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풍물한양가 42

한양가(한산거사) - 3.관아 _ 바.육조

3. 관아 바. 육조 호조(戶曹)는 판탁지(判度支)라 부세전곡(賦稅錢穀) 맡아 있어 삼당상(三堂上) 육랑청(六郞廳)의 별예방(別例房)이 주장(主掌)이요, 회계하는 계사(計士)들은 도필지리(刀筆之吏) 되어 있고 공조(工曹)는 수형부(水衡府)라 각색장색(各色匠色) 총찰(總察)하여 응역(應役)하기 일삼으니 와서(瓦署) 선공(繕工) 매여 있고 예조(禮曹)는 남궁(南宮)이라 선왕 제례(先王制禮) 본받아서 군왕(君王)의 진퇴범절(進退凡節) 종사(宗社) 산천제향(山川祭享)이며 제례작악(制禮作樂) 일삼으니 통례원(通禮院) 거느리고 병이조(兵吏曹) 동서편(東西便)은 택문택무(擇文擇武) 추려내어 내직(內職)이며 외직(外職)이며 정경아경(正卿亞卿) 도백유수(道伯留守) 주서한림(注書翰林) 각신(閣臣)들과 옥당승지(玉堂承旨) ..

한양가(한산거사) - 3.관아 _ 마.의금부

3. 관아 마. 의금부 의금부(義禁府) 삼당상(三堂上)과 도사(都事)는 열이로다. 춘추필법(春秋筆法) 가지고서 금고찬배(禁錮竄配) 일삼으니 팔십명(八十名) 나장(羅將)이는 알도(―道)에 눈을 박아 상투 끝에 젖혀 쓰고 철릭(天翼) 위에 아청작의(鴉靑鵲衣) 흰 실로 줄을 놓아 임금 왕자(王字) 써서 입고 전옥(典獄)은 수도부(首都府)라 약법삼장(約法三章) 일을 삼고 ---------- * 의금부(義禁府): 중죄인을 신문하는 일을 맡아보던 관아. * 삼당상(三堂上): 육조(六曹)의 판서(判書)와 종이품의 참판(參判), 정삼품의 참의(參議). * 도사(都事): 충훈부(忠勳府), 의금부, 중추부(中樞府), 오위도총부(五衛都摠府) 등에 소속되어 관리의 감찰, 규탄 등을 맡아보던 종오품(從五品)의 벼슬. ‘충훈부’..

한양가(한산거사) - 3.관아 _ 라.오군영과 포도청

3. 관아 라. 오군영과 포도청 무장(武將)네 모양들은 은안준마(銀鞍駿馬) 좋은 말에 뻐기어 높이 앉아 흉허복실(胸虛腹實) 마상(馬上) 모양 웅호(熊虎)의 기상이요 진변(鎭邊)할 장수로다. 도감(都監)은 오천병마(五千兵馬) 삼영문(三營門) 되어 있어 대명(大明) 적 복색(服色)으로 모단 전건(毛緞戰巾) 젖혀 쓰고 선기대(善騎隊) 날랜 군사 일검증당(一劍曾當) 백만사(百萬師)라. 전주작(前朱雀) 되어 있어 몸 기(旗)는 붉은 기요, 금위영(禁衛營) 삼천병마(三千兵馬) 별무사(別武士)가 건장하다. 좌청룡(左靑龍) 되어 있어 몸 기(旗)는 푸른 기요, 어영청(御營廳) 삼천병마 가전별초(駕前別哨) 되어 있고 우백호(右白虎) 되어 있어 몸 기(旗)는 흰 기로다. 총융청(摠戎廳) 삼천병마 무예(武藝)는 무적(無敵)..

