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왕조한양가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32.고종(3)

New-Mountain(새뫼) 2020. 9. 2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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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고종(高宗) (3)

 

그 변고는 적었던가, 갑신년(1884) 사월 변은

갑오년(1894) 동학 나서 팔도가 진동하여,

처처에 접주 되고 곳곳이 입도하여,

천 명도 모여 앉고 이천 명도 모여 앉아,

시천주 조화경을 사람마다 공부하여,

밤낮으로 들썩거려 잠자기가 어렵구나.

큰 동네는 백 명이요, 작은 동네 십 명이라

동네 동네 둔취하여 하는 사업 무엇인가?

상놈이 접주 되면 사부 잡아 주리 틀고,

종놈이 접주 되면 상전 잡아 주리 틀고,

전일에 못판 묘를 잡아다가 묘 파 주기,

그 전에 못 받은 돈 잡아다가 받아주니,

그때를 두고 보면 동학 밖에 또 있는가.

반상이 분간 없고 노주간에 분별없어,

입도만 하고 보면 수령도 겁을 낸다.

안하에 무인이라.

그 중에 안 든 사람 동학 보고 겁내기를

범보다 두려워하니, 동학 놈의 거동 보소.

전곡을 안 주면은 부자를 잡아다가

입도하라 주리 틀면, 동학에 들기 싫어

큰 부자는 천 냥이요, 작은 부자 백 냥 내어

돈 바치고 몇해 나니, 동학 놈의 거동 보소.

총 끝에 불이 나고, 수백 명이 모여 앉아

한 동이 감주 놓고, 매명이 한 사발씩

먹고도 감주 남네.

이렇듯이 자랑하여, 변화불측 재주 있어

척왜척양 전한다고 동학마다 대담하니,

어리석은 촌맹들이 사농공상 하는 말이,

사람 일시에 버리고 동학에 뛰어들기

들병이 도리난 듯 요량 없이 뛰어든다.

어떤 동넨 심하던지 여편네의 동학군이

더욱 술술 야단일세.

그려그려 구월 달에 수만 명이 모인 중에,

스물다섯 왜인들이 총을 메고 들어가며

방포일성 놓고 가니,

동학 놈들 거동 보소. 정신없이 달아날 제

칼 놓고 달아난 놈. 총 두고 달아난 놈.

신 놓고 벗고 쫓아간 놈. 천방지방 달아나니

총 끝에 물난 재주 어떠한 데 부릴는지.

그런 재주 네 못 쓰고 벌살같이 흩어지나.

이것도 재변이요 임인년(1902) 민란 보소.

처처이 항의하여 백성이 원 죽일까.

동헌에 불 지르고 이방 호장 아전들이

몇몇이 죽었는지 곳곳이 난이로다.

임인년에 민란 남은 수령들이 불측하여

받은 공전 재징하고, 재징한 그 공전을

세 번 공전 받아내니,

백성들이 당치 못해 도탄 중에 들어서서,

사생을 불고하고 일시에 통문 돌려,

면면이 모였으니 그것이 난리로다.

임인년 난을 보면 상감은 당치 않다.

철종대왕 불민하여 수령 방백 잘못 내어

생민 도탄 자심하니, 아니 망코 어이하리

우리 한양 국운 보면 철종부터 시초 했네.

슬프다, 우리 상감! 그 대를 이어 앉아

선정을 잘 하시어 중흥을 못하시고,

설상에도 가상이라 아니 망하고 어찌하리.

주나라가 성국이되 유왕 여왕 두 임금이

그 나라를 망해 있고,

진시황이 영웅이되 자영이가 혼미하여

그 나라를 망해 내고,

한나라 사백 년에 수양제가 망해 있고,

당나라 삼백 년에 당명황이 망해 있고,

오계 육조를 다 지나고,

고구려 백제성도

용군 암주 위만이가 망해 있고,

경주 서울 일천 년에 진성여군 망해 있고,

고려 사백칠십 년에 공양왕이 망했으니,

한양 오백칠십 년이 수월치 않고 놀랍도다.

골육상쟁 이 왕가에 하기도 많이 했소.

