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시,부 711

정민교의 한시, '군정을 탄식하며(군정탄)'

軍丁歎(군정탄) 鄭敏僑(정민교, 1697~1731) 신영산 옮김 朔風蕭瑟塞日落 삭풍소슬새일락 孤村有女呼天哭 고촌유녀호천곡 牛山歸客不堪聽 우산귀객불감청 駐馬欲問心悽惻 주마욕문심처측 自言其夫前年死 자언기부전년사 夫死幸有兒遺腹 부사행유아유복 生男毛髮尙未燥 생남모발상미조 里任報官充軍額 이임보관충군액 襁褓兒付壯丁案 강보아부장정안 旋復踵門身布督 선복종문신포독 昨日抱兒詣官點 작일포아예관점 天寒路遠風雪虐 천한로원풍설학 歸來兒已病且死 귀래아이병차사 肝膓欲裂胸臆塞 간장욕렬흉억새 深寃入骨訴無地 심원입골소무지 窮窘寧不呼天哭 궁군녕불호천곡 爾婦此言眞可哀 이부차언진가애 余一聞之長太息 여일문지장태식 先王制民德爲先 선왕제민덕위선 匹夫匹婦無不獲 필부필부무불획 昆蟲之微亦與被 곤충지징상여피 矧復無告吾惸獨 신복무고오경독 朝家設法本有意 조가..

조선시대 장군들의 시

조선 시대 장군들의 시 신영산 옮김 김종서(金宗瑞, 1382~1453) 送客江頭別恨多 (송객강두별한다) 강나루에 임 보내니 이별의 한 깊었으니 管絃凄斷不成歌 (관현처단불성가) 곡조가 처량하여 노래도 못 부르나이다. 天敎風伯阻征旆 (천교풍백조정패) 하늘이여, 바람 불어 출정 막아 주옵시고 一夕大同生晩波 (일석대동생만파) 저녁에는 대동강에 물결 일게 하옵소서, 남이(南怡, 1441~1468) 白頭山石磨刀盡 (백두산석마도진) 백두산의 바위들은 칼을 갈아 없어지고 豆滿江水飮馬無 (두만강수음마무) 두만강의 강물들은 말을 먹여 말렸구나. 男兒二十未平國 (남아이십미평국) 사나이 스무 살에 나라 평정 못한다면 後世誰稱大丈夫 (후세수칭대장부) 후세에 그 누구가 대장부라 칭하겠나..

권헌의 한시, '관북민(떠다니는 관북 백성)'

關北民(관북민) - 떠다니는 관북 백성 권헌(權攇 1713~1770) 신영산 옮김 哀哀關北民 애애관북민 슬프고도 슬프구나, 관북의 백성이여. 行在京西途 행재경서도 가다 보니 서울의 서쪽 길에 있었구나. 顚迫不得飧 전박부득손 뒤집히고 핍박 받아 저녁밥도 못 먹었는지 顔色一何枯 안색일하고 안색이 한결같이 저리도 여위었는가. 見我跪陳辭 견아궤진사 나를 보고 꿇고 앉아 간곡히 고하면서 叩頭乞爲奴 고두걸위노 머리를 조아리며 종으로 삼아달라네. 去年大雷雨 거년대뢰우 “지난해 큰 우레가 큰비가 내릴 적에 橫潦破天隅 횡료파천우 하늘의 한 모퉁이 깨진 듯이 퍼부었지요. 昨年夏霣霜 작년하운상 지난 해 여름에는 서리가 내리더니 今年旱亦殊 금년한역수 올해에는 유난히도 가뭄이 심했나이다. 豆枯霧霏霏 두고무비비 콩밭은 말라 붙고..

