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I. 옥중 고초 가. 내 딸이 너로 하여 옥중에서 죽는구나 허둥지둥 바삐 걸어 또 한 곳을 다다르니, 풍헌 약장, 면임들이 답인과 수결 발기를 들고 백성들에게 물품을 거둬들이는구나. 이달 이십칠일이 이 고을 원님 생일이라. 크고 작은 가리지 않고 나누어 돈과 쌀을 거둬들이니, 백성들의 원한이 하늘을 찌르니 집집이 울음이다. 길가에서의 상제가 하나 울고 가며 하는 말이, “이런 관장 보았는가? 살인죄의 죄명을 적어 관청에 내었더니, 원님이 판결을 내리되, ‘얼마 되지 않는 백성 중에 하나 죽고도 어렵거든, 또 하나를 사형에 처하면 두 백성을 잃는구나. 바삐 몰아 내치어라.’ 하니 이런 일처리를 보았는가?” 이런 말도 얻어듣고 또 한 곳 다다르니 나무꾼 하나 하되, “불쌍하고 가련하다. 이인들 아니 불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