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림표 3702

아름다움에 대하여 - 난설헌의 '손톱에 봉선화물들이기'

염지봉선화가(染指鳳仙花歌) 허난설헌, 혀경진 역 金盆夕露凝紅房 佳人十指纖纖長 금분석로응홍방 가인십지섬섬장 竹碾搗出捲菘葉 燈前勤護雙鳴璫 죽년도출권숭엽 등전근호쌍명당 粧樓曉起簾初捲 喜看火星抛鏡面 장루효기렴초권 희간화성포경면 拾草疑飛紅蛺蝶 彈箏..

1987년 아프도록 슬픈 님을 위한 행진곡

오늘 성년이 된 딸에게 행복하고 기쁜 글을 남기고 싶지만, 깊은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옛 일은 그리 행복하지는 않다. 그래도 그해 여름을 말하고 싶다. 이 글을 쓸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오늘이 아니었으면 평생 글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글이 되지 않았으면 내 기억에서도 사라졌을 거다. 그래서 다행이다. 많이 과거로 가 보자. 87년이었으니까 거의 30년 전의 이야기이다. 아빠는 21살이었으며 대학 3학년이었다. 그리고 그해 5월에 어머니, 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그때 참 힘들었다. 어머니가 아프신 건 알았지만, 얼마나 아프셨는지는 알지 못했고, 당연히 그 고통의 과정을 지켜보지도 못했다. 임종하기 직전에야 뵐 수 있었을 뿐이다. 대학은 먼 지방에서 있었는데, 어머니는 공부하는데 방해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