성간의 한시, '아부행(굶주린 아낙네의 이야기)'

餓婦行(아부행) - 굶주린 아낙네의 이야기 成侃(성간, 1427~1456) 신영산 옮김 山門日欲暮 산문일욕모 산 마을에 뉘엿뉘엿 날 저물어 가려하니 北風高崖裂 북풍고애열 겨울 바람은 벼랑을 찢으며 불어오네. 居人憚涸寒 거인탄학한 마을 사람 얼어붙는 추위를 꺼려 하여 閉關縮如鱉 폐관축여별 문을 닫고 자라처럼 움츠려 들어가는데, 俄有扣門聲 아유구문성 갑자기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 나니 餓婦面深黑 아부면심흑 새카맣게 더럽혀진 굶주린 아낙네라. 乳下挾兩兒 유하협양아 젖먹이 두 아이를 옆에 끼고 歲暮蒙絺綌 세모몽치격 동짓달에 베옷 겨우 걸쳤더라. 手中無所携 수중무소휴 손에는 무엇도 가진 것이 없었으니 不食已三日 불식이삼일 먹지를 못한 지가 이미 사흘이 넘었다네. 小僮出門邊 소동출문변 머슴애가 문밖으로 나가서 黃薤和..

송순의 한시, '문개가(새벽에 찾아온 늙은 거지)'

聞丐歌(문개가) 宋純(송순, 1493~1582) 신영산 옮김 曉夢初罷驚剝啄 (효몽초파경박탁) 推枕起聽歌聲長 (추침기청가성장) 呼兒走出問所由 (호아주출문소유) 知是老丐謀朝粮 (지시로개모조량) 不憂不哀乞語傲 (불우불애걸어오) 腰下只見垂空囊 (요하지견수공낭) 招來致前詰其由 (초래치전힐기유) 百綻一衣無下裳 (백탄일의무하상) 云我曾爲富家子 (운아증위부가자) 衣餘篋中粟餘場 (의여협중속여장) 膝下兒孫床下妻 (슬하아손상하처) 人生一世無他望 (인생일세무타망) 臠牛行酒聚比隣 (연우행주취비린) 嬉嬉笑語頻開張 (희희소어빈개장) 謂是天公賦命好 (위시천공부명호) 自擬基業傳無疆 (자의기업전무강) 吁嗟人事苦不常 (우차인사고불상) 甲子年間遇狂王 (갑자년간우광왕) 朝生一法如蛇虺 (조생일법여사훼) 暮出一令如虎狼 (모출일령여호랑) 風雷行處..

이달의 한시, '습수요(이삭을 주우며)'

습수요(拾穗謠) 이달(李達, 1539~1612) 신영산 옮김 田間拾穗村童語(전간습수촌동어) 盡日東西不滿筐(진일동서불만광) 今歲刈禾人亦巧(금세예화인역교) 盡收遺穗上官倉(진수유수상관창) 이삭을 주우며 밭고랑에서 이삭 줍는 시골 아이들이 하는 말이 온종일 동서로 헤매어도 바구니가 안 차네요. 올해는 벼 베는 사람들의 솜씨가 교묘해져 이삭 하나 남김없이 베어다가 관가에다 바쳤답니다.

송순의 한시, '문린가곡(이웃의 곡소리를 들으며)'

聞隣家哭(문인가곡) 宋純(송순, 1493~1582) 신영산 옮김 日暮殘村行路稀(일모잔촌행로희) 墻外哭聲來無數(장외곡성래무수) 聞是西隣第幾家(문시서린제기가) 無食無衣一窮姥(무식무의일궁모) 掩券垂淚久咨嗟(엄권수루구자차) 此姥盛時吾親覩(차모성시오친도) 憶昔朝廷善政初(억석조정선정초) 必使長者知吾府(필사장자지오부) 差科正來民力均(차과정래민력균) 一年餘食盈倉庾(일년여식영창유) 西家饒財一里最(서가요재일리최) 糴夫糶女塡門戶(적부조녀전문호) 鷄豚伏臘燕鄕閭(계돈복랍연향려) 前庭後街羅歌舞(전정후가라가무) 從前時運有陞降(종전시운유승강) 斯民計活有散聚(사민계활유산취) 召父不來杜母去(소부불래두모거) 始信苛政浮猛虎(시신가정부맹호) 朝破一田備東責(조파일전비동책) 暮撤一家充西取(모철일가충서취) 日復有日夜復夜(일부유일야부야) 暴政毒令加..

