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98년 즈음

취중취담

New-Mountain(새뫼) 2013. 2. 19.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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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취담

 

더 몽롱해지기 전에

더 어지러워지기 전에

더 비틀거리기 전에

, 빨리빨리 쏟아내버리자

하늘, 이미 다 저물어 버린 하늘을

먼저 비틀거리며 앞서가는 사람들의 흔적을

평소 아는 체도 하지 않았던 사람의

어깨에 두른 손과 살 내음을

모든 게 흐려질수록 또렷해지는 도시의 불빛을

, 빨리빨리 쏟아내버리자

우리의 모든 거짓말과

우리의 모든 큰 소리와

우리의 모는 농담과

처절한 악다구니, 악다구니들

, 빨리빨리 쏟아내버리자

세상사는 이 지루함과

세상 살아가는 이 치열함과

또 살아가야 할 세상 두려움과

살아온 모든 모든 후회들

쏟아내버리자

 

그리고 심한 구토

전봇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심한

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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