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실낱 같은 내 목숨을 어사 낭군 살렸구나 “얼싸, 좋을시고. 이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전생인가, 이생인가. 아무래도 모르겠네. 조물주가 이루었나? 하늘과 신령이 도왔는가? 좋을, 좋을, 좋을시고. 어사 서방이 좋을시고. 세상 사람 다 듣거라, 젊은 나이로 과거에서 장원급제하니 젊어 급제 즐거운 일, 첫날밤 동방에 비치는 환한 촛불에 노총각이 숙녀 만나 즐거운 일, 천 리 타향 옛 고향 사람 만나 즐거운 일. 봄날 심한 가뭄 단비 만나 즐거운 일, 칠십 노인 구대 독신 아들 낳아 즐거운 일, 수삼 천 리 유배 죄인 대사면 만나 즐거운 일, 세상의 즐거운 일 많건마는 이런 일도 또 있는가? 실낱 같은 내 목숨을 어사 낭군이 살렸구나. 좋을, 좋을, 좋을시고. 저리 귀히 되었구나. 어제는 떠돌아다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