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문소설,가전 73

허균의 한문소설 '장산인전' 전문, 원문과 주해

허균(許筠)의 장산인전(張山人傳) 주해 신영산 張山人名漢雄, 不知何許人也. 自其祖三世業痬醫. 其父嘗餌商陸, 能視鬼而役使之. 年九十八 如四十許人, 出家去莫知所終. 臨行 以二卷付之, 乃玉樞經及運化玄樞也. 장산인명한웅 불지하허인야 자기조삼세업양의 기부상이상륙 능시귀이역사지 연구십팔 여사십허인 출가거막지소종 임행 이이권부지 내옥추경급운화현추야 장산인(張山人)의 이름은 한웅(漢雄)인데 어떠한 내력을 지닌 사람임은 알 수 없다. 그의 조부 때부터 삼대에 걸쳐, 양의(痬醫)를 가업으로 삼았다. 그의 부친은 일찍이 상륙(商陸)을 먹고서, 귀신을 볼 수도, 부릴 수도 있었다고 한다. 나이가 아흔여덟 살이 되어서도 마치 마흔 살 정도로 젊게 보였으며, 출가(出家)하여 어디에서 어떻게 살다가 죽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

이옥의 한문소설 '심생전' 전문, 원문과 주해

이옥(李鈺)의 심생전(沈生傳) 주해 신영산 沈生者, 京華士族也. 弱冠, 容貌甚俊韶, 風情駘蕩. 嘗從雲從街, 觀駕動而歸. 見一健婢以紫紬, 袱蒙一處子, 負而行. 婭鬟捧紅錦鞋, 從其後. 生自外量其軀, 非幼穉者也. 심생자 경화사족야 약관 용모심준소 풍정태탕 상종운종가 관가동이귀 현일건비이자주 복몽일처자 부이행 아환봉홍금혜 종기후 생자외량기구 비유치자야 심생(沈生)은 서울의 양반이었다. 이미 약관(弱冠)에 용모가 매우 준수하고, 풍정(風情)이 크게 넘쳤다. 일찍이 운종가(雲從街)에서 임금의 거둥을 구경하고, 돌아오고 있었다. 문득 한 건장한 계집종이 자주빛 비단 보자기로 한 여인을 씌우고, 업고 가는 것이 보였다. 그 뒤로 아환(婭鬟)이 붉은 비단신을 들고 따르고 있었다. 심생은 겉으로 드러난 몸을 가늠하고, 어..

이곡의 한문가전 '죽부인전' 원문과 전문 풀이

죽부인전(竹夫人傳) 이곡(李穀) 신영산 풀이 부인의 성은 죽(竹)이요, 이름은 빙(憑)이다. 위빈(渭濱) 사람 운(篔)의 딸로, 계보는 창랑씨(蒼筤氏)에서 나왔다. 그의 선조는 음률을 알았으므로 황제(黃帝)가 발탁하여 음악을 관장하게 하였는데, 우순(虞舜) 시대의 소(簫)도 바로 그의 후손이다. 夫人姓竹。名憑。渭濱人篔之女也。系出於蒼筤氏。其先識音律。黃帝采擢而典樂焉。虞之簫亦其後也。 창랑씨가 곤륜산(崑崙山) 북쪽에서 진방(震方)으로 이주하였는데, 복희씨(伏羲氏) 시대에 이르러 위씨(韋氏)와 함께 문적(文籍)을 주관하여 크게 공을 세웠다. 자손들도 모두 가업을 지키면서 대대로 사관(史官)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진(秦)나라가 포학하게 굴면서 이사(李斯)의 계책을 채용하여 서책을 불사르고 선비들을 산 채로 구덩이에..

허균의 '남궁선생전' 전문 , 원문과 주해

(뫼한소)남궁선생전-허균.pdf 허균(許筠) 남궁선생전(南宮先生傳) 선생의 이름은 두(斗)이다. 대대로 임피(臨陂)에서 살아 집안도 오래되었고, 재산도 넉넉하여 고을에서 내로라하는 집안이었다.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2대에는 과거에 뽑혀 관리되기를 좋아하지 않았으나, 남궁두만은 박사(博士)의 제자로서 과거 공부를 하여 집안을 일으켰다. 30세에 처음으로 을묘년(乙卯年)에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하여 과거 시험장에 이름이 울리게 하였다. 일찍이 대신불약부(大信不約賦)라는 글을 지어 성균관(成均館) 시험에 수석으로 뽑혔는데, 사람들이 모두 그 글을 외워 암송하기도 했다. 先生名斗。世居臨陂 家故饒 財雄於鄕。 自其祖父二世皆不肯推擇爲吏 斗獨以博士弟子業起家。 年三十 始中乙卯司馬 有聲場屋間。 嘗以大信不絇賦 魁泮解 人皆..

유몽인의 한문소설 '홍도(紅桃)'

홍도(紅桃) 유몽인(柳夢寅) 남원에 정생이라는 이가 살았지만 이름은 잊어버렸다. 그는 젊었을 때부터 퉁소를 잘 불었고, 노래도 잘했다. 의기가 호탕해서 사사로운 얽매이지 않았지만, 학문에는 게을렀다. 정생은 같은 고을에 사는 양가의 규수 홍도에게 구혼했다. 두 집에서는 혼사를 정하고 날짜를 기다렸다. 그러나 홍도의 아버지는 정생이 글을 배우지 못했기에 거절하려 하였다. 이에 홍도는 아버지의 결심을 전해 듣고 부모님 앞으로 나아가 말했다. “혼사는 하늘이 정하는 것입니다. 이미 날짜까지 정했으니, 마땅히 처음에 정한 사람과 혼인을 해야 할 일이지, 중도에서 그만두어서 되겠습니까?” 홍도의 아버지는 그 말에 느낀 바가 있었기에, 드디어 홍도는 정생과 결혼을 하였다. 결혼하고 두 해째에 홍도는 아들을 낳았고,..

이규보의 가전 '청강사자현부전'

淸江使者玄夫傳 (청강사자현부전) 李奎報(이규보) 현부(玄夫)는 어떠한 사람인지 알 수 없다. 어떤 이는 말하기를, “그의 선조는 신인(神人)이었다. 형제가 15명인데 모두 체구가 크고 굉장한 힘이 있어서, 하느님이 명하여 바다 가운데에 있는 다섯 덩이의 산을 붙잡게 한 사람이 바로 이들이었다.” 한다. 玄夫不知何許人也。 或曰: 其先神人也。兄弟十五人 皆體巨絶有力焉。天帝所命扶五山海中者是已。 자손에게 이르러서는 모양이 차츰 작아졌으며 역시 힘이 센 것으로 알려진 사람은 없고, 다만 점을 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았다. 터가 좋고 나쁜 것을 보아서 그의 거주를 일정한 땅에 한하지 않았으므로 그의 출신지와 계보도 자세히 알 수 없다. 至子孫 形寢小 亦無以力聞者 唯以卜筮爲業。相地之利害 不常厥居 故其鄕里世系 不得詳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