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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의 '홍경래전' - 7. 가산의 연홍

New-Mountain(새뫼) 2022. 10. 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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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嘉山(가산)의 蓮紅(연홍)

 

신미년(辛未年) 십이월 십팔 일 날이 저물어 어둑어둑할 무렵에, 경래는 장병들에게 일제히 무장을 시키어 다복동 넓은 마당에 집결시키고, 스스로 대원수의 복장을 하고 단 우에 올라 공순히 하늘에 제사를 올리고, 참모 김창시를 시켜서 격서(檄書)를 낭독케 하였다. 격서의 문구는 물론 한문으로 된 것이나, 그 내용은 대개 서북 사람의 억울한 사정을 누누이 말하여 도저히 그대로 참고 있지 못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즉 서북 은 기자(箕子) 때부터, 고구려(高句麗) 때부터 천하에 그 이름을 휘날리든 구역(舊域)으로, 을지문덕(乙支文德), 양만춘(楊萬春), 서산대사(西山大師), 김경서(金景瑞), 정봉 수(鄭鳳壽) 같은 영특한 인물들이 많이 나왔고, 임진왜란 때에는 평안도 사람 힘으로 나라를 회복하고, 사직을 지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조정에서는 서북 사람을 극도로 천대하여 벼슬 하나 변변한 것 시켜주지 않고, 해마다 연하는 천재(天災)로 인민이 굶어 죽을 지경에 이르렀어도 이것을 구제할 방책은 조금도 강구하여 주지 않는다. 더구나 지금 김조순(金祖淳)이니, 박종경(朴宗慶)이니 하는 무리가 조정에서 정권을 농단하여 인민을 도탄에 빠지게 하고 있다.

이때에 선천군 검산 일월봉(劍山 日月峰) 밑에서 이인이 하나 나서, 일찍이 중국에 들어가 도술을 배워 가지고 다시 조선에 돌아왔는데, 지금 강계(江界)에서 십만 대병을 거느리고 북으로 청나라를 치고, 남으로 서울을 들이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서북은 구익이라, 참아 병마(兵馬)를 함부로 움직이여 짓밟게 할 수 없어, 서북의 영웅호걸들을 시켜 제세구민(濟世救民)의 의군(義軍)을 일으키게 하시니, 모두 순종하여 거역하지 말라.

이러한 격문을 낭독하고, 경래는 부하의 장졸들과 군법을 써서 행주(行酒)하고 천여 명의 장졸들의 하례하는 고함 소리에 째이어, 강산을 삼킬 듯한 기세로, 바로 가산(嘉山)을 향하여 행동을 개시하였다.

이때에 홍총각은 선봉장이 되어, 정병(精兵) 백여 명을 거느리고, 경래의 대군에 앞서서 가산읍으로 쳐들어갔다. 홍총각으로서는 오래간만에 활약할 때를 만나, 가산 이십 리를 단숨에 말을 달리어, 그대로 좍 - 동현(東軒)까지 밀고 들어갔다.

당시의 가산군수는 정시(鄭蓍)라는 자로 전형적인 관료였다. 어떻게든지 구실을 붙이어 연민의 돈을 박박 긁어 들이어 그야말로 관 쓴 도적놈이었다. 희저는 이 가산에서는 제일가는 부자로, 신분은 역속(驛屬)에 불과하였으나, 먼저 군수한테 돈을 바치어 향안(鄕案)에 들게 되었었는데, 정시는 희저가 돈이 많은 줄을 알고, 또 한 번 빨아먹으려고 향안에서 희저의 이름을 빼어버렸다. 희저가 또 돈을 갖다가 바치면 다시 향안에 자기의 이름을 올려줄 것은 빤 - 한 일이었으나, 원이 갈리는 대로 돈을 바치기로 하면 한이 없겠고, 또 희저라는 위인이 워낙에 배짱이 세어서, 한 번 제 비위에 맞지 않으면 영영 틀어져 버리는 성격이라, 홧김에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그리하였더니 얼마 후에 불효(不孝)라는 얼토당토않은 죄명을 씌워서 잡아들이어 기어이 돈을 받아먹고서야 내놓아 주었다.

이뿐이 아니었다. 그때 가산에서 제일가는 미인은 관기 연홍(蓮紅)이었는데 희저는 먼저 군수한테 천 냥이라는 대금을 바치고 기적(妓籍)에서 빼다가 자기의 첩을 삼었었다. 그런데 정시가 도임하여 오자마자 이것을 알아내어 가지고, 바로 연홍이를 잡아들여가 버렸다. 이것도 물론 희저의 돈을 빨아먹자는 수단이었으며, 며칠 후에는 비밀리에 아전을 보내어 돈 오백 양만 바치면 다시 연홍을 내놓아주겠다고 일러 보냈다. 그러나 희저로서는 또다시 돈을 빼앗기기도 억울하였지만, 사람을 사이에 놓고 내탐하여 보니, 연홍이가 잡혀가서는 바로 정시와 정을 통하여 희희낙락하고 있다는 것이라, 여기에 더욱 화가 나서, 연홍을 그대로 내던져 버렸다.

