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덴동어미화전가

덴동어미화전가(소백산대관록) - 제3부 _ 3.꽃화자 노래

New-Mountain(새뫼) 2020. 10.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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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부

 

3.  꽃 화자 노래

 

어여쁠사 어린 낭자 의복단장 제대로 하고

방긋 웃고 썩 나서며 좋다좋다 얼씨구 좋다.

잘도 하네 잘도 하네.

봄 춘자 노래 잘도 하네.

봄 춘자 노래 다했는가.

꽃 화자 타령 내가 함세.

 

꽃과 물이 함께 흘러가는 물에

얼굴 가득했던 수심을 세수하고

꽃 화자 얼굴 단장하고 반만 웃고 돌아서니

해사스럽게 웃는 모양 해당화와 한가지요,

노을처럼 붉은 앵두 볼은

홍동화가 빛이 곱다.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온 몸이 꽃 화자라.

꽃 화자 같은 이 사람이

꽃 화자 타령 하여 보세.

좋을시고 좋을시고 꽃 화자가 좋을시고

 

봄을 알리려는 꽃바람이 다시 불어

따뜻한 봄 모든 생명 흐르러지는 꽃 화자라.

대청 위 천년 동안 장수 하실 장생화는

우리 부모님 꽃 화자요.

무릎 아래 오랜 세월 이어나갈 무궁화는

우리 자손의 꽃 화자요.

요지연에 삼천년 만에 핀 벽도화는

서왕모의 꽃 화자요.

천 년에 한 번 피는 천수화는

광한전의 꽃 화자요.

극락전의 선비화는

석가여래 꽃 화자요.

천태산의 노고화는

마고선녀 꽃 화자요.

춘당댁의 선리화는

우리 임금님 꽃 화자요.

비온 뒤에 붉어진 부귀한 봄꽃들은

우리 집의 꽃 화자요.

간절히 바라도 잊지 못할 상사화는

우리 낭군의 꽃 화자요.

천리 타향의 한 그루 꽃은

귀양 사는 문인의 꽃 화자요.

달 가운데 피어난 계수나무 붉은 꽃은

월궁 항아의 꽃 화자요.

황금집의 금은화는

석가모니의 꽃 화자요.

 

해바라기 하는 촉규화는

등장군의 꽃 화자요.

귀촉도 귀촉도 두견화는

초 회왕의 꽃 화자요.

밝은 모래 십 리에 핀 해당화는

바다 위 신선들의 꽃 화자요.

돌다리 위 봉선화는

구운몽 성진의 화자요.

숭화산에 피어 있는 흰 오얏꽃은

이적선의 꽃 화자요.

용산에서 관모가 떨어질 때 핀 황국화는

도연명의 꽃 화자요.

백룡퇴 사막의 푸른 무덤에 핀 꽃은

왕소군의 꽃 화자요.

마외역에 피어난 양귀비의 꽃은

당 현종의 꽃 화자요.

 

첩첩한 산속의 철쭉꽃은

팔십 노승의 꽃 화자요.

울긋불긋 찔레꽃은

조카딸네 꽃 화자요.

봄날 잠시 피어나는 복숭아꽃 오얏꽃은

기생집의 젊은 기생 꽃 화자요.

목동이 가리키는 곳에 핀 살구꽃은

술집이 어디냐고 물어보는 꽃 화자요.

강남의 붉은 연꽃은

전당 호수 위에 핀 꽃 화자요.

꽃 중의 제일인 모란화는

꽃 중에도 어른이요.

기생집 창문 앞의 옥매화는

꽃 화자 중에 미인이요.

꽃 섬돌 위에 핀 함박꽃은

꽃 화자 중에 우러를 만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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