국운이 다했거든 성군이 날 수 있나.

한을 한들 쓸데있소.

이럴 때에 나선 사람 누구시며 누구신가.

을미년(1895)의 의병이라. 국사를 생각하니

척왜할 도리 없어 의병을 꾸며내니,

강원도 의병 대장 그 누가 대장인가.

장하도다, 서상렬이 삼사백 명 거느리고

곳곳에 다닐 적에 풍우를 불피하고,

동학의 찌끄러기 항자를 모와다가

처처이 합병하여 일인과 접전하면

군병도 적거니와 병기가 전혀 없어,

항오를 정치 못해 두서없이 싸움할 제

조선 순사 수물 죽고 일본 군사 열 죽으면

의병은 백 명 죽네. 패하는 이 의병이요.

죽는 것이 의병이라.

무엇 입고 진을 하며 투구 없이 어이하리.

장수가 칼이 없고 무엇 들고 싸움하나.

작두 들고 목을 치나 장수가 병서 몰라

투구는 어디 두고 수건으로 싸움하며

네 머리 무엇인고, 치우 이마 네 가졌나.

장수 군사 수건 신의 지각 없는 서상렬이

병서도 능치 않고 장략도 없는 것이

장수되기 무어더냐, 이러므로 매진

강약이 부동하니 천운만 한탄하나.

서상렬이 패했으니 죽은 사람 적을쏘냐.

영남 대장 누구더냐.

문경 사람 이윤경은 이삭주의 함씨로다.

국사를 근심하여, 장하도다 그 충성은

목숨을 안 아끼고, 의병을 일으키어

자기가 대장되어, 주야로 다닐 적에

그 고생이 오죽할까 슬프다, 조선 풍속

문관만 힘을 쓰고 무관은 천케 하니,

군신인들 있을쏘냐.

각처의 촌민들이 자원으로 종군하니

그 마음은 어떠한가, 이 아니면 이를쏜가.

기약 없이 모인 군사 몇 백 명이 되었던고.

일 군대를 이루어서 처처에서 접전하나

천운을 어찌 하리, 속절없이 죽었으니

애달프고 슬프도다, 이대장이 죽었구나.

옛 일을 보더라도 천운을 할 수 없네.

역발산 항우라도 한고조에 패하였고,

조조가 영웅인들 소열황제 멸했도다

제갈량의 장략인들 조조를 잡을쏜가.

곳곳의 의병 대장 이렇듯이 다 패했네.

 

(아래는 다른 이본의 내용임)

문경 사람 이강년이 이삭주의 중군되어

의병대장 칭탁하고 그 전에 미운 사람

사람만 많이 죽이네, 악형하여 돈 뺏으니

잡아다가 돈 바쳐라, 동학에서 다를쏘냐.

그러고로 패진하여 인명만 없앴구나.

처처의 의병대장 이 대장과 같은지라.

의병으로 두고 보면 국사에 뜻이 없고

사정만 위하다가 사사이 낭패되고

처처이 봉패되니 이거 역시 괴변이다.

 

슬프다, 우리 상감.

의병이 일어나서 다행히 척왜할까,

은근히 바라신들 천도가 완연커든,

임금이 불명함에 어느 일이 순서 되리.

임금은 부모 없나, 천자도 부모 있고

제후도 부모 있고, 천황 지황 인황 후에

부모 없이 어이 나오.

옛적에 순 임금은 만승천자 몸으로도,

역산의 밭을 갈아 부모 공양 하셨거든,

어찌하여 우리 상감,

처자만 알으시고 부모는 모르신가.

부대부인 돌아갈 때 중전 말씀 들으시고

어머님 운명함을 어찌하여 안 보시며,

대원군 임종시에 조가 신하 말을 듣고,

아버님 영결함을 어찌 아니 보셨는가.

상감님의 하신 일이 약주를 잡수신가,

독주를 잡수신가, 취한 일이 많더이다.

중전이 그러므로 상사날 때 거동 보소.