희저가 경래의 당에 가입한 것은, 군칙의 교묘한 수단도 있었지만, 사실은 그것보다도 희저의 정시에 대한 이러한 여러 가지 원한이 직접으로 그 동기가 되었던 것이다.

정시는 십팔 일 아침에 박천군수로부터 희저가 경래의 당에 가입하였다는 정보를 받고, 너무나 의외고, 또 너무나 무서워서 부르르 떨리었으나, 한편으로는, 이것 참 잘 되었다는 고소한 마음도 들었다. 바로 관노 사령들을 총동원하여 희저의 집을 둘러싸고, 가족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라고 명령하였다. 관노 사령들은 명령대로 죽 - 들 물러갔는데, 어쩐 일인지 아무리 기다려도 종무소식이다. 기다리다 못하여 다시 사람을 시켜야겠는데, 사람이라곤 구경할 수가 없다. 마침 연홍의 오라비 되는, 순교(巡校) 최윤적(崔允迪)이가 사환 갔다가 돌아왔다. 바로 이 윤적이를 시켜 알아보니, 그들은 원의 명령에 마지못하며 희저의 집을 둘러싸기는 하였었으나, 그 집 식구들이 빠져나와 도망질치는 것은 본체만체하고, 저의들끼리 수군수군하니, 나각(鑼角), 기고(旗鼓), 군복(軍服), 기계(器械)를 몰래 창고에서 훔쳐 내가, 제 맘대로 나누어 가지고 어디론지 뿔뿔이 헤어져 갔다는 것이다.

“에이, 겁쟁이놈들! 남의 밑에서 종노릇을 하는 놈들은 천생 할 수가 없구나.”

정시는 그때까지도 그저 그들이 겁을 집어먹고 도망간 것으로만 알았다.

“도망간 놈들은 추후로 처벌하기로 하고, 우선 먼저 희저의 일을 귀정을 내어야지. 무 어 여럿이 떠들 것도 없이 네가 혼자 가서, 그놈의 창고 문을 열고 어떻게든지 거기 두어둔 돈을 몇만 냥이 되든 이리로 나르도록 하여라. 그런 대역무도한 놈은 삼족까지 멸할 판이니까, 재산 몰수야 당연한 일이다. 어서 가봐라!”

정시는 이처럼 다시 윤적에게 명령하였다. 이런 판에 아주 단단히 횡재를 해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 연홍이가 쫓아 나와서

“그것을 가지고 오는 것은 좋은데, 지금 관노 사령도 아무도 없고 인심이 흉흉한데, 그런 대금을 관청으로 가지고 오는 것은 좀 위험한 것 같습니다.”

하고 조용히 의견을 말하였다.

“그러면 어디다 옮겨놓을까? 이 틈에 옮겨는 놔야지 - .”

“저희 오라비의 집에다가 우선 옮겨두었다가, 좀 안정이 되는 것을 보아 가지고, 다시 이리로 가져오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급자기 지금 어디 믿을만한 자리가 있겠습니까?”

“그도 그래. 그럼 오래 지체할 수 없으니까, 그리로 옮겨다 놓아라!”

이리하여 희저의 창고에서 몇만 양의 대금이 고시라니 윤적의 집으로 죄다 운반 되었 다.

그러는 동안에 날이 저물어 어두워졌다. 윤적을 시켜서 동헌이 환 - 하게 불을 켜 놓았으나, 인적이 끊어지고 모진 바람에 창문 덜컹거리는 소리만 들리니, 정시는 새삼스러이 무서운 생각이 꽉 치밀었다.

이때 서리(胥吏)의 하나인 김응석(金應錫)이라는 자가 밖에서 쫓아 들어와서,

“이거 큰일 났습니다. 다복동에서 홍경래라는 대장이 나서서 수천 명 군사를 거느리고 이리로 쳐들어온답니다. 그리고 이 고을에 사는 이희저도 그중에 대장으로 뽑히어서 이번에 앞장을 서서 온답니다. 말을 타고 나팔을 불고 굉장하게 차려 가지고 들어들 오는데, 명령을 거역하는 자는 용서 없이 죽여버린답니다. 그러니 사또께서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처럼 천연덕스럽게 정보를 알리며 물었다. 응석이는 내응 동지의 한 사람으로 정시의 혼을 미리 빼놓자는 것이다.

“이놈! 네가 허무맹랑한 소리를 해서 나를 놀래키려 드느냐? 이희저 같은 놈이 대장이 되었다면 알쪼지, 그런 불한당 놈들은 그저 오는 대로 잡아서 삼족을 멸할 것이다. 너도 이놈 요망한 말 작작 하고 빨리 물러가거라!”

