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14년 이후

일상이 바뀐 저녁에

New-Mountain(새뫼) 2020. 3. 3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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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바뀐 저녁에

 

저녁에 버스정류장을 지나는데

공항으로 가는 버스 한 대

우두커니 정류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버스에 승객이 하나도 없습니다.

기사님은 앞문을 열어둔 채

핸들 위에다 턱을 고이고

빈 시간 속에서 멈춰서서

출발할 줄 모릅니다.

뒷거울 속에서 걸어오는

나를 발견했던 것일까요.

그러다가 버스 밖에 있는

내 눈을 가만 바라보다가

자신의 승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문을 닫습니다.

 

그리고 느릿하게 출발합니다.

사람에 대한 소중함이

지독하게 그리운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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