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운문)/채련곡

조선의 채련곡2 - 성간(成侃), 성현(成俔)

New-Mountain(새뫼) 2020. 12. 1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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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성간(成侃, 1427~1456)

 

採蓮曲 채련곡

 

耶溪五月天氣新 야계오월천기신    오월이라 야계에는 날씨도 화창한데

耶溪女子足如霜 야계여자족여상    야계의 낭자들은 서리처럼 발이 희네.

相將採蓮耶溪上 상장채련야계상    어울려서 야계에서 연밥을 따노라니

翠微㔩葉輝艶陽 취미압엽휘염양    푸른 머리꽂이 햇살 받아 반짝이도다.

 

採採蓮花不盈椈 채채연화불영국    연밥 따고 또 땄지만 한 아름도 못 채우고

却妬沙上雙鴛鴦 각투사상쌍원앙    도리어 모래 위의 쌍쌍 원앙에 샘을 내네.

鴛鴦雙飛不得語 원앙쌍비부득어    원앙은 쌍쌍 날고 임에게는 말을 못해

蕩漿歸來空斷腸 탕장귀래공단장    노 저어 돌아오며 공연히 애끓었도다.

 

-≪眞逸遺稿(진일유고)≫

 

 

 

 

4. 성현(成俔, 1439~1504)

 

採蓮曲 채련곡

 

 

大堤十里楊柳枝 대제십리양유지    길고 긴 둑 십 리에는 버들가지 늘어지고

亭亭翠蓋飜平池 정정취개번평지    꼿꼿한 푸른 양산 못 위에서 흔들리네.

江南女兒足如雪 강남여야족여설    강남의 낭자들은 눈처럼 발이 흰데

採蓮作伴相怡悅 채련작반상이열    벗들과 짝을 지어 즐거이 연밥 따누나.

 

翩翩香袖輕飄風 편편향수경표풍    향기로운 소맷자락 바람에 펄럭이고

白玉搔墜淸泠中 백옥소추청냉중    흰 옥의 머리꽂이 맑은 물에 떨어지네.

凌波仙襪簸紅霧 능파선말파홍무    비단 버선 물을 밟자 붉은 안개 흩어지니

宛似齊妃初學步 완사제비초학보    제비*가 처음 걷던 걸음과 같았도다.

 

採蓮莫採蓮中根 채련막채연중근    연밥을 따더라도 연뿌리는 캐지 말게.

棌傷根本枝不繁 채상근본지부번    뿌리가 상하거든 줄기 성치 못하리라.

採蓮莫食蓮心苦 채연막식연심고    연밥을 따더라도 씨앗은 먹지 마소.

食心愁苦終何補 식심수고종하보    먹으려도 쓴 씨앗은 보탬 될 게 없으리라.

 

所願韶華奉六郞 소원소화봉육낭    바라거니 봄날에는 육랑*을 받들고서

相親交頸如鴛鴦 상친교경여원앙    원앙처럼 목 부비며 사랑을 나누고자.

 

-≪허백당집(虛白堂集)≫

 

* 제비 : 중국 남북조시대 제(齊)나라의 폐제(廢帝) 동혼후(東昏侯)의 왕비였던 반비(潘妃). 동혼후는 어리석은 군주로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였는데, 금 조각으로 연꽃을 만들어 땅에 붙여 놓고, 반비에게 그 위를 걷게 하였다고 함.

* 육랑 : 당나라 때, 수려한 외모로 측천무후(則天武后)에게 총애를 받았던 장창종(張昌宗)으로 여섯째 아들이어서 육랑으로 불림. 재상 양재사(楊再思)가 측천에게 “사람들은 육랑의 얼굴이 연꽃과 같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연꽃이 육랑을 닮은 것이지, 육랑이 연꽃을 닮은 것이 아닙니다.”라고 아부하였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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