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병자일기

경진년(1640) - 3월

New-Mountain(새뫼) 2022. 3. 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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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큰달 경진

 

임오 초하루

밤부터 큰비가 왔다.

 

3월 2일

흐리고 바람이 불었다.

 

3월 3일

맑고 바람이 불었다.

영감께서 형조에 좌기하신 후에 동문 밖에 가 다녀오셨다.

다례를 지냈다.

사곡 상자가 왔다.

 

3월 4일

맑았다.

삼개의 논을 갈았다.

 

3월 5일

맑았다.

벽제에 나가셨다.

금산 오라버님이 와서 다녀가셨다.

논에 씨 아홉 말을 삶으러 갔다.

 

3월 6일

종일 흐리더니 저녁때에 비가 뿌렸다.

 

3월 7일

바람이 불고 맑았다.

동궁 전하께서 사시에 들어오신다고 한다. 온 조정의 신하와 백성들이 다 즐거우니 아주 계셨으면 한다.

저녁때에 남참봉이 왔다.

 

3월 8일

맑았다.

대궐에 새벽 문안하셨다.

 

3월 9일

맑았다.

아침 드신 후에 청배에 가시더니 약주를 잡수시고 들어오셨다.

저녁때에 치자 바꾼 일들 때문에, 배오개 영감과 병조판서와 홍보가 옥에 갇힌 기별이 오니, 의금부에 가셨다가 밤중쯤에 들어오시니 그런 놀라운 일이 없다.

치자를 대신 보내신 일 때문에 이러하니, 두림이가 가게 되었으니, 아직 어린아이로서 나의 눈과 귀 같은 구실을 하고 있다가, 저리로 보내게 되는 심정이 슬프기 그지없다. 이런 시절이 옛날에 있었던가? 갑갑한 일이다.

 

3월 10일

맑았다.

새벽에 의금부에 가 다니셔서 형조에 좌기하셨다.

병조판서와 공조판서도 다 아침에 갇히셨다고 하니 놀랍다.

 

3월 11일

맑았다.

날이 아직 밝기 전에 모여서 옥에 갇히신 분들을 만나보러 가셨다.

오늘 정사에서 대사헌에 임명되시니 전에는 대사헌이 민망하더니 이번에는 이런 시원한 일이 없다. 비록 아래 자리이나 편안하니 기쁘기 한량없다. 모두들 치하하러 오셨다.

 

3월 12일

맑고 바람이 불었다.

새벽에 사은 숙배하시고 의금부에 다녀서 사헌부에 좌기하셨다.

오후에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많이 왔다. 밤을 새워 왔다.

 

3월 13일

흐리다가 저녁때에 비가 조금 왔다.

연양군이 문밖으로 나가시니 가보고 오셨다.

내 마음도 섭섭하니 벗님네들은 서로 섭섭함이 많으실 것이다.

 

3월 14일

흐리더니 오후에 비가 조금 왔다.

연양군이 동작으로 나가시니 그지없이 섭섭하고 마음이 울적하다. 얼마 가 계실 것은 아니지마는 인정이야 어떠하겠는가?

오이 안주를 장만하여 강머리에 나가셨더니 벌써 배가 건너 가버린 뒤였으므로 그 약주를 영안위와 강가에서 잡수시고 취하여 들어오셨다.

 

3월 15일

맑았다.

조풍덕이 와서 술을 석 잔 잡수셨다.

조경진과 이참봉, 장씨가 두 잔씩 잡수셨다.

 

3월 16일

아침에 흐리더니 늦게 비가 왔다.

한형길, 이사인, 배천의 원님, 유생원이 와서 다들 취하여 가셨다.

 

3월 17일

맑았다.

사헌부에 좌기하신 후에 남두첨 댁에 가셔서 취하여 들어오셨다.

 

3월 18일

맑았다.

 

3월 19일

흐렸다.

조풍덕이 와서 술을 두 잔 잡수셨다.

다른 손님네들도 다 많이 잡수셨다.

 

3월 20일

맑았다.

의정부에서 방납을 봉하는 데 가 다녀오셨다.

 

3월 21일

맑았다.

 

3월 22일

비가 왔다.

사은사가 가는데 주상께서 거둥을 하셨기에 모화관에 진지와 약주를 가져갔다.

젊은이가 마음 든든하다.

 

3월 23일

비가 조금 오고 흐렸다.

모든 손님네가 와 약주를 잡수었다.

 

3월 24일

맑았다.

모두 약주를 잡수셨다.

 

3월 25일

맑았다.

영감의 생신일이니 이후로 백 번이나 오늘 같은 날을 지내소서 축원하노라. 자식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그지없어 하노라.

배오개 영감, 한평군, 김신국 형제, 이덕형이 오셔서 다 취하셨다.

 

3월 26일

맑았다.

조카들 어제 오늘 다 모였다.

이대화가 네 잔 잡수셨다.

식사 후에 이첨지, 남두첨, 또 밖에서 여러 손님이 와 약주를 많이 잡수셨다.

 

3월 27일

흐렸다.

사복시의 허첨지 와 약주를 드셨다.

어두울 무렵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서 밤을 새워 왔다.

 

3월 28일

흐리고 비가 오다가 오후에 개였다.

이순과 조정랑이 와 또 많이 잡수셨다.

 

3월 29일

흐렸다.

배오개에 가 다녀오셨다.

죽산 원님이 와서 다녀갔다.

 

3월 그믐날

가끔 맑았다 흐렸다 했다.

오후에 나가시더니 변삼근 댁에 가셔서 반쯤 취하여 들어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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