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문산문 251

김득신의 '두 발발이의 싸움이야기(과설)'

과설(猧說) - 두 발발이의 싸움 이야기 ​ 김득신(金得臣, 1604~1684) 신영산 옮김 余投大軱兩猧, 一猧先齧之, 一猧次齧之. 先齧猧暴怒唅呀, 噬次齧猧, 則兩猧共鬪, 不暇齧軱. 여투대고양와 일와선설지 일와차설지 선설와포노함하 서차설와 칙양와공투 불가설고 내가 두 발바리에게 큰 뼈다귀를 던지니, 한 놈이 먼저 물어뜯자, 다른 놈이 다음에 물어뜯으러 달려들었다. 먼저 물어뜯은 놈이 사납게 성을 내며 입을 벌려 짖어대자, 다음에 물어뜯은 놈도 물어뜯으니, 두 놈이 함께 싸우느라 뼈다귀를 물어뜯을 겨를이 없었다. 忽一他猧過之見棄軱, 銜而走之. 兩猧以共鬪抎其軱. 一猧小者大傷, 一猧大者甚勞. 홀일타와과지견기고 함이주지 양와이공투운기고 일와소자대상 일와대자심로 이때 갑자기 다른 발바리 한 마리가 지나다가 버려진..

이건창의 '열일곱에 쓴 허물 이야기(과설 십칠세 작)'

과설 십칠 세 작 (過說 十七歲作) ; 열일곱에 쓴 허물 이야기 이건창(李建昌, 1852~1898) 신영산 옮김 人有悔其過, 而思所以補之者, 問於師, 인유회기과 이사소이보지자 문어사 한 사람이 자기 허물을 뉘우치고, 고칠 것을 생각하고 스승에게 물었다. 師曰 : “善乎問也. 夫人也鮮不有過, 過而知之者甚鮮, 知而悔之者尤鮮, 悔而思所以補之者, 絶無焉. 子能以人所同有者爲耻, 改而就絶無者謀焉. 子之過不待補而補矣. 予何言. 사왈 선호문야 부인야선불유과 과이지지자심선 지이회지자우선 회이사소이보지자 절무언 자능이인소동유자위치 개이취절무자모언 자지과부대보이보의 여하언 그러자 스승이 답하였다. “좋은 물음이로다. 무릇 사람이 허물이 있지 않은 자가 드물고, 허물이 있더라도 그것을 아는 자가 매우 드물며, 또 허물이 있음..

조호익의 '활쏘는 이야기(사설)'

사설(射說) ; 활 쏘는 이야기 ​ 조호익(曺好益, 1545~1609) 신영산 옮김 ​ 孔子曰 : “射有似乎君子. 失諸正鵠, 反求諸其身.” 此說今驗之, 亦然. 공자왈 사유사호군자 실제정곡 반구제기신 차설금험지 역연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활을 쏘는 것은 군자와 비슷함이 있다. 과녁에서 벗어나면, 돌이켜보고 자기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곤 한다.” 이 말을 지금에 와서 징험해 보니, 역시 그렇다. 雖至無知之武夫與極矯詐之小人, 至於發矢而不中, 則曰吾誤發也, 矢高出, 則曰吾發矢太高也, 東出, 則曰吾發矢太偏也. 不曰帿太低也, 帿太偏於西也. 投壺亦然. 수지무지지무부여극교사지소인 지어발시이불중 칙왈오오발야 시고출 칙왈오발시태고야 동출 칙왈오발시태편야 불왈후태저야 후태편어서야 투호역연 비록 무지한 무인들이나 행실을 나쁜..

신경준의 '훈민정음운해 서문'

훈민정음운해서 (訓民正音韻解序) 신경준(申景濬, 1712~1781) 신영산 옮김 東方舊有俗用文字, 而其數不備, 其形無法. 不足以形一方之言, 而備一方之用也. 正統丙寅, 我世宗大王製訓民正音. 동방구유속용문자 이기수불비 기형무법 부족이형일방지언 이비일방지용야 정통병인 아세종대왕제훈민정음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세속에서 써 오던 문자가 있었으나, 그 수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고, 그 모양새도 짜임새가 없었다. 그렇기에 어떤 말을 글자로 나타내거나, 필요한 말을 쓰기에는 모자랐다. 이에 정통 병인년(1446)에 우리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지으셨다. 其例, 取反切之義, 其象, 用交易變易加一倍之法 其文, 點畫甚簡, 而淸濁闢翕, 初中終音聲, 燦然具著, 如一影子. 기례 취반절지의 기상 용교역변역가일배지법 기문 점화심간 ..

이건창의 '매이야기(응설)'

응설(鷹說) ; 매 이야기 이건창(李建昌, 1852~1898) 신영산 옮김 鳳與鸞之德以文, 鶴之德以淸, 而鷹之德以擊. 夫擊, 非所以爲德也. 然旣不爲鳳爲鸞爲鶴而爲鷹, 不彩羽嘉聲而有觜與距. 是固使之擊也. 使之擊而不擊者, 是亦不足爲鳳爲鸞爲鶴, 而又不得爲鷹矣, 봉여난지덕이문 학지덕이청 이응지덕이격. 부격 비소이위덕야 연기불위봉위난위학이위응 불채우가성이유자여거 시고사지격야 사지격이불격자 시역부족위봉위난위학 이우불득위응의 봉황새와 난새는 무늬로써 덕이 드러나고, 학은 맑은 소리로써 덕이 드러나지만, 매는 공격성으로 덕이 드러난다. 무릇 공격성이란, 덕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매는 봉황이나 난새나 학이 되지 못하였기에, 고운 깃과, 아름다운 소리를 갖지 못하고,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갖게 된 것이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