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국문소설,판소리 116

풀어 쓴 '옹고집전'

옹당 우물과 옹당 연못이 있는 옹진골의 옹당촌에 한 사람이 있되, 성은 옹이요, 이름은 고집이라. 성질과 버릇이 고약하여 풍년을 좋아하지 아니하고, 심술이 맹랑하여 모든 일에 고집을 피우더라. 집안 살림을 보게 되면 석숭의 부유함과 도주공의 명성이나 위세도 부러워하지 아니하더라. 앞뜰에는 쌓아놓은 곡식이요, 뒤뜰에는 화려한 담장이라. 울 밑에 벌통 놓고, 오동나무 심어 정자 삼고, 소나무와 잣나무를 심어 집안이 들여다보이지 않게 하고, 사랑방 앞에 연못 파고 연못 위에 작은 돌산을 쌓아 놓고, 돌산 위에 한 칸 초당을 지었으되, 네 모퉁이에 풍경을 달았더라. 은은하게 맑은소리 바람결에 흩어 들려오고, 못 가운데 금붕어는 물결 따라 뛰노는데, 동쪽 뜨락의 모란꽃은 반만 피어 너울너울, 왜철쭉 진달래는 활짝..

'진대방전' 전문과 현대어풀이

진대방전 옛날 송나라 시절에 탁주 땅에 한 사람이 있었으니, 성은 진이요, 이름은 대방이라. 대대로 이름난 집안으로 집안 살림이 넉넉하니, 이는을 사람들이 다 일컫는 바이러라. 그 아비 느지막이 대방을 낳으니 사랑함을 보석같이 하니, 자연 교활한 아이가 되어 부모의 가르침을 듣지 아니하더니 열다섯 살에 이르러서는 마음이 방탕하여 글도 읽지 아니하고 술과 여자에 빠져들어 집을 돌아보지 아니하니, 그 아비 경계하여 이르기를, “내 늦게야 너를 얻어 가르치지 못한 탓으로 저렇듯 방탕하여 부모를 돌아보지 아니하니 이는 반드시 집을 망하게 할 것이라.” 하고, 자주 꾸짖으되 듣지 아니하고 점점 더 심하더니, 그 아비 죽은 후로 더욱 방탕하여 무뢰한 무리와 떼를 지어 거리낌 없이 다니니 마을 사람들이 뉘 아니 미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