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기생의 딸이라니 당장 가서 불러오라 이때는 삼월이라 일렀으되, 오월 단옷날이렷다. 한 해 중에 가장 좋은 날이라. 이때 월매 딸 춘향이도 또한 시와 글씨 소리와 가락이 능통하니 단옷날을 모를쏘냐. 그네를 뛰려고 향단이 앞세우고 내려올 제 난초같이 고운 머리 두귀를 눌러 곱게 땋아 금봉채를 가지런히 하고 엷은 비단치마 두른 허리 가벼운 병이 걸린 듯 가는 버들 힘이 없이 드리운 듯, 아름답고 고운 태도 아장 걸어 흐늘 걸어 가만가만 나올 적에, 긴 숲 속으로 들어가니, 푸픈 나무와 향기로운 풀 우거져 금잔디 좌르륵 깔린 곳에 황금 같은 꾀꼬리는 쌍상이 짝지어 오고가며 날아들 제, 무성한 버드나무 백 자나 넘는 높은 곳에서 그네를 뛰려할 제 수화유문, 초록 장옷, 남색 명주 홑치마 훨훨 벗어 걸어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