정시는 속으로 켕기어 벌벌 떨면서도, 외양으로는 기세가 등등하게 여전히 호령하였다.

“호령하시는 것도 좋지만, 지금 형세가 대단히 급합니다. 그래도 목숨이 아까우시다면 항서(降書)라도 준비해놓고, 관인(官印), 병부(兵符)라도 다 찾아놓았다가 두말없이 바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놈! 천하의 무도한 놈! 빨리 물러가지 못하느냐?”

“예, 소인이야 곧 물러가겠으니, 준비해놓을 것이나 착착 해놓으시오. 아마 마구에들 올 겁니다.”

응석이는 손은 툭툭 털고 일어서서 그대로 나가버렸다. 응석이가 나가자, 연홍이가 당황하게 쫓아 들어와서 묻는다.

“참말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놈들이 쳐들어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지 않습니까! 사또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그놈들이 쳐들어오면 그 수대로 다 잡아서 나라에 바쳐야 하는데, 지금 사실은 위 선 제 몸 하나 피할 도리가 없으니…….”

정시는 평생에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이 돌발지변을 당하여, 전혀 어떻게 하여야 좋을지 알지 못하여, 도리어 연홍에게 물었다.

“모두 변복을 하고 미리 도망질합시다. 도적놈들이 오기 전에 - .”

“그것이 안전은 하지만, 나라의 녹을 먹는 몸으로, 도적을 보기도 전에 도망했대서야 어디 체면이 됐어야지.”

“그렇다고 여기 어물어물하고 있다가는 목숨이 달아날 터인데, 어떻게 하시겠어요?” 둘은 곰곰이 의논한 결과, 도적이 쳐들어올 때까지 여기서 버티고 있다가, 도적이 항복하라고 위협하면 바로는 굴복하지 말고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다가, 나중에 도적의 두목 앞에 끌려가서 비로소 항복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야 후에 조정에 알려져도 다소나마 면목이 서고, 벌을 받아도 가벼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희저가 앞장을 서서 온다면, 제가 차마 사또를 어쩌지는 못하겠지요.”

“그야 그렇지. 그까지 이가 놈이 설마 나를 함부로 하지는 못하겠지.”

둘은 이렇게 말하고, 안팎으로 드나들며 치울 것은 치우고 감출 것은 감추며, 한참 분주하였다.

밤이 꽤 깊어서 고함 소리와 함께 선봉장 홍총각이 거느리는 군사들이 와 - 하고 관문을 깨치고 쳐들어오며

“원놈을 잡아라!”

“정가를 놓치지 말아라!”

— 이런 소리가 요란하다.

이때 정시는, 이미 때가 늦어서 전할 도리가 없을 것은 뻔 - 하면서도 책상 앞에 꿇어앉아서 안주 병영(安州兵營)에 이 변을 알리는 영보(營報)를 쓰고 있었다.

“이놈! 네가 원놈이지? 이 아래로 썩 내려오지 못하겠느냐!”

홍총각은 문 안으로 들어서며 재빨리 정시를 발견하고, 두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며 호령하였다. 그의 손에는 시퍼런 칼이 번쩍이었다.

“이 무도한 도적놈들아!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들어오느냐?”

정시는 맨주먹을 불군 쥐어 가지고 책상을 치며 내려다보고 호령하였다.

“썩 내려와서 항복하지 못하겠느냐? 평서대원수(平西大元帥)의 명령을 거역할 작정이냐?”

“도적놈들한테 누가 항복을 한단 말이냐? 이 배우지 못한 무지막지한 놈들!”

“우리를 보고 도적놈들이라고 - 이놈! 우리는 맹자왈 공자왈 모른다마는, 너희 관 쓴 놈들처럼 멀쩡한 대낮에 살인 강도한 일은 없다. 바로 썩 항복하지 못하겠느냐?”

홍총각은 성큼 뛰어올라서, 정시의 상투를 건째 잡아 쥐고

“관인을 내놓아라!”

호령하였다.

“못 내놓겠다. 너희 대장을 불러라!”

“무엇이 어째여? 길게 떠들 것 없다. 당장 이 자리에서 항복할 테냐, 안 할 테냐.”

“너희 대장을 불러라!”

정시의 이 말이 채 떨어지기 전에, 홍총각은 시퍼런 칼을 위로부터 내려쳐서, 한 번에 죽여 엎어버렸다. 시뻘건 피가 언저리에 좍 - 퍼졌다.

“이 무도한 놈들아!”

고함을 지르며 정시의 애비 정노(鄭魯)가 안으로부터 내 달았다.

“네 놈은 웬 놈이냐?”

“대장을 부르라는데 죽이는 놈이 어디 있단 말이냐? 이 무지막지한 놈들아!”

