 숨기면서

꼬맹이보다 더 심하게 낯가림을 하는데

 

그리고 장마, 여전히 비는 내리는데

이것이 장마일 줄도 모르면서

아직 푸르름을 보지 못한 꼬맹이는

검은 구름만을 하늘의 전부로 안다.

 

엄마 손에 이끌리는 첫 걸음마

꼬맹이는

무채색으로 흘러가는 시간만을

이 세상의 전부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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