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병자일기

경진년(1640) - 1월

New-Mountain(새뫼) 2022. 3. 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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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큰달 무인

 

계축 초하루

흐렸다.

대궐에 새벽 문안하셨다.

 

1월 2,3,4일

맑았다.

어수선하여 기록하지 못한다.

감찰댁이 들어왔다. 이찰방이 오셨다.

영감께 형조판서가 내려졌다.

 

1월 5일

주상의 은혜에 감사하며 절을 올렸다.

감찰댁이 나가셨다.

모든 손님네들이 계속하여 오시니 다들 약주 잡숫고 취하셨다.

 

1월 6일

맑고 따뜻하였다.

 

1월 7일

흐렸다.

새벽에 목강릉의 대상이라 가 다녀오셨다.

내의원의 제조를 그만두게 하시고 형조판서를 시키시니, 주상의 뜻이 어떠하신지 생각하고 영감이 우셨다.

이찰방과 손님네들 또 약주 잡수셨다.

 

1월 8일

종일 바람이 불고 눈이 왔다.

신찰방, 이찰방이 다 집에서 식사하였다.

손님네들이 약주 잡수셨다.

 

1월 9일

맑았다.

형조에 좌기하셨다.

이찰방이 광주로 나가셨다.

 

1월 10일

맑고 추웠다.

젊으신 이가 왔다.

 

1월 11일

아침에 흐리다가 늦게 눈이 왔다.

천남이 어미가 오시에 아들을 낳았다. 영감 마음이 우쭐우쭐하시다. 나는 어찌 된 팔자가 딸 하나와 아들 넷을 낳았으나 종적도 없어졌는가. 나이도 많고 병이 드니 더욱 설워한다.

며느리가 가니 더욱 마음이 울적하다.

모레 지낼 증조부 기제사의 제물을 유생원 댁으로 차려 보냈다.

 

1월 12일

새벽부터 눈이 내렸다.

임천 생원이 가니 섭섭하다. 지난해 섣달 스무닷샛날 와서 제사에 갔다가 정월 초이렛날 들어왔다가 오늘 간 것이다.

 

1월 13일

맑고 추웠다.

신찰방이 하직 숙배를 하시고 집에서 식사를 한 후 가셨다.

어제 어두워질 무렵에 신형과 한진 씨가 와서 술을 네 잔씩 잡수셨다. 신참봉은 여기서 자고 아침 식사 후에 가셨다.

 

1월 14,15일

맑고 추웠다. 차례 지냈다.

사곡의 상자가 왔다.

 

1월 16일

맑고 추웠다.

날이 새자마자 신찰방이 청파 가신 곳에 오이를 안주하여 다녀오셨다.

이내승이 와서 약주를 또 잡수셨다. 남두필이 함흥으로 간다고 하면서 왔다.

 

1월 17일

맑고 추웠다.

두필이가 함흥으로 갔다.

 

1월 18일

아침에 눈이 오다가 늦게 개었다.

형조에 좌기하셨다.

문밖 어머님 기제사를 지내니 외손도 없이 감찰이 두림이를 데리고 제사를 지내니 슬픔이 새롭게 그지없다. 비록 첩의 자식인들 어찌 아니 크랴. 제사 후에 감찰도 나가고 사직 상자도 새벽에 갔다. 저녁때에 중주가 왔다.

 

1월 19일

맑았다.

이순 댁의 혼인에 가셨다가 취하여 들어오셨다.

이찰방이 오셨다.

 

1월 20일

조금 따뜻하였다.

이찰방은 집에 머물러 있다.

 

1월 21일

아침에 흐렸다.

남참의 부인의 소상이라 식사 후에 나가셨다.

사직골에 가셔서 취하시고 어두워질 무렵에 들어오셨다.

 

1월 22일

맑고 바람이 불었다.

오늘 꿈에 사곡 어머님, 문밖 어머님, 오라버님을 뵈옵고, 또 하늘에 흰 무지개가 섰다고 하기에 보니 온 하늘이 다 무지개빛이고, 오색구름이 어렸는데 기둥 같은 묽은 것이 대나무 마디같이 있어 뻗어내려 왔는데, 그 줄에서 한 노파가 나에게 말하기에, 내가 손을 비비면서 말하기를,

‘영감이 백 세나 살아 계시게 하소서.’

하니까 그 노인이 큰 우물가에 물이 가득한 곳에 앉아서 쌀 다섯 되만 가지고 와서 씻으라고 하고 감을 달라고 하거늘 문밖 어머니께 여쭙고, 감 한 꼬치를 동고리에 담아 가지고 나갔더니 그 여자 노인이 먹으면서 쌀을 씻으라고 하다가,

깨어서 깨달으니 무슨 운수가 좋을 조짐이 있어 이따금 보아도 선인과 하늘부터 보이시니 알지 못할 일이다. 신기한 일이 끝까지 있으려나 한다.

 

1월 22일

밝았다.

꿈에서 물로 들어가 보이니 어떠한가.

 

1월 23일

맑고 추웠다.

저녁때에 사곡 대기에 가셨다.

 

1월 24일

흐리고 추웠다. 눈발도 흩날렸다.

제사 지내신 후 새벽에 내려오셨다.

남참의가 와서 술을 두어 잔 잡수셨다. 경상도로 가는 종들이 나가서 자고 이십오일 간다고 한다.

 

1월 25일

밤에 눈이 많이 왔다.

아침 식사 전에 좌기하셨다. 배오개 판서 댁에 다녀오셨다. 생일이었다고 하시며, 취하셔서 저녁때에 들어오셨다.

 

1월 26일

맑았다.

정전의 가 와서 술을 석 잔 잡수셨다.

박진사가 갔다.

 

1월 27일

맑았다.

식사 후에 좌기하셨다.

 

1월 28일

흐리고 눈이 조금 왔다.

정전의와 정집 씨 다들 와 다녀갔다.

 

1월 그믐날

흐렸다.

이시해가 와서 약주를 여섯 잔 잡수시고, 밖의 손님 네 분이 다 네 잔씩 잡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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