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축제팀장 민수연 “기획관도 참 유별나네요. 볼 일 있으면 조용히 선배에게나 메시지를 보내던지 인터폰을 하지, 팀원 모두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건, 참.” 털썩 자리에 앉자마자 옆자리의 팀장이 고개도 들지 않고 말을 던진다. 목소리의 톤이 낮고 허스키하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그리 화려한 옷차림도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세련되었다. 지역축제팀의 민수연 팀장. 원래 군청 소속이 아니다. 아니 아예 공무원이 아니다. 서울의 A기획사 소속인데, 호박 축제를 위해 촉탁직으로 부임해 왔다. 내가 민 팀장에 대해 아는 것은 거기까지다. 군청과 어떻게 계약을 맺었는지, 학교는 어디를 어디까지 나왔는지, 기혼인지 미혼인지도 모른다. 2시간 거리의 J시에서 서운군까지 매일 출퇴근하고 있다는데, J시의 어디에 거주하는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