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복의 '아기설'과 '파아기설' ( 벙어리저금통 이야기 )
아기설(啞器說), 파아기설(破啞器說) - 벙어리 저금통 이야기 안정복(安鼎福: 1712∼1791) 1. 아기설(啞器說) 정사년(1737) 가을에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서울에 갔다가, 시장에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물건 하나를 발견했다. 위는 둥글고 아래는 평평하며 속은 텅 비었는데, 이마에는 일자(一字)모양으로 가늘게 구멍이 뚫려 있었다. 丁巳秋。余赴試入京。市上有器。上圓下平。中空而頂穿細穴。如一字形。前所未見也。 내가 종복을 돌아보며, “이게 무슨 물건인가?” 하니, 그는 “벙어리입니다.” 하였다. 내가 그 말을 알 수가 없어서 또 묻기를, “이게 무슨 물건이냐?” 하니, 또 다시 “벙어리입니다.” 하였다. 나는 그가 농하는 줄 알고 화가 나서 “내가 이 물건이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벙어리라고만 대답을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