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시,부

이옥(李鈺)의 한시 "이언(俚諺)" 중 '탕조(宕調)'

New-Mountain(새뫼) 2018. 2. 1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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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조(宕調)

 

()은 도리에 지나쳐서 가히 금할 수 없음을 이른다. 이 편에서 말한 것은 모두 창기(娼妓)의 일이다. 사람의 정리(情理)가 여기에 이르면 방탕해서 금지하고 통제할 수 없으므로 탕()이라 이름한 것이다. 이는 시경에 '정풍(鄭風)''위풍(衛風)'이 있는 것과 같다.

모두 15수이다.

 

宕者, 佚而不可禁之謂也. 此篇所道, 皆娼妓之事, 人理到此亦宕乎. 不可禁制, 故名之以宕,而亦詩之有鄭衛也. 凡十五首.

 

 

1.

歡莫當儂髻 그대여 내 머리에 대이지 마세요.

衣沾冬栢油 옷에 동백기름이 묻을까 봐요.

歡莫近儂唇 그대여 내 입술을 가까이 하지 마세요

紅脂軟欲流 붉은 연지 부드러워 흐르려고 하니까요

 

2.

歡吸烟草來 그대가 담배를 피우며 오는데

手持東萊竹 손에는 동래죽을 들었군요.

未坐先奪藏 앉기도 전에 먼저 빼앗아 감추는 건

儂愛銀壽福 내가 은수복을 사랑하기 때문이지.

 

3.

奪儂銀指環 내 은가락지를 빼앗아 가고는

解贈玉扇墜 부채에 달린 옥 선추만 주시는군요.

金剛山畵扇 금강산 그림의 부채는

留欲更誰遺 남겼다가 또 누구를 주시려나요.

 

4.

西亭江上月 "서쪽 정자에는 강위의 달이요

東閣雪中梅 동쪽 누각에는 설중매라."

何人煩製曲 어떤 이가 번거롭게 이 노래 지어서

敎儂口長開 나로 하여금 길게 소리뽑게 하나요.

 

5.

歡來莫纏儂 그대여 오더라도 저를 묶으려 마세요.

儂方自憂貧 저는 지금 가난을 근심하고 있어요.

有一三千珠 삼천 개의 구슬이 한 무더기 있어도

纔直十五緡 겨우 열다섯 꿰미에 지나지 않는 걸요.

 

6.

拍碎端午扇 단오 부채로 손바닥을 치면서

低唱界面調 나지막하게 계면조를 부르면

一時知我者 한때 나를 아는 이들은

齊稱妙妙妙 절묘하고 절묘하다 모두가 칭찬했네.

 

7.

卽今秋月老 지금은 가을 달처럼 늙었지만

年前可佩歸 몇 년 전엔 꿰어 차고 돌아갈 만 했다네.

文君何樣生 탁문군은 어떤 모양으로 살았던고

儂不愼渠詩 나는 그 시를 믿을 수 없네.

 

8.

人疑儂輩媒 사람들은 우리를 중매하기 꺼리지만

儂輩實自貞 우리도 실제로는 정숙하다오.

逐日稠坐中 날마다 빽빽한 좌중에서도

明燭度五更 촛불을 밝힌 채 오경을 넘기니까요.

 

9.

不知歡名字 그 사람 이름도 알지 못하는데

何由誦職啣 어떻게 직함을 욀 수 있나요.

挾袖惟捕校 소매 좁은 옷이니 포교가 틀림없고

紅衣定別監 붉은 옷 차림이면 별감이 영락없지요.

 

10.

聽儂靈山曲 내 부르는 영산곡을 듣고서는

譏儂半巫堂 날더러 반무당이라 놀리네.

座中諸令監 그러면 좌중의 나리님들은

豈皆是花郞 모두가 화랑이란 말이구려.

 

11.

六鎭好月矣 육진의 좋은 달비 멀리에 얹고

頭頭點朱砂 머리마다 朱砂로 점을 찍었네.

貢緞鴉靑色 아청빛 공단으로

新着加里麻 새 가리마 만들어 썼네.

 

12.

章有後庭花 부르는 노래엔 후정화 있고

篇有金剛山 금강산 같은 곡도 있다네.

儂豈桂隊女 내가 어찌 계대 패거리의 계집이리오.

不曾解魂還 일찍이 해혼굿 따위 한 적 없는 걸

 

13.

小俠保重金 작은 협객은 돈만을 중히 여기고

大俠靑綉皮 큰 협객은 푸른 수놓은 갖옷이라네.

近日花房牌 요사이 화류계에 노는 무리들 가운데

通淸更有誰 通淸할 수 있는 이 다시 누가 있으리오.

 

14.

儂作社堂歌 내가 사당 노래를 부르니

施主盡居士 모든 거사님들이 시주하네요.

唱到聲轉處 노랫소리 닿는 곳마다

那無我愛美 나무아미타불[어찌 나를 사랑하지 않으리요.]

 

15.

盤堆蕩平菜 상에는 탕평채가 쌓여 있고

席醉方文酒 좌중은 모두가 방문주에 취했구려.

幾處貧士妻 어딘가에선 가난한 선비의 아내가

鐺飯不入口 누른밥조차 입에 넣지 못하고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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