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름에 대하여 - 숲길, 밤길, 목마른 길 늦은 밤이다. 가로등은 밝혔지만 걸음이 조심스럽도록 숲은 어둡다. 간혹 띄엄 오가는 사람들은 나도 그들도 소통은 없다. 그렇기에 적막은 완벽하다. 저 멀리 시내 불빛이 보일지도 모르지만, 듣지 않는다. 잠자코 발 밑으로 이어지는 길만 걷는다. 애초 그러기로 했다. 애초 주변은 돌아.. 자작시와 자작소설/시; 14년 이후 2014.07.15
늙은 깃발들 - 전국교사대회를 위한 조합원이되 집회는 10년만이다. 조합원이되 그리 철저한 조합원은 아니었던 셈이다. 관성처럼, 혹은 절차상의 번거로움으로, 아니면 옛날의 의지를 버리기 어려워 그대로 그 조합원이라는 위치를 안고 있다가 '노조 아님'이기라는 선언에 약간의 미안함과 의무감이 일어 "이번에는....." 하.. 홀로 또는 함께/학교에서 생각하는 2014.07.13
살아있음에 대하여 - 비오는 공원에서 살아있음에 대하여 - 비오는 공원에서 상그레하게 물방울들이 나뭇잎들을 때리고 부서지며 다시 때리고 부서지며 때려 저래야 푸름이다 하늘 저 멀리서 아래로 내려와 정말 잠깐 잎새들에 머물다 다시 아래로 나리는 길 그리고는 바닥에 홈을 패며 이런저전 풀들사이로 어디론가 흘러가.. 자작시와 자작소설/시; 14년 이후 2014.07.03
사춘기-숲속에서의 허락없이 올려 미안하다. 그래도 먼 발치이니 얼굴을 알 수는 없겠지. 아들은 사춘기이다, 코 밑에 거뭇한 수염자국이 그러면서도 여전이 애다. 우리도 지금 영종도의 사춘기이다. 영종도를 알 것 같다. 그러면서도 영종도를 여전히 모른다. 영종도에서 살기/섬마을의 풍경 2014.06.29
사랑하며 살기 - 연극 '나와 그녀의 목요일' 연극을 보았다. 김포였다. 영종도는 인천이며 섬이며, 김포는 경기이며 뭍이다. 하지만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았다. 어찌보면 신파같은 줄거리, 386세대의 감성을 살살 긁어 감성에 젖게 하는. 미사리의 통기타 라이브 가수의 7080 노래 같은 연극 어느 순간 옆에 앉은 아내가 눈물짓는 소.. 홀로 또는 함께/보고읽은 뒤에 2014.06.29
아침의 단상 어제 학생 어머니 장례식장에 다녀오다 저 나이의 검은 상복은 당연히 어울리지 않았다. 많이 검었다. 마음은 얼마나 더 검게 타 있었을까? 뭐라 말이라도 한 마디 해주어야 하는데, 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손만 꼭 쥐어주고 왔다. 오늘 아침 휴대폰이 울렸다. 외할머니가 돌.. 홀로 또는 함께/학교에서 생각하는 2014.06.23
감성과 이성 사이 - '리스본행 야간 열차'를 보고 영화를 보았다. 솔직히 영화를 보러 집을 나서기 전까지도 무슨 영화인지도 모르는 채였다. 딸애가 예매를 했고, 딸애 학교에 있는 영화관에 가서 보았다. 리스본행 야간열치 영화를 보았다. 무식하게도 영화의 장르는 잘모는다. 거칠게 정의 내리기를 사회적인 영화를 가장한 애정영화 .. 홀로 또는 함께/보고읽은 뒤에 2014.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