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운문) 274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16.선조(4)

16. 선조(宣祖) (4) 평양 사백오십 리를 사흘 만에 득달하여 소서의 끊은 머리 이여송 대장 앞에 봉한 채로 올리오니, 이여송이 거동 보소. 대희하여 일어서서 함을 열고 헤쳐 보니, 소서의 죽은 머리 두 눈이 끔쩍끔쩍, 함 안에 어린 피가 오히려 마르지 않네. 덕령의 손을 잡고 크게 칭찬하는 말이, 장할씨고 김 장군아, 놀랍도다 김 장군아. 범 같은 이 장수를 혼자 들어 잡아내니, 그대의 용맹 보니 중원에서 나셨던들, 용맹과 그 도략이 나에게서 백불이라. 이렇듯이 칭찬하니 덕령이 여쭈오되, 이번에 성공함은 장군님의 덕택이요, 소장 공은 아니외다. 그 이튿날 행군할 제 이여송은 대원수요 김덕령은 아장이라. 십만 대병 거느리고 동정서벌 간 곳마다, 패한 것이 왜진이요 죽는 것이 왜졸이라. 강홍립을 분부하..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16.선조(3)

16. 선조(宣祖) (3) 군관이 영을 듣고 나는 듯이 달려가서, 덕령 집을 찾아가서 덕령을 재촉하여 한양 성중 득달하니, 이여송의 거동 보소. 덕령의 손을 잡고 반가이 하는 말이, 이 같은 난세 중에 그대 같은 장략이 수간모옥 집 가운데 박박이 누웠는가. 조선을 나와 보니 난리가 대단하오. 창생은 고사하고 사직이 말 아닐세. 임금이 가천하니 시각이 어렵도다. 일본 대장 소서는 지묘장략 의논컨대, 사마양저 무가내요 손빈 오기 가소롭다. 이렇듯이 장한 장수 백만 병을 거느리고, 평양을 도륙하고 연광정에 진을 치고 북도에 웅거하니, 잡기를 의논컨대 그대 장략 아니면은 어느 누가 잡으리오. 행장을 바삐 차려 사속히 내려가서, 대사를 도모하여 소서의 목을 베어 내 앞에 바치어라. 덕령이 청령하고 필마단기 재촉하..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16.선조(2)

16. 선조(宣祖) (2) 화상을 수습하여 요동 들을 다 지나고, 심양강을 얼른 지나 연정사로 숙소하고, 장성 앞을 다 지나니 황극전이 여기로다. 천자 전정에 올라가서 고두사배 하는 말이, 조선 국왕 이 아무개는 국운이 불행하여 왜란이 지금 나서, 삼백 년 지낸 사직 일조에 망케 되니, 복원복망 황제 전에 하해 같은 덕택 입어 장수 하나 주옵시면, 저 난리를 소멸하고 왕명을 보존하여 국운을 갚으오면, 지하에 돌아가서 선대왕을 뵈오리다. 황제 듣고 하신 말씀, 너의 나라 이번 난리 국운뿐 아니로다. 천운이 그러하니 아무리 구원해도 유익함은 없을 거니, 잔말 말고 그저 가라. 장수 줄 뜻 전혀 없다. 김성일의 정성 보소. 갓 벗고 망건 벗어 옥계 아래 던져두고, 천자 전에 엎드려서 머리를 두드리고, 유혈이 ..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16.선조(1)

16. 선조(宣祖) (1) 선조대왕 등극하니 그 왕비는 뉘시던가, 나주박씨 부인이라. 부원군은 누구던가, 나주 사람 응순이라. 둘째 왕비 뉘시던가, 연안김씨 부인이오. 부원군은 누구던가, 연안 사람 제남이라. 국운이 침체하나 충신 열사 극성한다. 선치는 못하시나 백성은 무사하더니, 이때가 어느 때야, 임진년(1592) 사월이라. 국운이 쇠진한지 백성이 불행하던지 난리가 나는구나. 난리는 어디 났나. 일본서 나온 난리 삼조팔억 다 나온다. 대장은 누구던가, 소서와 청정이오. 중군장은 누구던가, 한나북과 성종노라. 모사는 누구던가, 평수길이 제일이라. 대장군 소서는 십만 군병 거느리고, 서해로 돌아와서 해주를 함몰하고, 평양으로 들어와서 연광정에 좌정하고, 성종노와 한나북은 백만 군병 거느리고, 동래에서 하..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13.중종, 14.인종, 15.명종

13. 중종(中宗) 중종이 하여 병인년(1506)에 등극하니, 그 왕비 뉘시던가, 거창신씨 부인이요, 부원군은 누구던가 거창 사람 수근이오. 둘째 왕비 뉘시던고, 파평윤씨 부인이요, 부원군은 누구던가, 파평 사람 윤여필이로다. 셋째 왕비 뉘시던가, 파평윤씨 부인이오. 부원군은 누구던가, 파평 사람 지임이라. 이때가 어느 때냐. 기묘사화 야단이네. 명현 열사 죽을 때라. 조정암 이음애는 철망으로 얽어나가 의금부에 고혼되고, 이소봉 조회곡은 철퇴에 맞아죽고, 그 지차 여러 명현 천리원정 정배하여 배소에서 죽었도다. 지금까지 신원 못해 충혼열백 쌓인 혼이 태산같이 높아 있고 해하같이 깊었도다. 이것이 웬일인가, 골육상쟁 우리나라 부자 형제 숙질간도 서로 죽여 참혹커든, 하물며 군신간의 남남끼리 서로 모아, 임..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9.덕종, 10.예종, 11.성종, 12.연산군

