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문소설,가전 73

김조순의 한문소설, '오대검협전' 전문 풀이

五臺劒俠傳(오대검협전) ; 오대산의 검협 이야기 金祖淳(김조순, 1765~1832) 신영산 옮김 五臺劒俠, 不知何人也. 오대검협 불지하인야 오대산의 검협이란 사람은 누구인지 잘 모른다. 英宗時, 京師有徐生者, 癖堪輿術. 嘗游五臺山, 登絶頂. 望龍脉之重疊, 意欲窮其奇. 跨澗度嶺, 不知幾何里. 至一林, 영종시 경사유서생자 벽감여술 상유오대산 등절정 망용맥지중첩 의욕궁기기 과간도령 부지기하리 지일림 영조 때 서울에 서생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일찍이 풍수와 방술을 아주 좋아하였다. 어느 날 오대산에 가서 놀게 되었는데, 가장 높은 봉우리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산줄기가 거듭하며 흘러감을 바라보다가, 문득 지맥의 기이함을 다 보고 싶어졌다. 서생은 물을 건너고 고개를 지나, 몇 리를 지났는지 알지 못한 채 한 숲에..

성간의 소설 '용부전'

용부전(慵夫傳) 성간(成侃, 1427~1456) 신영산 옮김 慵夫, 不知何許人也. 凡諸謀爲, 一於慵. 故世呼爲慵夫. 官至散官直長, 家有書五千卷, 而慵不披. 용부 부지하허인야 범제모위 일어용 고세호위용부 관지산관직장 가유서오천권 이용불피 용부는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무릇 꾀하는 일이라고는 모두 게으른 것뿐이므로, 세상 사람들이 그를 용부 곧 게으름뱅이라고 불렀다. 벼슬은 산관으로 직장에 이르렀고. 집에는 책이 오천 권이나 있었지만, 게을러서 책을 펴보지 않았다. 頭瘍體疥, 而慵不醫. 在室慵坐, 在途慵行, 茫茫然若木偶人也. 闔室患之, 謁巫而禱之, 卒不能禁也. 두양체개 이용불의 재실용좌 재도용행 망망연약목우인야 합실환지 알무이도지 졸불능금야 머리에 부스럼이 나거나 몸에 가려움증이 있었지만, 게을렀기에 ..

이덕무의 '책만 읽는 바보(간서치전)'

간서치전(看書痴傳) ; 책만 읽는 바보 이덕무(李德懋, 1741~1793) 신영산 옮김 木覓山下, 有痴人, 口訥不善言, 性懶拙. 不識時務, 奕棋尤不知也. 人辱之不辨, 譽之不矜. 목멱산하 유치인 구눌불선언 불식시무 혁기우부지야 인욕지불변 예지불긍 목멱산(남산) 아래에 어리석은 사람이 있었는데, 어눌하여 말을 잘하지 못하였고, 성품은 게으르고 졸렬하였다. 시급하거나 중요한 일도 알지 못했고, 바둑이나 장기도 더더욱 알지 못했다. 남들이 욕을 하여도 따지지 않았고, 칭찬을 받아도 뽐내지 않았다. 惟看書爲樂, 寒暑飢病, 殊不知. 自塗鴉之年, 至二十一歲, 手未嘗一日釋古書. 其室甚小, 然有東牕, 有南牕, 有西牕焉, 隨其日之東西, 受明看書, 유간서위락 한서기병 수부지 자도아지년 지이십일세 수미상일일석고서 기실심소 연..

신광수의 소설 '검승전'

劒僧傳(검승전) 申光洙(신광수, 1712~1775) 신영산 옮김 壬辰後五十餘年, 客有讀書五臺山者. 有僧年八十, 癯而精悍, 與之語頗黠. 常在旁, 喜聞讀書聲, 遂與客熟. 임진후오십여년 객유독서오대산자 유승년팔십 구이정한 여지어파힐 상재방 희문독서성 수여객숙 임진왜란 일어난 뒤 오십 년이 지난 때에, 오대산에서 독서를 하던 나그네가 있었다. 그 절에는 나이 여든쯤 되는 승려가 있었는데, 야위었지만 날쌔고 용맹스러웠으며, 더불어 이야기해 보면 꽤나 똑똑하고 날카로웠다. 늘 곁에 앉아 글 읽는 소리를 즐겨 들었기에, 나그네와 서로 친숙한 관계가 되었다. 一日曰 : “老僧今夜祭亡師, 不獲侍左右矣.” 夜深聞哭甚悲, 曉益酸絶. 朝見面有涕蹤. 客問 : “吾聞浮屠法, 祭不哭, 師老而甚哭, 聲若有隱痛. 何也.” 일일왈 노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