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가마 타고 어사또가 오셨으니, 백년해로 뉘라 아니 부러워하리. 각 방 하인 달려들어 어사또를 모실 적에 어사또의 거동 보소. 입으셨던 그 복색에 청목 부채 코 가리고 남여 위에 높이 앉아 동헌으로 들어와서 자리에 취한 연후에 각 육방 예를 그만두고 수형리를 불러들여, “네 고을 옥 죄인이 몇 명이나 갇혔느냐?” “열한 명이외다.” “하나도 빠짐없이 이리 다 올려라.” 옥쇄장이가 옥의 자물쇠 들고 급급히 내려가서 죄인 모두 올릴 적에, 춘향이는 아픈 다리 큰 칼 쓰고 올 수 없어, 상단의 어깨 짚고 발걸음을 간신히 떼어 몇 걸음 못 가서 쉬어가며 올라올 제, 문간의 재촉 소리 벽력이 진동한다. 열한 죄인 한가지로 관청의 뜰에 늘어 엎드리니 어사또 분부하되, “그중에 계집 죄인 한편으로 내앉히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