해골을 보존 못해 죽은 중의 본을 받아,

시주하던 금강산의 어느 부처 따라가서

극락세계 가셨는가. 행적 없는 중전 사체

인산한다 하옵시고, 홍릉을 모셔 놓고

지금까지 상식터니, 잊었는지 어찌한지

흥덕궁에 홀로 계신 저 상감이

부모를 생각는가, 엄상궁을 생각는가.

영친왕을 생각는가.

여러 생각 하는 중에

중전 생각 제일인지, 중전에게 하신 마음

백분의 일분이나, 천분의 십분이요

만분의 백분이나, 그 마음을 옮겨다가

부모에게 하셨으면 효자 임금 안 되리까.

어떠한 동학놈들 갑오년(1894)에 상소할 때,

우리나라 상감님은 어디로 나셨는가.

부모에게 안 나시고

삼각산 돌 구멍에서 나오셨다더냐.

이렇듯이 욕설하니 그런 임금 고사하고,

동학 놈은 역적이라 갈마서 말할쏘냐.

민씨라 성만 타면 계란 같은 탕건 쓰고,

완산 이씨 성만 타면 종친과에 과거하니,

벼슬하고 과거하되 민씨 이씨뿐이로다.

태산이 평지가 됨은 부자 없앨 그 뜻이라.

천리가 백리로 됨은 종친하는 그 뜻이라.

조정에 있는 신하 민씨만 신하던가.

팔도에 있는 사람 이씨만 백성인가?

돌과인지 무엇인지 해마다 보인 돌들과,

갑술생(1874)만 불러 써서 부자만 진사 주어,

오십이나 육십이나 갑술생만 다 시키니,

그러한 과거법이 한양에 또 있었는가.

굽이굽이 생각하면 애달프고 한심하다.

부모에게 그런 마음 사후에도 풀리지 않고,

그 마음 매양 있어 하신 일이 이상하오.

일국 왕가 기세로서 삼천 리 이 강산에

어느 곳에 버들 없어 몇 만 주를 심으려도

앞뒤에 심어 놓고, 마음대로 캐 왔다가

사방으로 심어내어, 분묘가 안 뵈도록

새파랗게 심었으면 버들 능이 되올 것을,

그렇게 아니하고 무슨 마음 또 나셔서,

대원군 무덤 앞에 금양으로 심은 버들,

낱낱이 다 캐 와서 홍릉 앞에 다 심으니,

이 일을 생각하면 어찌 아니 원통할까.

아달아달 생각하고 굽이굽이 생각하니

한심하고 눈물나오.

부모 봉양하는 도리, 자천자 서인토록

자식 도리 일반이라.

세자 동궁 잘 되자고 해마다 절에 가서,

불전에 시주하고 오강에 살을 풀어,

상감이 이러하고 중전이 저러하니,

동궁이 복을 받나, 수부다남 못 하리라.

상감님의 불효함과 중전의 박힌 허물

두루두루 함께 모여 그 액운이 내려가서

세자에게 맺혔구나.

하초에 병이 나서 춘추는 사십이되

용색을 못 하시고,

윤택영의 따님 보소. 이팔청춘 좋은 시절

독숙공방 늘 계시니 그것도 적악이라.

몹쓸 녀석 윤택영이 부원군만 욕심내어,

딸의 적악 끼쳤으니 부모 되는 도리더냐.

부원군은 되었으나 저도 역시 복 못 받지.

염치 좋은 윤택영이 따님 보러 들어가니,

불쌍하다 저 따님이 부친 보고 우는 말이,

부원군 되었으니 아버님은 좋건마는,

내 신세는 볼 것 없소

이렇듯이 원망하고 비온듯이 오는 눈물

구폭 치마 다 적신다.

윤택영이 하는 말이

납채 받고 과부되어 늙는 사람 생각하라.

팔자 좋은 엄상궁은, 내인으로 천턴 몸이

어변성룡 왕비 되어

호강도 무궁하고 아들도 잘 낳더니,

어찌타 오입으로 부모를 다 버리고,

머리 깎고 일본 가서 좋은 벼슬 한다더니,

엄상궁 죽은 후에 왕비 예로 장사하고

황후 이름 들으시니 사후 복록 의논컨대

중전에게 비할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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