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덴동어미화전가

덴동어미화전가(소백산대관록) - 제3부 _ 4.화전놀이의 마무리

New-Mountain(새뫼) 2020. 10. 2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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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부

 

4.  화전놀이의 마무리

 

허다 많은 꽃 화자가 좋고 좋은 꽃 화자나

화전하는 꽃 화자는 참꽃 화자가 제일이라.

다른 꽃 화자는 그만두고

참꽃 화자 화전 하세.

젓가락으로 집어먹으니 향기 입속 가득하고

한 해의 꽃 화자가 뱃속으로 전해오네.

향기로운 꽃 화자 전을

우리만 먹어 되겠는가.

꽃 화자 전 매우 많이 부쳐

꽃가지 꺾어 많이 싸다가

장생화 같은 우리 부모

꽃 화자로 받들어 모셔보세.

꽃다울사 우리 아들 꽃 화자로 먹여 보세.

꽃과 같은 우리 아기 꽃 화자로 달래 보세.

꽃 화자 타령 잘도 하니 노래 속에 향기난다.

나비 펄펄 날아들어 꽃 화자를 찾아오고

꽃 화자 타령 들으려고

난새 봉황 공작이 날아오고

뻐꾸기 꾀꼬리 날아와서

꽃 화자 노래에 화답하고

꽃바람은 실실 불어

옥을 깨뜨리듯 고운 목소리 가져가고

푸른 산에 흘러가는 물소리는

꽃노래를 어우르고

붉은 노을이 일어나며 꽃노래를 어리고

오색 구름 일어나며 머리 위에 둥둥 뜨니

하늘의 신선들이 내려와서

꽃노래를 듣는가 봐.

 

여러 부인이 칭찬하니 꽃노래도 잘도 하네.

덴동어미 한번 만나 자네의 꽃 따며 불러

만난 사람 노래하니 우리 마음 더욱 좋으이.

신선놀음 이 좌석에 꽃노래가 좋을시고.

꽃노래도 하자 하니 우리 다시 할 것 없네.

궂은 맘이 없어지고 착한 맘이 돌아오고

걱정 근심 없어지고 흥취 있게 놀았으니

신선놀음 누가 봤나, 신선놀이 한 듯하니

신선놀음 다를 손가, 신선놀음 이와 같지

 

화전놀이 흥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해가 벌써 석양일세.

사월 해가 더디더니 오늘 해는 짧도다.

하느님이 감동하셔 사흘 해만 더 맡아 주소.

사흘 해를 더 맡아도 하루 해는 마찬가지니

해도 해도 길고 보면 실컷 놀고 가지마는

해도 해도 짧을시고, 이내 그만 해가 가네.

산그늘은 물 건너고 까막까치 자려 드네.

각기 귀가 하리로다, 언제 다시 놀아볼꼬.

꽃 없이는 재미없어 내년 삼월 놀아보세.

 

소백산(小白山) 대관녹(大觀錄)

 

무인연(戊寅年) 구월 초삼일

갑슐(甲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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