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왕조한양가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32.고종(2)

New-Mountain(새뫼) 2020. 9. 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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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고종(高宗) (2)

 

이상하다 우리 상감 연기가 장성하니,

내전에만 침혹하니 불호공부 언제 하여,

아버님도 내 모르고 어머님도 내 모른다.

어진 왕비 민중전이 세도를 하고 싶어,

구부간에 불목하여 서로 마음 두는 것이

죽이기로 위주하니, 민중전의 거동 보소.

대원군을 몰아다가 천진으로 보낼 적에,

어윤중의 편지 끝에 대원군이 속아 가서,

천진에 들어갔다 임도로 잡혀가서

사 년을 신고하고 근근이 살아와서

임오군란 꾸며내어, 흥인군은 맞아죽고

민겸호는 칼에 죽고 민태호는 불에 타니

중전에게 벼슬한 이 몇몇이나 죽었던가.

상감님 거동 보소. 옳은 말로 상소하면

그 신하를 다 죽이니 누구누구 죽었던가.

유원식 허원식은 역률로 죽었으니,

송죽 같은 최익현이 죽기로 위주하고

이 고향으로 돌아와서 밭매기가 생애로다.

장하도다 최익현은, 죽기로 위주하고

상소를 몇 번 하되, 죽이지는 아니하니

최익현은 천명이라.

진고개로 잡혀가서 석 달을 고생타가,

일본으로 잡혀가서 백이숙제 본을 받아,

의불식주속하니 칠 일을 주려 죽어,

고국으로 반혼하니 죽어도 원통치 않네.

민중전의 거동 보소.

세자 동궁 기를 적에 수복다남 세상 복을,

제 아들을 모두 줘서 백자천손 유전하고,

연세부절 내려가서 지우만세 이르도록,

전지무궁 보조하여

진령군을 불러들여,

강원도로 금강산에 네가 지금 들어가서,

팔만구암 많은 절에 고루고루 다녀보고,

절 중에 어느 절이 최상으로 정결하며,

허다한 부처 중에 어떤 부처 신령한지,

자세히 알아본 후 은금 포백 얼마라도

아끼지 않고 들어 넣어라.

수복장원 무궁하기 발원하고 너 오너라.

진령군이 분부 듣고 은금 포백 말에 싣고

가마 타고 들어갈 제,

전후에 은금 바리 좌우의 포백 바리,

길가에 나열하니 조그마한 편소국에

이 제물이 어디서 났나.

매관매직 재물이라. 매관매직 그 재물이

상감님이 매작하면 중전이 사셨던가.

중전이 매작하면 상감이 사셨던가.

다달이 파는 벼슬 나날이 파는 벼슬.

억백만 냥 들어온 재물 남대문 동대문에

연속부절 들어오니, 백성 재물 아니라면

옥황상제 재물이라. 봉래 신선 재물인가.

아깝도다, 저 재물이 금강산 중놈 중에

중놈 부자 만드시니, 호조고에 감췄다가

흉년 만나 죽는 목숨 기민이나 주시기나,

환과고독 곤궁인을

결어 위무 못할망정,

만민의 부모 되어 그렇지 아니하고,

진영군에 좋은 일 하고 그 나머지 남은 재물

중놈을 살게 하니, 이러하고 복을 받나.

오강에 쌀 풀 적에 쌀과 돈이 얼마더냐.

송파강에 배를 타고 노들까지 내려오며,

이 쌀 주고 살을 막고, 이 돈 주고 살을 막지.

몇백 냥을 흩었으며 몇백 석을 흩었던가.

답답하고 야속하다.

수를 빌어 오래 살고 복을 빌어 부자 되면,

수복을 뉘 안 빌까.

어진 마음 지키시면 자연히 되는 복을,

그 이치는 모르고서 허황한 것 모두 한다.

살생만 많이 하면 죽은 사람 적원 맺혀,

원천상 되고 보면 없던 복도 나가거든,

적원을 하신 후에 빌어서 수복 올까.

당명황이 망할 적에 후정화를 불러들여

그 곡조를 부르다가, 안녹산의 난을 만나

양귀비의 고운 얼굴 마외역에 죽어지고,

당명황의 바쁜 걸음 만리교를 지날 적에

일행이 탄생하고, 밤 짧다 하던 명황

촉중에 혼자 앉아 밤 긴 줄 깨달으시니,

애달다 우리 상감 이런 사적 보셨으면,

응당히 아실 것을 어쩌다가 모르신가.