한양가(한산거사) - 3.관아 _ 다.의정부

3. 관아 다. 의정부 의정부(議政府) 삼상(三相)네는 애민하사(愛民下士) 하는 모양 평교자(平轎子) 늦은 줄에 낮은 키 별구종(別驅從)이 고이 메어 가오실 제 호피(虎皮) 꼬리 땅을 쓴다. 대로 결은 파초선(芭蕉扇)을 햇빛을 반쯤 가려 벽제(辟除)도 크지 않고 행보(行步)도 완완(緩緩)하다. 거룩하다 서불장개(暑不張盖) 상위(相位)의 도리로다. 이(吏)호(戶)예(禮)병(兵)형(刑)공(工)은 육경(六卿)이 되었어라. 호기(豪氣) 있는 대사마(大司馬)는 백보(百步)밖에 인배(引陪) 세우고 건장한 노자(奴子) 기수(旗手) 원앙진(鴛鴦陣) 작대(作隊)하여 쌍쌍이 벽제(辟除)소리 날래고도 영렬(英烈)하다. 외바퀴 높은 초헌(軺軒) 키 큰 구종(驅從)들이 손을 들어 밀어 갈 제 좌우에 색구(色驅) 견배(牽陪) 호..

한양가(한산거사) - 3.관아 _ 나.호위군대

3. 관아 나. 호위 군대 별군직(別軍職) 선전관(宣傳官)은 보기 좋은 비단 조복(朝服) 다홍대단(-紅大緞) 홍수(紅袖) 달고 순금밀화(純金密花) 쌍단추며 그 위에 갑사관대(甲紗冠帶) 수박빛이 고울시고. 오위장(五衛將) 충익장(忠翊將)과 문부장(門部將) 수문장(守門將)은 호반(虎班)의 벼슬이라 관대(冠帶) 속에 군복(軍服) 입고 육백금군(六百禁軍) 호위군관(扈衛軍官) 내삼청(內三廳)에 번(番)을 들어 무예(武藝)도 갸륵하고 치마(馳馬)도 날쌔도다. ---------- * 별군직(別軍職): 별군직청(別軍職廳)에 속한 무직(武職). ‘별군직청’은 임금을 호위하는 일과 죄인을 잡아내는 일을 맡아보던 관아. * 선전관(宣傳官): 선전관청(宣傳官廳)의 정삼품부터 종구품까지의 무관 벼슬. ‘선전관청’은 병조(兵曹)..

한양가(한산거사) - 3.관아 _ 가.승정원

3. 관아 가. 승정원 정원(政院)의 육승지(六承旨)는 후설지신(喉舌之臣) 되어 있어 궐내(闕內)의 대소사(大小事)와 백각사(百各事) 모든 일을 내외공사(內外公事) 한데 하여 계청계파(啓請啓罷) 일삼으니 영귀(榮貴)도 갸륵하고 소임(所任)도 중대하다. 옥당(玉堂) 각신(閣臣) 한주(翰注)네는 주경야대(晝經夜對) 일이로다. 연소(年少)한 어린 명사(名士) 공명(功名)이 명환(名宦)이라. ---------- * 정원(政院): 임금의 명령을 전달하고 여러 가지 사항들을 임금에게 보고하는 일을 맡아보던 관아 * 육승지(六承旨): 육방(六房)에 각각 소속되어 있는 승정원(承政院)의 여섯 승지(承旨). ‘승정원’은 왕명의 출납과 조정의 언론을 맡았던 관아. ‘여섯 승지’는 왕명의 도승지(都承旨)ㆍ좌승지(左承旨)ㆍ우..

한양가(한산거사) - 2.궁궐 _ 라.내병조

2. 궁궐 라. 내병조 아청(鴉靑) 무명 넓은 띠에 문패(文貝)를 빗겨 차고 각궁노자(各宮奴子) 모양들은 벙거지 넓은 갓끈 두루마기 반물 들여 소매 길게 하여 입고 내병조(內兵曹) 근장군사(近仗軍士) 문문(門門)이 지켜 있어 금잡인(禁雜人) 총찰(統察)하니 가죽 등채(藤-) 손에 들고 이리 뛰며 저리 뛰니 기상(氣象)이 호륵(豪勒)하다. ---------- * 아청(鴉靑): 검은빛을 띤 푸른 빛. * 문패(文貝): 조개 장식. * 노자(奴子): 사내종. * 벙거지: 털로 검고 두껍게 만든, 갓처럼 쓰던 물건. * 내병조(內兵曹): 궁중에서 시위(侍衞)나 의장(儀仗)의 일을 맡아보던 관아 * 근장군사(近仗軍士): 궁궐 문을 경계하고 임금이 거둥할 때에 경호하는 일을 맡던 군사. * 금잡인(禁雜人): 상관없..