9. 덕종(德宗) 덕종은 추숭하니 고양 땅 칠십 리의 경릉이 그 능이요, 왕비 능은 어디던가, 경릉과 한 능이라. 덕종왕비 뉘시던고, 청주한씨 부인이요, 부원군은 뉘시던고, 청주 사람 한확이라. 10. 예종(睿宗) 예종대왕 등극하니, 그 왕비는 뉘시던가, 청주한씨 부인이요. 부원군은 누구던가, 청주 사람 한명회라. 둘째 왕비 뉘시던가, 청주한씨 부인이요. 부원군은 뉘시던가, 청주 사람 한백륜이라. 예종대왕 사기 보소. 무자년(1468)에 등극하여. 일 년을 병환으로, 복약만 하시다가, 기축년(1469) 동짓달에 이십에 승하하니, 청춘이 아깝도다. 국사가 창망하여, 국상만 자주 난다. 고양 땅 이십 리에 창릉이 그 능이요, 왕비능은 어디던가. 파평 땅 육십 리에 공릉이 그 능이요, 둘째 왕비 어디던가. 고..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8.세조

8. 세조(世祖) 세조대왕 거동 보소. 함 안 들여 등극하니 그 왕비는 뉘시던가. 파평윤씨 부인이오. 부원군은 누구던가. 파평 사람 윤번이라. 임금 마음 불인하여 억지로 등극하니, 왕비도 어질지 않고 부원군도 불측하다. 부원군 마음 보소. 세조에게 권한 말이, 달아난 생육신이 복위하자 경영이라. 단종을 그저 두면 국가가 분분하지. 세조대왕 마음 보소. 그 말을 옳게 듣고 약기를 보내시니, 약기 가진 사자 보소. 약기를 가지고서 아무리 생각한들, 단종같이 어진 임금 나도 역시 구신이라. 약기를 올릴쏘냐. 사육신은 못될망정 소인은 되지 마세. 앙천통곡 슬피 울고 약기를 번쩍 들어, 강물에 던지기를 돌같이 던졌구나, 던져두고 생각하니, 왕명으로 내 왔다가 그대로 올라가서 물에 넣고 왔다하면, 엄혹하신 세조 대..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7.단종

7. 단종(端宗) 단종대왕 거동 보소. 십이 세에 등극하니, 그 왕비는 뉘시던고, 여산송씨 부인이요, 부원군은 누구던가, 여산 사람 송현수라 십이 신하 충성 보소. 열심으로 임금 섬겨 어질기는 요순이요. 재주는 창해 같다. 삼 년을 지내오니 춘추가 십오 세라. 구중궁궐 깊은 집에 지성으로 공부하니, 시서백가 육경 글을 무불통지 알으시고, 단종대왕 재주 보소. 장단으로 글 지으니, 구구이 문장이요, 자자이 주옥이라. 지은 글을 들어 보소. 그 글에 하였으되, 산월섬섬 하동방하니 방문한기직성장을. 십년원별 하용이 천리소광 시재양을 편심수첩 홍라상 장몽수군 자수장을 팔자미수 무협녀 일지화우 두가랑을 빈상수비 소랭상 건중미문 합환향을 맥두양류 쟁춘색 화곡단삼 증육낭을 이 글 뜻을 말하거든, 자세히 들어 보소. ..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5.세종, 6.문종

5. 세종(世宗) 세종대왕 등극하니, 그 왕비 뉘시던고, 청송심씨 부인이요. 부원군은 누구던고, 청송 사람 심온이라. 심 왕비 나실 적에 이상하고 기이하다. 청천백일 밝은 날에 난데없는 무지개가 한 끝은 대궐 있고, 또 한 끝은 청송 있어 삼 일이 지나도록 완연히 뻗혔거늘 세종대왕 거동 보소. 무지개가 이상하다 군관을 보내시고 무지개를 추종하니, 청송으로 내려가서 호박골을 들어가니, 그 집이 뉘 집인가. 심이방의 집이로다. 궁비를 보내시고 왕비를 모셔 오니, 그 아니 천연이면 이 아니 이상한가. 복력 좋은 세종대왕 삼십이 년 즉위하사, 국사창명 무사하고, 시화세풍 태평이라. 대국에서 패문 나와 문장 명필 부르거늘, 글 잘하는 성삼문과 글씨 잘 쓴 광평군 둘이 함께 들어가서, 천자 전정 올라가서 배례하고 ..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4.태종

4. 태종(太宗) 태종대왕 등극하여 그 왕비는 뉘시던고 여주민씨 부인이오. 부원군은 뉘시던고 여주 사람 민제로다. 태종대왕 등극 후에 정종대왕 거동 보소. 완월궁에 피해 앉아 심신이 불평하여 아버님께 고한 말씀 태종의 마음 보면 무슨 일을 못하리까. 태조대왕 분을 내여 옥쇄를 뺏어 갈 제 함흥으로 내려가서 탕목궁에 혼자 앉아 한양 소식 영절하니 태종대왕 거동 보소. 등극은 하였으나 옥쇄가 간 곳 없다. 옥쇄 없는 이 임금이 무슨 재미 있으리오. 태종대왕 거동 보소. 부원군이 들어가니 태종대왕 하신 말씀 옥쇄 없어 어이할꼬. 부원군 하는 말이 옥쇄같이 중한 물건 사람마다 보내리까. 함흥을 뉘가 갈꼬. 조정 중에 이원태를 상소하고 보내보소 상소를 뉘가 쓸꼬. 글 잘하는 조순태가 한림학사으로 있을 때라. 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