궁장 안에 연못 파고 연못 안에 배를 타고,

임금의 배를 타고 선유하기 그른 일임을,

서책에서 읽었던지 성인 말씀 들었던가.

거사놈과 사당년을 대궐 안에 불러들여,

아리랑 타령시켜 밤낮으로 놀릴 적에,

주렴을 훨씬 걷고 지화자 수건으로

머리를 후려매고, 얼씨구 좋다 하면

문현 치며 장단 맞춰 그런 풍류 어디 있나.

춤 잘 추면 상을 주고 비단 한 필 내어 주고

노래하기 잘 한다고 돈 백 냥씩 불러주니,

오입쟁이 민중전이 왕비 오입 첫째 가네.

계궁은 무슨 죄로 독 안에 가둬 두고,

모자 목숨 다 죽이니 그것인들 무슨 죄냐.

한나라 여태후도 투기하기 잠심하여,

척부인의 수족 끊어 측간에 넣어 두고

인체를 만든 후에, 조왕여의 약을 먹여

자는 듯이 죽였더니 그 악랄이 미쳐 가서

그 아들 한 형제가 죽은 후에 무후하니,

어쩌타 저 중전이 후한 마음 둘 것인데

악한 본을 보시는가. 태임 같은 왕비들은

무왕 같은 잉태하여, 십삭을 지내실 때

석부정 부좌하고, 할부정 불식하고,

음란 소리 아니 듣고, 악한 빛을 보지 않고,

이렇듯이 조심하고 조심하여

십삭을 지낸 후에 무왕을 탄생하니,

착하시고 어질기는 천추의 제일이네.

그른 일을 좋아하고 음란 풍악 좋아하고

악한 일은 즐기는고, 애달프고 절통하다.

우리 상감 내외분은 귀도 없고 눈도 없나.

듣고 보면 알건마는 듣도 보도 아니한가.

슬프고 가엾도다. 민중전의 거동 보소.

칠촌인지 팔촌인지 민망나니 불러들여

통제사 시켜 놓고, 삼남 부자 잡아 놓고

유죄커다 무죄커다 덮어놓고 돈 바치라,

형장 태장 사정없이 앞뒤로 형벌하니,

저 부자들 거동 보소.

천 냥 소록 만 냥 소록 저의 형세 요량하고

불일내로 바치리다.

이 돈을 받아들여 호조에 실어와 두고,

밤낮으로 저 짓 하니 백성이 어이 살랴.

백성이 원망하니 국가가 장원할까.

임금을 비하건대 열매 나며 나무 되고,

백성을 비하건대 그 나무의 뿌리 되어,

반근착절 서로 얽혀 그 나무 도와주면,

그 나무 무성하여 천지만엽 그늘 되니,

그 이치를 생각하면 억조창생 저 백성은

나라의 근본 되니, 근본이 굳은 후에

그 나라가 장구커늘

근본이 결딴나면 그 나라 오래지 않네.

그러므로 성인 말씀

민유방본 되었으니 본고방녕 이 아닌가.

문왕 왕기 복이 되고 탕 금은 팔십이되,

어진 정사 하시기로 팔백 년을 도읍하나,

만백성이 송덕하고 국가가 장구터니,

우리나라 지방 보면 삼천 리가 넉넉하니

그 지방이 부족턴가.

문왕 정사 못하시며 탕의 정사 못하신가.

선정을 못하기로 재변이 자주 난다.

임오년(1882) 군 병통에 중전이 도망하여,

관해를 가셨던가, 유산하러 가셨던가.

어디로 가셨는가.

오입하러 가신 길에 장원에 내려와서

석 달을 숨었으니, 국상 났다 소동 나서

어리석은 백성들이 석 달을 백립 쓰니,

백성 도리 그렇던가.

팔월 달에 환궁하여

염치없는 저 경과를 사흘을 보이신가.

그 경과를 누가 보나, 민씨들이 모두 봤네.

완악하다 진주 백성. 헛 백립 썼다 함에

매호에 한 냥 돈을 구실 돈에 제쳤구나.

이런 일도 말한다면 국가 재변 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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