어무적의 한시, '유민탄(떠돌이 백성들의 한탄)'

流民嘆(유민탄) 魚無迹(어무적, ?~?) 신영산 옮김 蒼生難(창생난) 백성들의 어려움이여, 蒼生難(창생난) 백성들의 어려움이여. 年貧爾無食(연빈이무식) 해마다 가난하니 먹을 것이 없겠구나. 我有濟爾心(아유제이심) 내게는 너희를 구제할 마음 있으나, 而無濟爾力(이무제이력) 너희를 구제할 여력이 없구나. 蒼生苦(창생고) 백성들의 괴로움이여 蒼生苦(창생고) 백성들의 괴로움이여. 天寒爾無衾(천한이무금) 하늘이 추워 오니 덮을 것이 없겠구나. 彼有濟爾力(피유제이력) 저들은 너희를 구제할 힘이 있지만 而無濟爾心(이무제이심) 너희를 구제할 마음이 없구나. 願回小人腹(원회소인복) 저들이 소인의 마음을 돌이켜서 暫爲君子慮(잠위군자려) 잠시나마 군자처럼 걱정을 하였으면. 暫借君子耳(잠차군자이) 잠시나마 군자의 선한 귀를 ..

안수의 한시, '피병행(지친 병사의 노래)'

疲兵行(피병행) 安璲(안수, 1521~?) 신영산 옮김 關雲漠漠關雪堆 관운막막관설퇴 北風慘慘山木摧 북풍참참산목최 長河氷合馬蹄滑 장하빙합마제골 沙塞日暮胡笳哀 사새일모호가애 此時疲軍長歎息 차시피군장탄식 愁枕干戈眠不得 수침간과면부득 兜鍪零落鐡衣寒 두무영락철의한 擊柝中宵十指直 격탁중소십지직 枵腸不得一飽飯 효장부득일포반 垢面常帶三年土 구면상대삼년토 自言少年繫軍籍 자언소년계군적 傷心幾度關山苦 상심기도관산고 關山之苦豈徒云 관산지고개도운 苦將膏血輸將軍 고장고혈수장군 將軍好擁黑貂裘 장군호옹흑초구 一貂皮當金十斤 일초피당금십근 將軍好食太牢味 장군호식태뢰미 一日軍中九牛死 일일군중구우사 山無餘貂野無牛 산무여초야무우 誅斂無窮捶楚至 주렴무궁추초지 鼎中粒機中布 정중립기중포 一一輸入將軍庫 일일수입장군고 將軍日肥士日瘠 장군일비사일척 欲..

신광수의 한시, '해녀를 노래하다(잠녀가)'

潛女歌(잠녀가) 申光洙(신광수, 1712~1775) 신영산 옮김 耽羅女兒能善泅 탐라녀아능선수 十歲已學前溪游 십세이학전계유 土俗婚姻重潛女 토속혼인중잠녀 父母誇無衣食憂 부모과무의식우 我是北人聞不信 아시북인문불신 奉使今來南海遊 봉사금래남해유 城東二月風日暄 성동이월풍일훤 家家兒女出水頭 가가아녀출수두 一鍬一笭一匏子 일초일령일포자 赤身小袴何曾羞 적신소고하증수 直下不疑深靑水 직하불의심청수 紛紛風葉空中投 분분풍엽공중투 北人駭然南人笑 북인해연남인소 擊水相戲橫乘流 격수상희횡승류 忽學鳧雛沒無處 홀학부추몰무처 但見 단견 匏子輕輕水上浮 포자경경수상부 斯須湧出碧波中 사수용출벽파중 急引匏繩以腹留 급인포승이복류 一時長嘯吐氣息 일시장소토기식 其聲悲動水宮幽 기성비동수궁유 人生爲業何須此 인생위업하수차 爾獨貪利絶輕死 이독탐리절경사 豈不聞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