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14년 이후

별을 기다리며

New-Mountain(새뫼) 2019. 10. 16. 11:35
728x90

별을 기다리며

- 영종도 예단포에서

 

따라온 긴 그림자가 지친 듯이 바람에 흔들리는 때

이제 마지막 햇볕이 먼바다 위로 흩어집니다.

창백하게 잠겨가는 하늘을 더듬기 시작하다가

별을 보자하고 그네를 이끌고 나선 길입니다.

어스름의 늦저녁에 이끌려서 나선 길입니다.

해풍이 모처럼 바닷물을 선착장 위로 넘게 하는

노을이 눈높이에 있는 영종도 예단포 포구입니다.

 

먼 수평선을 보며 교대를 기다리는 어린 군인들 두엇

파도 위를 보며 망둥어를 기다리는 서툰 낚시꾼 몇몇

들어오는 차를 보며 첫 손님을 기다리는 칼국수집 아낙

찬 기운에 별 오르기를 기다리는 그네와 나까지

기다리는 안타까운 지루함은 노을처럼 흘러가고

어스름은 포구 속 사람들을 하나둘 밀어가며

사람보다는 땅이 더 넓음을 일러줍니다.

 

어둑해도 아직도 푸름을 남겨 두는 하늘에서

별들은 이제 사람들에게 제 모습을 하나둘 드러내며

땅보다는 하늘이 더 높음을 보여줍니다.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보다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별들이 서서히 많아질 때

비로소 여기가 섬임을 깨닫습니다.

섬에서 별을 보며 살아가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 2019. 10. )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