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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
아직도 '토지'와 씨름하고 있다.
이제 서희는 간도로 갔고,
환이는 빈자리를 찾아 평사리로 왔다.
모두 스물한 권 중, 여섯 권을 마친 셈이다.
그런데 이제부터가 문제이다.
깜빡깜빡
새 장이 시작되면 으레 등장하는 이런저런 사람들
분명히 앞 부분 언저리에서 한 번쯤은 등장했을 사람이겠지만
기억이 없다.
그래서
출판사에서는 친절하게도 나같은 이들을 위해
인물사전이라는 책도 만들어냈다.
읽다가 기억이 나지 않으면 떠들어 보라고.
그리하여 부끄럽게도
'토지'보다도 '토지인물사전'을 열어보는 횟수가 더 많아질 즈음이면,
'토지'읽기는 진작 씨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다가 씨름이 처절한 의무감이 될 때쯤이면
합리화를 시켜 책읽기를 그만두곤했다.
지금까지 토지를 끝까지 읽지 못한 이유가 이러하다.
몇 권에서 '다음 방학'을 외치게 될 지
7권의 내용보다
그것이 더 궁금해지고 있다.
.....
여기 쓰는 글도 씨름이 되고 의무가 되면
먼지 날리는 블로그가 될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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