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射說) ; 활 쏘는 이야기
조호익(曺好益, 1545~1609)
신영산 옮김
孔子曰 : “射有似乎君子. 失諸正鵠, 反求諸其身.”
此說今驗之, 亦然.
공자왈 사유사호군자 실제정곡 반구제기신
차설금험지 역연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활을 쏘는 것은 군자와 비슷함이 있다. 과녁에서 벗어나면, 돌이켜보고 자기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곤 한다.”
이 말을 지금에 와서 징험해 보니, 역시 그렇다.
雖至無知之武夫與極矯詐之小人, 至於發矢而不中, 則曰吾誤發也,
矢高出, 則曰吾發矢太高也, 東出, 則曰吾發矢太偏也.
不曰帿太低也, 帿太偏於西也. 投壺亦然.
수지무지지무부여극교사지소인 지어발시이불중 칙왈오오발야
시고출 칙왈오발시태고야 동출 칙왈오발시태편야
불왈후태저야 후태편어서야 투호역연
비록 무지한 무인들이나 행실을 나쁜 소인배에 이르러서도, 화살을 쏠 때 적중하지 못하면 ‘내가 잘못 쏘았네.’하고, 화살이 높이 날아가면, ‘내가 화살이 너무 높게 쏘았네.’하며, 화살이 동쪽으로 날아가면, ‘내가 화살이 한쪽으로 쏠리게 쏘았네.’라고 한다.
‘과녁이 너무 낮았다.’라든지 ‘과녁이 서쪽으로 너무 치우쳤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투호를 하면서도 역시 그렇다.
古今惟此一事, 不隨世而變. 此聖人所以有取也.
嗚呼, 安得使人情世道, 長如射乎.
吾讀中庸而有感, 於是乎書.
고금유차일사 불수세이변 차성인소이유취야
오호 안득사인정세도 장여사호
오독중용이유감 어시호서
예나 지금이나 오직 이 한 가지 일만은 세태를 따라서 변하지 않는다. 성인께서는 이 점을 취해 말씀하신 것이다.
아아, 어찌하면 인정이나 세도에 있어서도, 길이 활을 쏘는 것과 같게 할 수 있겠는가.
내가 ≪중용≫을 읽다가 느낀 점이 있어서, 이즈음에 글을 쓴다.
'고전 풀어 읽기 > 한문산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득신의 '두 발발이의 싸움이야기(과설)' (0) | 2022.08.21 |
---|---|
이건창의 '열일곱에 쓴 허물 이야기(과설 십칠세 작)' (0) | 2022.08.20 |
신경준의 '훈민정음운해 서문' (0) | 2022.08.17 |
이건창의 '매이야기(응설)' (0) | 2022.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