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시,부

정약용의 '용산 마을 아전(용산리)'

New-Mountain(새뫼) 2022. 5. 2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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龍山吏(용산리) ; 용산 마을 아전

 

丁若鏞(정약용, 1762~1836)

신영산 옮김

 

吏打龍山村 이타용산촌   관아의 아전 놈들 용산마을 들이닥쳐

搜牛付官人 수우부관인   소 끌어내 관아의 구실아치에 넘겨주네.

驅牛遠遠去 구우원원거   그 소를 몰아가며 멀리멀리 가버리니

家家倚門看 가가의문간   집집마다 문에 기대 그저 보고 있었더라.

 

勉塞官長怒 면색관장노   원님의 노여움을 막는 것이 급하거니

誰知細民苦 수지세민고   백성들의 아픔이야 그 누가 알아주리.

六月索稻米 유월색도미   유월인데 쌀을 찾아 바치라 재촉하니

毒痡甚征戌 독부심정술   고달픔이 수자리 살기보다 더 심하네.

 

德音竟不至 덕음경부지   임금님의 말씀은 끝끝내 오지 않고

萬命相枕死 만명상침사   만 백성들 서로를 베개 삼아 죽어 가네.

窮生儘可哀 궁생진가애   궁박하게 살아가기 참으로 서글프니

死者寧哿矣 사자녕가의   죽은 자가 차라리 팔자가 편하리라.

 

婦寡無良人 부과무양인   아낙네는 남편 없어 외로운 홀몸이요,

翁老無兒孫 옹노무아손   늙은이는 자손 없는 외로운 신세라네.

泫然望牛泣 현연망우읍   빼앗긴 소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이니

落淚沾衣裙 낙루점의군   눈물이 흘러내려 적삼 치마 다 적시었지.

 

村色劇疲衰 촌색극피쇠   마을의 모양새가 극도로 황량한데

吏坐胡不歸 리좌호불귀   아전 놈은 버텨 앉아 어인 일로 아니 가나.

甁甖久已罄 병앵구이경   쌀독도 바닥난 지 진작에 오래인데

何能有夕炊 하능유석취   무슨 수로 저녁밥을 지어낸다 말인가.

 

坐令生理絶 좌령생리절   앉은 채로 살 도리가 끊어질 판이러니

四隣同鳴咽 사린동명인   사방 이웃 모두 함께 목메어 흐느끼더라.

脯牛歸朱門 포우귀주문   소를 잡아 육포 떠서 세도가에 바치는데,

才諝以甄別 재서이견별   그 양으로 아전들의 능력이 가름 된다네.

 

* 용산 : 지금의 강진군 도암면 용흥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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