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왕조한양가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26.장조, 27.정조

New-Mountain(새뫼) 2020. 9. 1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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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장조(莊祖)

 

사도세자 죽은 일은 이제야 생각하면

가엾고 한심하다.

영조대왕 모진 마음 사도세자 죽일 적에

뒤주 안에 가둬두고, 쇠말뚝을 내리치고

참혹하게 죽였도다. 부자간에 할 것인가.

이 일을 두고 보면

경종대왕 하룻밤에 급작스레 승하함이,

영종에게 의심 두면 조옥천이 자세 알지.

죽는 대도 상소하고 망하여도 상소하고

기어이 상소하니 옥천 말이 옳은가 봐.

부자간에 살육하니 그 형에게 못할쏜가.

사도세자 추숭하니 장조대왕 분명하다.

그 왕비는 뉘시던가, 풍산홍씨 부인이오.

부원군은 누구던가, 풍산 사람 봉한이라.

장조 능은 어디던고.

일백 리 수원 땅의 융릉이 그 능이라.

왕비 능도 한 능이라.

장조대왕 승하하니 춘추가 얼마던가.

이십팔 세 불쌍하다.

 

 

 

27. 정조(正祖)

정종대왕 등극하니

그 왕비는 뉘시던고, 청풍김씨 부인이오.

부원군은 누구던가, 청풍 사람 시묵이라.

정종대왕 효성 보소.

아버님이 승하한 일 생각하니 원통하다.

승하할 때 영종 말씀,

네가 만일 복 입으면 내 손자가 아니리라.

이렇듯이 엄절하니 정종대왕 못 입었네.

국초의 의복법을 말하거든 들어 보소.

위의 옷은 푸르렀고 아래 옷은 누르렀네.

정종대왕 등극 후로 아버님 복 못 입어서

일평생에 원통터니 이제 와서 입는구나.

용포를 벗어 놓고,

위도 희게 아래도 희게 소복으로 입으시니,

임오년(1762)에 못 입은 복 병신년(1776)에 입었도다.

정종대왕 거동 보소.

용포를 벗어 놓고 소복 지어 입으시니,

조정 대신 미안하여 소복으로 입으시니,

그 지차에 수령 방백 소복으로 입으시니,

그 풍속 원구하여 만백성이 흰 바지라.

지금까지 그 법이라.

그 후로 의복 빛을 바지는 희게 하나

저고리는 푸르도다.

아이들과 신부인이 아무라도 의복 빛을

청홍흑황 다하여도, 동정 빛을 희게 함은

그 연고를 알고 입소.

기자 임금 조선 나와 평양에 와 도읍하고

임금으로 계실 때에, 만고 없이 어지러워

팔조목을 베풀어서, 사단칠정 닦아내어

인의예지 마음으로, 치국치민 선치하여

백성을 알게 하니, 만백성이 감동하여

기자 임금 상사 나니 삼년복을 입힌 후에

복을 벗고 생각하니, 벗기가 원통하다.

천만 년 지내도록 이 복을 입어 보소.

그러므로 동정 달기 흰 것으로 달았으니,

그때 하던 그 풍속이 지금까지 내려오니,

모르시는 친구님네 그런 줄을 알으시오.

정종대왕 효성 보소. 수원 땅에 능을 모셔

아버님을 위한 마음, 수원 가서 송추 보면

솔 한 포기 심을 적에 한 포기에 돈 한 냥씩,

포기마다 한 냥 주어 이러하게 심어내고,

물 주어 키워 내고

능소 앞에 절을 지어 절 이름이 용주사라.

용주사 그 절 안에 대광전을 지어 놓고,

오금으로 향로 하고 은반상기 장만하여

중으로 불공할 제, 그 아버님 사후 혼령

극락세계 돌아가라 밤낮으로 축원하니,

그 효성이 오죽할까, 좋은 능소 삼백 냥을

옥함 안에 포봉하여 대광전에 감춰 두고,

오백 오십 땅마지기 능 앞으로 사서 놓고,

춘추로 거동하사 저 송추를 돌아보니,

낙락장송 푸른 솔이 정종대왕 효성으로

저렇듯이 무성커늘,  무지한 저 송충이

송엽을 끊어 먹어 소나무가 쇠잔하니

정종대왕 효성 보소. 저 송충을 잡아다가

용포 자락 송충 싸서 입으로 씹으시며,

이 송충아 들어봐라. 너 아무리 미물이나

나를 본들 네가 먹나, 선대왕의 울이로다.

송충을 씹은 후에 나무마다 붙은 송충

놀라서 떨어지네. 나무 빛이 여전하니

효성이 아니시면 저 미물이 어찌 알리.

이렇듯이 키운 송추 일인들이 발매하고,

좋은 은자 삼백 냥과 은반상기 오금향로,

신해년(1911) 동짓달에 서울에서 내준 중놈,

일인에게 등을 대고 그 세력만 제가 믿고

그 물건을 팔아먹네. 아무리 중놈인들

부처 앞에 있던 물건 중놈 되고 팔아먹나.

용주사에 모인 중은 서울 중이 태반이라.

중마다 계집 있고 중의 계집자식 있어,

절이라고 들어가면 어린아이 우는 소리,

이 방에서 소리 나고 저 방에서 우는구나.

절 망한 거 용주사요, 중 망한 거 저 중일세.

정종대왕 하신 자취 송추부터 터가 없네.

경신년(1800) 유월달에 정종대왕 승하하니

춘추가 사십구라.

일백 리 수원 땅의 건릉이 그 능이요

왕비 능도 한 능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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