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岐路 (기로) 경래가 가산읍에 도착하였을 때에는 밤도 너무나 깊었고, 또 선봉대가 벌써 점령할 것은 다 점령하여 버렸음으로, 그대로 쉬고, 이튿날 일찍이 수뇌부만 모이어 긴급회의를 열었다. 여기서 제일 먼저, 가산군수를 죽인 것이 옳으냐, 그르냐를 가지고 홍총각과 희저와 정면충돌을 하고 말았다. 희저는 어젯밤에 연홍의 집에서 자면서, 홍총각의 행동은 정의를 위하여 이것은 혁명군으로서는 절대로 용납되지 못한다는 것을 누누이 듣고 왔었으므로, 이것을 제 주장인 것처럼 내세웠다. “항복하려고 대장을 불러달라는 것을 죽이는 것은 항복한 것을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니오? 항복하는 자도 죽인대서야, 누가 항복을 하겠오? 우리는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이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오.”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