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시,부 681

김병연의 한시 '고단한 한평생을 읊다(난고평생시)'

蘭皐平生詩(난고평생시) ; 고단한 한평생을 읊다 金炳淵(김병연) 鳥巢獸穴皆有居 (조소수혈개유거) 날짐승도 길짐승도 제 집에서 머물거늘 顧我平生獨自傷 (고아평생독자상) 돌아보니 내 평생은 아픔으로 살았노라. 芒鞋竹杖路千里 (망혜죽장로천리) 짚신에 대지팡이 천리 길을 떠돌면서 水性雲心家四方 (수성운심가사방) 물처럼 구름처럼 가는 곳이 내 집이라. 尤人不可怨天難 (우인불가원천난) 어찌 사람을 탓하고 하늘을 원망하리. 歲暮悲懷餘寸腸 (세모비회여촌장) 해마다 해 저물면 가슴은 미어졌노라. 初年自謂得樂地 (초년자위득락지) 어려서는 넉넉한 집안에서 행복했고 漢北知吾生長鄕 (한북지오생장향) 한양 땅이 내가 자란 고향이어라. 簪纓先世富貴人 (잠영선세부귀인) 대대로 조상들은 부귀함을 누리었고 花柳長安名勝庄 (화류장안명승장..

이옥(李鈺)의 한시 "이언(俚諺)" 중 '비조(悱調)'

◎ 비조(悱調) 시경(詩經)에서 말하는 '소아(小雅)'는 원망하면서도 ‘비(悱)’에까지 이르지는 않았다‘고 했다. '비(悱)'는 원망함이 매우 심한 것을 이른다. 무릇 세상의 인정이 아(雅)에서 한번 잃어버리면 염(艶)에 이르고, 염(艶)은 반드시 탕(宕)으로 흘러간다. 세상에 이미 질탕함이 있으면 또한 반드시 원망함이 있게 되고, 원망을 하다 보면 반드시 심해진다. 이것이 비조(悱調)가 지어진 까닭이다. '비(悱)'는 그 질탕함을 싫어하는 억눌림이니, 이 또한 어지러움이 극심한 데서 치평(治平)을 생각하는 것처럼, 돌이켜아(雅)의 뜻을 구하려는 것이다. 모두 16수이다. 詩云, “小雅, 怨而不悱.” 悱者, 怨而甚者之謂也. 大凡世之人情, 一失於雅, 則至於艶, 艶則其勢, 必流於宕. 世旣有宕者, 則亦必有怨者..

이옥(李鈺)의 한시 "이언(俚諺)" 중 '탕조(宕調)'

◎ 탕조(宕調) 탕(宕)은 도리에 지나쳐서 가히 금할 수 없음을 이른다. 이 편에서 말한 것은 모두 창기(娼妓)의 일이다. 사람의 정리(情理)가 여기에 이르면 방탕해서 금지하고 통제할 수 없으므로 탕(宕)이라 이름한 것이다. 이는 시경에 '정풍(鄭風)'과 '위풍(衛風)'이 있는 것과 같다. 모두 15수이다. 宕者, 佚而不可禁之謂也. 此篇所道, 皆娼妓之事, 人理到此亦宕乎. 不可禁制, 故名之以宕,而亦詩之有鄭衛也. 凡十五首. 1. 歡莫當儂髻 그대여 내 머리에 대이지 마세요. 衣沾冬栢油 옷에 동백기름이 묻을까 봐요. 歡莫近儂唇 그대여 내 입술을 가까이 하지 마세요 紅脂軟欲流 붉은 연지 부드러워 흐르려고 하니까요 2. 歡吸烟草來 그대가 담배를 피우며 오는데 手持東萊竹 손에는 동래죽을 들었군요. 未坐先奪藏 앉기도 ..

이옥(李鈺)의 한시 "이언(俚諺)" 중 '염조(艶調)'

◎ 염조(艶調) 염(艶)은 아름다움(美)이다. 이편에서 다룬 것은 대개가 교만(驕慢), 사치(奢侈), 부박(浮薄), 과식(夸飾)의 일이 많다. 그래서 위로는 비록 아(雅)에 미치지 못하지만, 아래로 또한 탕(宕)에 이르지 않는다. 그러므로 '염(艶)'으로 이름한다. 모두 18수이다. 艶者, 美也. 此篇所言, 多驕奢浮薄夸飾之事, 而上雖不及於雅, 下亦不至於宕, 故名之以艶.凡十八首. 1. 莫種鬱陵桃 울릉도 복숭아는 심지 마세요. 不及儂新粧 내가 새로 단장한 데는 못 미치니까요. 莫折渭城柳 위성의 버들가지는 꺾지 마세요. 不及儂眉長 내 눈썹 길이에 미치지 못하니까요. 2. 歡言自酒家 당신은 술집에서 왔다지만 儂言自娼家 나는 당신이 창가에서 온 걸 알아요. 如何汗衫上 어째서 속적삼 위에 臙脂染作花 연지가 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