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아프도록 슬픈 님을 위한 행진곡
오늘 성년이 된 딸에게 행복하고 기쁜 글을 남기고 싶지만, 깊은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옛 일은 그리 행복하지는 않다. 그래도 그해 여름을 말하고 싶다. 이 글을 쓸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오늘이 아니었으면 평생 글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글이 되지 않았으면 내 기억에서도 사라졌을 거다. 그래서 다행이다. 많이 과거로 가 보자. 87년이었으니까 거의 30년 전의 이야기이다. 아빠는 21살이었으며 대학 3학년이었다. 그리고 그해 5월에 어머니, 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그때 참 힘들었다. 어머니가 아프신 건 알았지만, 얼마나 아프셨는지는 알지 못했고, 당연히 그 고통의 과정을 지켜보지도 못했다. 임종하기 직전에야 뵐 수 있었을 뿐이다. 대학은 먼 지방에서 있었는데, 어머니는 공부하는데 방해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