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산문)/신채효성두본 춘향가

(판소리)신재효성두본 춘향가 - II. 이별과 회유 (2/3)

New-Mountain(새뫼) 2020. 7. 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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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신관 사또 도임하니, 거동도 요란하고, 기생 점고 대단하다.

 

춘향이 하릴없어 어미와 함께 집으로 돌아와서 밤낮 그리움으로 지낼 적에 수십 일 지내더니, 신관 사또 도임할 제 수성장이 지키던 관아라 갖춘 의식도 장할시고.

구름 같은 별연 독교 좌우 청장 들고 있고, 흰 비단 복판에 푸른 비단으로 선 두르고, 주석 꼭지 장식하여 자줏빛 사슴 가죽 갖은 드리움, 보기 좋게 만든 일산 대로변에 썩 나서서 햇빛을 가리우고, 다섯 방향 깃발들이 다섯 색을 찾아, 청 홍 백 흑 갈라 세우고 한가운데 황신기, 표미기, 금고기, 용사기며, 청도기, 순시기 두 쌍, 영기, 관이전 영전 숙정패가 좌우로 늘어서고,

안 올린 벙거지에 증자, 상모에는 날랠 용자, 검은 군복 붉은 호의, 등채 쥔 군노들과, 공작 꼬리 큰 깃 꽂고, 까치옷 방패 철릭, 방울 찬 사령이며 소란함을 금하는 장교들과, 수배통인 명을 전하는 급창, 나졸이 앞에 늘어서고, 회계, 책방, 시중드는 중방, 사또를 맞는 이방, 뒤따르는 통인, 좌수, 별감, 각 창고의 구실아치, 행수, 병방, 천총, 집사, 각청에서 소임을 맡은 각방장이 일 자로 말을 타고 뒤에 늘어서고,

그 남은 허다한 관속 각 지방의 풍헌과 약정, 실협주인 사십 팔방 구경꾼이 사면으로 에워싸서 대취타 긴 세악에 권마성이 섞였구나.

“오허.”

말에서 내린다고 대포가 퀑. 개복소에 말을 내려 사모와 각띠를 하고 남여 타고 객사에 인사를 받고 동헌으로 들어와서 삼일 일을 하며 관청에 들어와서 일을 하며 육방들의 인사 받을 제, 상급 관청을 방문하여 인사한 후에, 아전, 통인 사령 관노 차례로 점고하고, 기생 점고하려 할 제 호장이 기생 명부 들고 영창 앞에 엎드려서 맛이 있게 불러 간다.

“꽃 중에 가장 부귀한 목단이.”

“예, 준비하고 기다리오.”

구름 같은 큰 머리로 고이 뵈고 나간다.

“높은 나무로 날아오르는 앵성이.”

“예, 준비하고 기다리오.”

붉은 입술 흰 이의 고운 모습 잠깐 뵈고 나간다.

“만 리에 구름 한 점 없으니 추월이.”

“예, 준비하고 기다리오.”

“옥서 땅의 부용이.”

“나요.”

“무릉도원의 홍도.”

“나요.”

“위성땅의 유색이.”

“나요.”

“아미산의 반월이.”

“나요.”

“율리의 국향이.”

“나요.”

점고를 다 하였다

세버들 가는 허리 잠깐 굽혀 다정히 뵈옵는다.

“동쪽 누각 눈 속에 핀 매화.”

“예, 준비하고 기다리오.”

연꽃 같은 걸음으로 고이 걸어 맵시 있게 뵈옵는다.

“굶주려도 조를 먹지 않는 비봉이.”

“예, 준비하고 기다리오.”

비단 치마 자락 걷어 안고 앉았다가 일어난다.

“푸른 물결에 헤엄치는 은린이.”

“예, 준비하고 기다리오.”

고운 손 들어 턱 고이고 숙였다가 일어난다.

게 넘어서 몰아 불러,

“곤륜산의 명옥이.”

“나요.”

“금곡의 녹주.”

“나요.”

“봉래의 은선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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