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수재는 너를 이미 잊었으니, 의복 단장 고이 하고 수청 들라. 사또는 서울 양반 본집은 북촌이요, 춘추는 마흔다섯, 전직은 삼읍이요, 인물은 일색이라. 풍류를 좋아하고 여색을 사랑하여 남원 춘향 예쁘다는 말 경향에 대단하니, 남원 부사 하신 후에 길 중간에 점고 만나 볼까 속에 잔뜩 재촉하였더니, 점고를 다 하여도 춘향 이름 부르지 아니한다. 호장에게 하문하여, “너의 고을 기생 중에 춘향이가 있다더니, 점고 불참 웬일이냐?” 호장이가 여쭈오되, “춘향이라 하는 것이 기생인 게 아니오라 퇴기 월매 딸이온데, 생김새와 재주가 기묘하기로 구관댁 도령님이 머리를 얹었네다.” 사또가 또 물으셔, “서울 데려갔다느냐?” “그저 제집 있삽내다.” “기생의 딸이면은 무슨 허물 있겠느냐? 구경하게 불러오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