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텍스트/소설과 산문 30

김훈 “세월호 버리면 우리는 또 물에 빠져 죽는다”

나는 본래 어둡고 오활하여, 폐구(閉口)로 겨우 일신을 지탱하고 있다. 더구나 궁벽한 갯가에 엎드린 지 오래니 세상사를 입 벌려 말할 만한 식견이 있을 리 없고, 이러한 말조차 아니함만 못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하되, 잔잔한 바다에서 큰 배가 갑자기 가라앉아 무죄한 사람..

잊을수 없는, 잊어서는 안되는 - 조향미의 "우리 모두 열일곱 살"

우리 모두 열일곱 살 - 조향미 배가 휘청거린 건 오래전입니다 항로를 이탈한 것은 더 오래전이었고요 그러나 늘 괜찮다 괜찮다 했습니다 부유하고 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흐르는 강을 막고 바다를 메웠습니다 물고기와 짐승과 식물들이 죽어갔습니다 사람들도 병들고 절망하여 죽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