“이놈이 원의 애빈 모양이로구나?”

“그렇다! 도적놈들아!”

“네 놈도 당장 이 자리에서 항복하겠느냐, 못하겠느냐!”

“대장과 상면을 시켜라!”

“무엇이? 또 그따위 아가리를!”

홍총각은 또 한 번 칼을 내리쳐서 죽여 엎었다.

이때 다른 군졸들도 이 방 저 방을 뒤져서 정시의 동생 정질(鄭耋)과, 연홍이도 잡아 내왔는데, 정질은 벌써 창에 찔리어 까무러쳐 쓰러져 있었다.

“저 계집은 웬 년이냐?”

홍총각이 무르니까, 먼저 원을 혼을 내키고 나갔든 김응석이가

“그 년이 바로 연홍이라는 관기입니다.”

하고 일러바쳤다. 그가 오늘밤에 안내역이였던 것이다.

“네 년은 항복하겠느냐?”

홍총각이 피 묻은 칼을 들고 이렇게 얼러댈 때. 이때서야 희저는 겨우 동헌에 들어왔다. 그도 말은 탔었으나, 워낙에 몸집이 크고 무거워서 나서기는 같이 나서 가지고 뒤떨어졌던 것이다.

“네, 저는 항복하겠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원의 편은 들지 않았습니다.”

연홍은 공손히 꿇어앉아서 대답하였다. 그리곤 재빨리 희저가 나타난 것을 보고, 말을 이었다.

“이것은 이장군한테 여쭈어보면 분명하겠습니다.”

모두들 희저를 쳐다보았다.

“네 이 년! 죽일 년 같으니 - . 이제 와서 다급하니까, 정가 편이 아니라고? 저런 능 청 맞은 년의 아가리를 그대로 둘 수가 있나? 당장에 그년의 아가리를 찢어버려라.”

희저는 노기가 등등하여 호령하였다.

“그것은 이장군이 모르시는 말씀입니다. 댁의 창고의 그 많은 돈을 원이 겁탈해 온 것을, 제가 원을 속여서 지금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연홍이 돈 말을 하는데 귀가 번쩍 뜨이어, 희저는

“어디다 보관하였단 말이냐?”

하고, 바로 족쳤다.

“제 오래비 되는 윤적의 집에 잘 보관해 있으니, 조사해 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희저는 바로 부하를 시켜서 알아오라고 명령하였다.

“이 계집 일은 이장군한테 맞기겠으니, 좋도록 하시오.”

홍총각은 연홍과 희저의 사이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 것을 알아채고, 밖으로 휑하니 나가버렸다.

윤적의 집에 가서 조사해온 부하의 보고에 의하면, 그 많은 돈을 다 착착 세어서 놓고, 이것은 이희저씨 댁 소유니, 타인은 절대로 범하지 말라고 써 붙이고, 문에는 자물쇠를 꼭 잠궈 놔서, 보관이 잘 되어있더라는 것이다.

“분명히 네가 그렇게 한 것이냐?”

“네, 이때까지도 소첩이 권세에 눌리어 할 수 없이 여기 머물러 있었지, 본심이야 변하였겠습니까?”

“그러면 네 집에 나가서 기다려라!”

이렇게 하여 연홍은 목숨을 보전하고 희저의 대금을 보관하였을 뿐이 아니라, 그날 밤에 희저를 농락해서, 죽은 사람이 무슨 죄가 있으며, 원의 동생이야 무슨 죄가 있느냐고 읍소하여 정시와 그의 애비 정노의 시체를 거두어 염을 하고 입관시켰으며, 창에 찔리어 다 죽게 된 정질도 간호하여 목숨을 건지게 하였다. 그리고

“항복하려고 대장을 불러달라는 사람을 죽이는 - 그런 무지막지한 법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하고, 홍총각에 대한 원한까지 토로하였다.

“이장군이 선봉으로 오시었다면, 그 후하신 마음으로 조금도 살생을 하지 않고, 다 항복 받았을 것을 유감 천만이었습니다.”

이처럼 희저를 올려세우기도 하였다.

(후의 일이지만 홍경래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 가산도 회복되고, 조정에서 그 전 원 들의 공죄를 논정하였을 때에, 정시 부자는 순절(殉節)하였다고 하여, 정시는 병조판서를, 정조는 이조참판을 추증(追贈)하고, 연홍은 이러한 돌발지변에도 몸을 피하지 않고 뒷수습을 잘하였다고 하여, 표창을 받고, 임진왜란의 계월향(桂月香), 논개(論介)와 병층 되었으며, 평양의 의열사(義烈祠)는 원래 계월향을 제사 지내었었는데, 후에 논개와 아울러 연홍이도 제사 지내게 되었다. 이리하여 정시와 연홍은 충신 열녀의 한 개의 표본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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