한양가(한산거사) - 2.궁궐 _ 다.나인

2. 궁궐 다. 나인 처소(處所) 나인(內人)들은 안 일을 감았는데 지밀(至密) 침방(針房) 수방(繡房)이며 생것방(-房) 소주방(燒廚房)이 백각사(百各事) 각각 맡아 아침저녁 문안(問安)이며 의대수문(衣襨繡紋) 침선(針線)이며 수라진찬(水刺進饌) 직분이라. 윤주라(贇紬羅) 모단(毛緞) 너울 두록대단(豆綠大緞) 드림이며 홍융사(紅絨絲) 유소(流蘇) 매듭 빛 좋게 늘어지고 남소화주(藍水禾紬) 긴 너울은 누런 화판(花瓣) 조밀(稠密)하다. 설한단(雪漢緞) 남치마(藍-)와 불빛 모단(毛緞) 족두리며 어여머리 늦은 낭자 오두잠(烏頭簪) 금죽즐(金竹櫛)과 긴 원삼(圓衫) 짧은 당의(唐衣) 요지연(瑤池宴) 뫼셨는 듯 분대(分帶)도 절등(絶等)하고 주취(珠翠)도 화려하다. 항아(姮娥)가 적강(謫降)한가, 속태(俗態)..

한양가(한산거사) - 2.궁궐 _ 나.내관과 무예청

2. 궁궐 나. 내관과 무예청 사지(事知)한 내시(內侍)들은 승전(承傳) 차지(次知) 장번(長番)이라. 건장한 무예청(武藝廳)은 자주군복(紫朱軍服) 남전대(藍纏帶)에 십팔기예(十八技藝) 주장(主掌)하니 기상(氣像)이 호용(豪勇)하다. 밤이면 호피(虎皮) 두건(頭巾) 호피 군복 삼모장(三-杖)에 파수(把守)마다 앉았으니 호분군(虎賁軍) 되어 있고 맵시 있는 전별감(殿別監)은 이팔청춘 아이로다. 당당 홍의(紅衣) 자지(紫芝) 두건(頭巾) 남광다회(藍廣多繪) 넓은 띠를 가슴에 눌러 띠고 빛 좋은 순금(純金) 동곳 큰 대(大)자 새겨 내어 모양 좋게 꽂아 있고 모대(帽帶)한 사알(司謁) 사약(司鑰), 융복(戎服)한 무감(武監) 통장(統將) 별감(別監) 무감(武監) 영통(領統)하여 합문(閤門)에 등대(等待)하고 ..

한양가(한산거사) - 2.궁궐 _ 가.궁궐 건물

2. 궁궐 가. 궁궐 건물 여염(閭閻)은 억만가(億萬家)요 성첩(城堞)은 사십리(四十里)라. 동편은 종묘(宗廟)되고 서편은 사직(社稷)이라. 경복궁(景福宮) 창덕궁(昌德宮)과 창경궁(昌慶宮) 큰 전각(殿閣)이 반공(半空)에 솟았으니 만호(萬戶) 천문(千門) 깊을세라. 인정전(仁政殿) 근정전(勤政殿)은 치민(治民)하는 정전(正殿)이요, 희정당(熙政堂) 대조전(大造殿)은 지밀처소(至密處所) 되었어라. 영화당(暎花堂) 석거각(石渠閣)은 춘당대(春塘臺) 임(臨)하였고 옥류천(玉流川) 깊은 곳은 별유천지(別有天地) 되었어라. 주(周)나라 영대영소(靈臺靈沼) 못 보아도 여기로다. 금원(禁苑)의 기화이초(奇花異草) 구중(九重)에 봄 늦었다. 백조(白鳥)는 학학(翯翯)하고 우록(麀鹿)은 유복(攸伏)이라. 어수당(魚水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